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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98화
PAYLUA ORIGINAL · 제98화

98화. 봉투는 사람을 기다렸다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757자

오프라인 책장
봉투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람은 도현의 유족을 통해 세온기록관리에 연락했다. 신분과 보관 경위가 확인되기 전까지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서윤은 약속했다. 제보가 진짜라면 기사보다 중요한 것은 물건이 훼손되지 않은 채 정당한 확인 절차에 들어오는 일이었다. 그 사람은 도현이 생전에 부탁한 대로 작은 철제함 하나를 보관해 왔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2016년의 별도 전달 봉투인지는 몰랐다. 안쪽을 열어 보지 않았고, 종이를 바꾸거나 더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민석은 유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지만 바로 전화를 걸지 않았다. 한 사람의 죽음을 둘러싼 물건이 또 다른 사람의 호기심 때문에 공개되어서는 안 됐다. 세온기록관리와 법률 대리인, 보관자 측은 철제함의 외부 상태와 과거 인계 사유를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백소희는 참여 여부를 직접 결정했다. 그녀는 관련된 자신의 문의서 부분에 한해 열람을 원한다고 밝혔다. 12월 5일 오전, 실물은 방습 상자에 넣어 반입됐다. 테이블 위에 놓인 철제함은 손바닥 두 개를 나란히 놓은 것만 했다. 녹슨 자물쇠 위에 작은 봉인지가 붙어 있었다. 발급 기관 표시와 숫자 네 자리는 희미했지만, 배성규의 근무수첩에 나온 B-17과는 다른 보관번호가 적혀 있었다. 혜라는 모두의 기대를 조심스럽게 낮췄다. “이것이 우리가 찾는 봉투라고 아직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안에 무엇이 있든 별도 자료 대조가 필요합니다.” 보관자의 대리인이 한 가지 설명을 보탰다. 도현은 생전에 '완료되었다고 쓰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기 전까지 자료를 건드리지 말라는 부탁이었다. “누구 이름이요?” 민석이 물었다. “그건 저희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봉투 겉면에 적혀 있다고 했어요.” 기태는 자료를 촬영할 때 모든 기기의 시간을 동기화하고, 어떤 봉인을 언제 열었는지 순서대로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담당자는 절차에 따라 외부 확인을 진행했다. 열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임의로 부수지 않았다. 정당한 보관·열람 권한을 확인한 뒤 전문 담당자가 봉인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검토했다. 기다리는 동안 준성은 민석에게 편의점 커피를 건넸다. “또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어떡하냐?” “그럼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고 쓰면 되지.” “넌 참 재미없는 사람이 됐어.” “처음엔 돈이 나타날 때마다 세상이 바뀌는 줄 알았어. 지금은 한 사람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더 크더라.” 준성은 웃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커피 뚜껑을 닫았다. 오후가 되어 외부 봉인번호 일부가 도현의 과거 보존 목록과 일치한다는 확인이 나왔다. 철제함이 도현의 관리 목록에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됐지만, 그것만으로 안의 종이가 2016년 원본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함을 열기 위한 공동 절차는 다음 날로 잡혔다. 백소희가 참석할 수 있는 시간에 맞추기로 했다. 민석은 별도의 확인자가 될 권한을 요구하지 않았다. 보관자가 보내온 설명서에는 도현이 철제함을 맡긴 날의 짧은 대화가 적혀 있었다. 확인 가능한 정황을 바탕으로 작성한 진술서였다. 도현은 서류를 왜 직접 회사에 맡기지 않느냐는 질문에 '회사에 맡긴 기록이 회사의 기록에만 남으면 다음 담당자가 모를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민석은 그 말을 듣고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도 원본 상자를 옮겼을 때 보관회사와 운송업체가 서로의 기록을 믿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을 설명하는 서류가 한 회사의 서버에만 있다면, 회사가 이름을 바꾸거나 계약을 끝낸 날부터 정보의 맥락이 끊기기 쉽다. 서윤은 기록관리사에게 물었다. “그러면 도현 씨가 처음부터 봉투를 숨겼다고 봐야 할까요?” “숨겼다는 말에는 의도를 단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는 원래 자료와 별도로 보관한 이유를 확인하는 중이에요.” 서윤은 질문을 수첩에 다시 적었다. '누가 숨겼나'를 지우고 '누가 보존했나'라고 고쳤다.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질문이었지만, 전혀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다. 이날 자료 확인을 마치고 복도로 나오는 길에 민석은 조용한 복도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철제함이 실제로 찾아낸 물건이든 다른 무엇이든, 내일 열렸을 때 꼭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당사자가 확인하는 절차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 그는 자신에게 한 번 더 물었다. '내가 듣기 싫은 결과가 나와도,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가.' 그날 저녁 서윤은 기사 제목을 쓰지 못했다. 기자 생활을 하며 오래된 원본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수없이 접했지만, 누구에게 언제 보여 줄지 정하는 과정이 이렇게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다. 편집장은 물었다. “특종감 아니야?”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우리가 먼저 공개하면 안 되는 내용일 수 있어요.” “그럼 뭘 쓸 건데?” “한 사람이 십 년 동안 요구한 확인 절차가 왜 이제야 가능해졌는지요.” 편집장은 원고를 재촉하지 않았다. 밤 열한 시 사십 분, 강민석의 원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났다. [원천 봉투 외부 확인: 1차 성공] [최초 반대 기록 공개 시 예상 손실: -100,000,000,000원] [원천 자료를 복구하시겠습니까?] ‘복구’ 버튼 아래 작게 적혀 있었다. [동의자: 강민석] 민석은 화면을 촬영하고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내일은 봉투 안의 당사자가 직접 확인할 날이었다. 자신의 손가락 한 번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대신 공개해서는 안 됐다. 그때 화면에 메시지 한 줄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나처럼 서명하지 마.’ 발신자 표시에는 또다시 십 년 뒤의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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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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