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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96화
PAYLUA ORIGINAL · 제96화

96화. 예측된 입금의 수취인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3,007자

오프라인 책장
12월 4일 오전 아홉 시 사 분. 민석은 은행 창구의 번호표를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어제 검은 원장은 오늘 아홉 시 십칠 분에 128만 원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의 공식 계좌에는 예정 거래가 없었다. 금융기관이 발송한 공지에는 시스템 점검이 있다는 말도 없었다. 민석은 누군가 입금을 조작해 예측을 맞히려 한다면 그 흔적이 어떻게 남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입금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까?” 창구 직원은 특정 금액의 입금을 사전에 모두 차단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알 수 없는 돈이 들어오면 사용하지 않고 거래 경위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계좌에 대한 부정 사용 징후가 있다면 필요한 보안 조치를 안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석은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저에게 곧 돈이 들어온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런데 누구 돈인지 모릅니다.” “송금인에게서 직접 연락받으셨습니까?” “아뇨. 그게 가장 이상합니다.” 직원은 그가 가진 확인 가능한 자료의 범위를 물었다. 민석은 메시지의 출처를 금융기관의 공식 통지로 주장하지 않았다. 검은 원장은 은행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먼저 분명히 했다. 아홉 시 십오 분. 대기실 TV에서는 주가 지수가 움직였다.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전광판의 숫자는 정확한 출처를 갖고 있었다. 민석은 그 평범한 화면이 부러웠다. 아홉 시 십칠 분. 은행 앱의 잔액은 변하지 않았다. 준성이 전화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아직 아무 일도 없어.” “그럼 틀린 거네.” “시각 하나가 안 맞았다는 뜻이지. 이유는 더 봐야 해.” 아홉 시 이십 분에야 창구 직원이 고개를 들었다. 민석이 요청한 비정상 거래 조회 중, 수취인 정보 일치 여부 확인을 거쳤다가 최종 전송되지 않은 이체 시도 한 건이 조회 대상에 올라 있었다. 직원은 송금인 정보를 임의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관련 번호를 기록으로 남기고 조사 요청 절차를 안내했다. 금액은 128만 원이었다. 민석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럼 돈이 들어온 겁니까?” “아닙니다. 현재 확인되는 범위에서는 입금 완료 거래가 아닙니다.” 원장은 틀린 예측을 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같은 금액의 거래를 누군가 시도했을 가능성이 드러났다. 우연인지, 정보 유출인지, 더 복잡한 일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민석은 일단 계좌의 비정상 접근 여부를 추가로 점검하고, 입금을 가장한 피싱이나 사칭 시도에 주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자신이 128만 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고 증명하는 일은, 그 돈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더라도 시작할 수 있었다. 은행에서 나오자 준성은 주차장 출구 근처에 서 있었다. 정오의 햇빛이 차 앞 유리에 부딪쳤다. 준성은 민석에게 김밥 한 줄을 건넸다. “혹시 돈 들어오면 내가 축하해 주려고 했는데.” “왜?” “그 돈이 네 돈 아닌 걸 네가 증명할 기회가 생기잖아.” “입금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는 게 있더라.” 둘은 차 안에서 김밥을 먹었다. 민석은 알림이 올 때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려다 손을 멈췄다. 그동안 그는 메시지를 먼저 보고 현실을 따라갔다. 오늘은 현실의 금융기관에서 확인한 내용을 먼저 쓰고, 검은 화면은 그 아래에 적었다. 순서를 바꾼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안정됐다. 준성이 물었다. “너는 이제 그 앱을 완전히 지울 수 있다면 지울 거야?” 민석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검은 화면은 누군가에게 위험한 무기였지만, 동시에 어디에서 잘못된 계산이 시작됐는지 알려 주는 흔적일 수도 있었다. 삭제해서 편안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그 자료를 믿고 거래한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언젠가는.” 그가 말했다. “그런데 먼저 누가 그것 때문에 피해를 봤는지 확인해야지.” 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밥의 마지막 단무지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럼 오늘 정산은 내가 할게.” “얼마?” “김밥 두 줄. 사천팔백 원.” 민석은 수첩에 또 하나의 입출금 내역을 적었다. '실제 돈, 실제 지출, 실제로 먹었음.' 준성이 웃었고, 민석도 웃었다. 가장 평범한 거래가 오늘의 가장 믿을 만한 거래였다. 낮 열두 시, 하은에게 급한 전화가 왔다. 외부 업체가 익일금융의 오래된 지급 대조 자료를 사용해 수취인에게 시험 정산 통지를 발송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법적 효력이나 실제 자금 이체와는 별개로, 해당 전산 작업이 누가 실행했는지 조사 중이었다. “송금 실험이 아니라 화면 실험이라면요?” 민석이 물었다.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 이름을 수취인으로 넣었다면 그 자체로 조사할 사항이죠.” 같은 시각 백소희는 서윤에게 짧은 답장을 보냈다. 자신이 동의한 공식 대조 외에는 어떤 지급 대체나 수취인 변경도 요청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서윤은 그 문장을 소희의 허락 없이 기사에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당사자의 대리인을 통해 공식 창구에 관련 여부를 알렸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검은 원장이 다시 켜졌다. [예측: +1,280,000원] [실제 계좌 입금: 0원] [정산 지시 상태: 상대 확인 대기] 민석은 화면을 내려다봤다. 잔액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했던 옛날 같았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숨을 쉴 수 있었다. 자신이 받지 말아야 할 돈은 아직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곧 새로운 줄이 나타났다. [예측 적중 판정: 성공] 준성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들어오지도 않은 돈이 성공이라고?” 민석은 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누군가가 만든 성공의 정의를 떠올렸다. 입금을 한 것이 아니라 입금할 수 있게 준비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공이라고 적는 규칙. 그날 밤 서윤은 익명의 메일을 받았다. 제목은 ‘입금이 없는 성공’이었다. 첨부된 화면에는 여섯 명의 수취인 후보가 있었고, 그중 다섯 명은 이름이 가려져 있었다. 마지막 한 줄만 선명했다. [실험군 마지막 수취인: 강민석 / 상태: 취소 가능] 메일의 작성 시각은 오전 아홉 시 십육 분. 검은 원장이 약속한 돈이 도착하기 정확히 1분 전이었다. 누군가 민석이 은행 창구에서 기다리는 동안, 입금의 성공을 미리 정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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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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