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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78화
PAYLUA ORIGINAL · 제78화

78화. 권한을 훔친 계정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3,145자

오프라인 책장
050-C는 처음부터 사용자의 이름이 아니었다. 세온기록관리의 2016년 목록에서 그 표시는 '반환 확인 문서 — 열람 제한'이라는 뜻이었다.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 문서 번호였다. 그런데 2026년의 중계 서비스에는 050-C라는 로그인 계정이 존재했다. “이게 어떻게 같은 이름을 쓰게 된 거죠?” 민석이 물었다. 기태는 흰 칠판을 세 칸으로 나누었다. 왼쪽에는 문서 번호, 가운데에는 시스템 계정, 오른쪽에는 실제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 마지막 칸은 비워 뒀다. “왼쪽과 가운데가 같다는 것은 확인됐어요. 오른쪽까지 같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누가 그 계정을 만들었고, 누가 사용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은은 임시 사용 권한 승인 이력을 공식 감사 절차로 확보했다. 050-C는 시스템 이관 시 자동 생성된 기술 계정이었다. 본래 목적은 옛 자료를 읽을 때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었고, 결재 권한은 없어야 했다. 하지만 설정이 바뀌면서 '시험 검증 완료'를 기록할 수 있는 권한이 추가돼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권한을 늘린 겁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은이 답했다. “권한 상속 오류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권한이 부여됐고 실제 요청이 그 계정으로 실행됐다는 사실입니다.” 서윤은 자료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 한 명의 이름도 확인하지 못한 050번 항목이, 정작 전산에서는 사람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얼굴도 없고 어떤 목소리도 없는데, 서류를 승인했다는 표시를 남기고 실제 입금 시험까지 연결했다. “이 계정의 잘못된 권한을 없애면 되는 거 아닌가요?” 준성이 물었다.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단 절차를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또 모르게 될 수 있어요.” 하은이 설명했다. “감사팀이 사용 중지 요청을 내고, 이전 이력과 백업을 보존한 다음, 운영 서비스에서 분리할 겁니다.” 민석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제는 초자연적인 누군가와 싸우는 기분이 아니었다. 실제로 권한을 가진 프로그램과, 그 권한을 부여한 사람을 찾는 일이 되었다. 오후에는 윤혜라가 찾아왔다. 그녀는 원본 대조인으로서 알 수 있는 사실과 모르는 사실을 정리해 왔다. 2016년의 050-C 원본에는 보관 권한을 누구에게 줄지 정하는 서명이 없었다. 다만 자료를 넘길 때 이해관계인의 동의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원칙이 적혀 있었다. “만약 이 계정이 문서를 근거로 권한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요?” 민석이 물었다. “그 문서가 사람의 동의를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문서에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지, '동의받은 것으로 본다'고 적혀 있지 않거든요.” 준성이 큰 소리로 웃었다. “완전 반대잖아요.” 혜라도 미소 지었다.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누군가는 작은 글씨로 숨기고 싶었겠죠.” 세린은 설명을 공식 진술로 남겨도 되는지 물었다. 혜라는 동의하되, 자신의 기억에 기반한 부분은 별도로 표시해 달라고 했다. 십 년 전의 자신이 언제 어떤 문서를 보았는지 완벽히 기억한다는 척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저녁이 가까워지자 익일금융의 시스템 점검 안내가 발표됐다. 050-C 계정의 외부 접근을 임시 정지하고, 자동 검증을 중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생성된 검증 완료 표시를 어떻게 정정할지에 관한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민석은 발표문을 읽고 서윤에게 말했다. “이걸로 끝난 걸까요?” “아니요. 이 계정이 승인했다고 믿고 거래한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기록을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남았어요.” 서윤은 자신이 취재한 사람들의 동의를 다시 확인했다. 누군가는 이름을 공개해도 좋다고 했고, 누군가는 실명은 끝까지 숨겨 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사건을 겪었다고 같은 방식으로 말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하은은 시스템 계정을 정지하기 전, 영향 범위를 따로 설명해 주었다. 자동 처리를 기다리는 사람 중에는 바로 돈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잘못된 기능을 중단한다고 정당한 청구 절차까지 막아서는 안 됐다. “고객에게 ‘보안 조치 때문에 기다리라’는 말 한 줄만 보내면 편하겠죠. 하지만 왜 기다려야 하는지, 대신 어떤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안내해야 합니다.” 민석은 이범우가 아이의 생활비 때문에 며칠을 초조해했던 일을 떠올렸다. 시스템을 멈추는 것이 언제나 사람을 돕는 일은 아니었다. 정당한 지급은 계속되고, 잘못된 대리는 중단돼야 했다. 서윤도 같은 이유로 기사 문장을 여러 차례 고쳤다. 처음 초안에는 '정산 서비스 전면 정지'라고 써 있었지만 실제 조치는 일부 기술 계정의 외부 접근 제한이었다. 불필요한 혼란을 낳지 않도록 제목과 본문을 바로잡았다. “당사자 입장에서 보면 이런 한 줄이 제일 중요해요.” 서윤이 말했다. “어제까지 되던 신청이 오늘도 되는지.” 그 말을 들은 민석은 서류 한 장의 제목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미래의 잔액보다 오늘 신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는지를 더 자주 확인하고 있었다. 그날 늦은 밤, 은정이 전화를 걸었다. “강민석 씨. 그 천 원 말고 다른 이야기도 있어요. 내가 원래 신고했던 미지급 내역이, 다른 사람 명의의 정산표에서도 발견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민석은 수첩을 펼쳤다. “누구 명의요?” “아직 개인정보 때문에 말 못 해 준대요. 다만 같은 거래를 두 번 기록한 흔적이 있대요.” 민석의 손이 멈췄다. 원장에 써 있던 숫자들이 갑자기 다른 뜻으로 다가왔다. 쉰두 건은 쉰두 사람일 필요가 없었다. 한 사람의 지급 기록이 둘로 갈라졌거나, 두 사람의 지급 기록이 하나로 합쳐졌을 수도 있었다. 그는 기태에게 그 말을 전했다. “만약 같은 미지급액을 두 번 적었으면, 천억 원이라는 숫자도…” “중복 계산됐을 수 있죠. 하지만 금액의 전부가 그렇다는 증거는 없어요.” 민석은 작게 웃었다. “언제나 끝에 그 말을 붙이는군요.” “그 말을 안 붙이면 우리가 지금까지 지키려던 걸 잃으니까요.” 그날 밤 검은 원장은 새로운 알림을 띄웠다. [050-C 접근 정지: 확인] [권리 대조 상태: 재계산] [기존 집계 52건 중 중복 후보: 1건] 그리고 바로 다음 줄이 나왔다. [누락 후보: 1건] 하나를 덜어 냈더니 하나가 나타났다. 민석은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또 누군가의 이름이 빠져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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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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