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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92화
PAYLUA ORIGINAL · 제192화

192화. 주말의 접수 번호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218자

오프라인 책장
2월 20일 토요일 오후 두 시. 세린의 사무실에는 네 종류의 화면이 나란히 켜져 있었다. 은행 거래 내역, 정산기관의 조회 화면, 보관업체의 변경 기록, 검은 원장. 똑같은 날짜를 가리키면서도 화면마다 이야기가 달랐다. 민석은 가장 오른쪽의 검은 창을 노려보다가 자리를 바꿨다. “제가 저것만 보게 되네요.” “우린 저것 때문에 모였지만, 저것만 믿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세린이 말했다. 정다연은 서류를 세 묶음으로 나눴다. 수령 예정인 사람, 동의를 확인해야 하는 사람, 이의신청을 낸 사람. 그녀는 분류표 위에 작은 글씨로 ‘중복 가능’이라고 적었다.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절차에 속할 수도 있었다. “414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각자 처지가 다르다는 게 중요하죠.” 문정아에게서는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의 기록은 17-B와 17-C로 나뉘어 있었다. 여전히 어떤 버전이 정식 보존 대상인지 다투는 중이었다. 정아는 물었다. “정말 다 취소된 거예요? 그럼 제 확인서는 어떻게 되는 거죠?” 민석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세린이 스피커폰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일부 일괄 요청이 검증 단계에 있다는 겁니다. 정아 씨가 제출하신 이의신청을 철회한 것은 아닙니다.” “어제도 같은 말을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접수증뿐 아니라 실제 반영 내역을 계속 확인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난 뒤 민석은 시선을 피했다. 누군가에게 내일을 약속해 줄 힘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답답한 줄 처음 알았다. 오후 세 시 사십 분, 박준성이 자기 노트북을 펼쳤다. 도담보관정산의 일괄 요청 규격을 살펴보고 온 것이다. 시험 계정과 실제 운영 계정이 연결될 때 필요한 승인 단계의 일부를 그는 외부 검토자로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이번에 처음 쓰이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다. “2018년 보고서에서 예외 조건을 줄여도 된다고 썼던 건 나야. 그 판단에 책임이 있어.” “왜 그때 말하지 않았는데?” 민석이 묻자 준성은 책상 위 컵을 내려놓았다.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들 그렇게 한다고 생각했어. 사소한 경고는 걸러도 되는 줄 알았지. 지금은 그게 사소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 서윤은 녹음기의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그 사실을 외부 조사에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어요?” 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오후 다섯 시, 최유나는 운영 계정 목록을 교차 대조한 결과를 설명했다. ‘임도훈’이라는 별칭이 도담보관정산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동일 인물이 실제로 현재 접속했다는 점은 아직 확정할 수 없었다. 공동 업무용 별칭을 다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 찾은 게 아무것도 없는 거네요.” 민석이 실망했다. “아닙니다. 이제 어떤 로그를 보존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됐어요.” 세린이 대답했다. “사람을 찍어 놓고 증거를 맞추는 것보다 낫습니다.” 민석은 휴대전화에서 검은 원장을 닫았다. 화면을 닫자 비로소 회의실 밖의 소리가 들렸다. 청소기가 복도를 훑고 지나갔다. 누군가 식당에서 저녁 메뉴를 고르는 소리도 들렸다. 자기 때문에 도시가 멈춘 줄 알았지만 현실은 계속되고 있었다. 일요일로 넘어가기 전, 하은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제가 내일 확인할 내용은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누가 제 이름을 대신 적어도 그건 바뀌지 않아요.’ 민석은 답장을 오래 쓰지 않았다. ‘확인했습니다. 저도 같은 일을 하겠습니다.’ 검은 원장은 밤 열 시 십칠 분에 또 문장을 띄웠다. [414건 중 38건: 상태 재평가] [사유: 권리자 개별 확인 요청] 붉은 색이던 항목 몇 개가 회색으로 바뀌었다. 미래가 변경된 것일까. 민석은 예린에게 사진을 보냈다. “예측 결과가 바뀌었다고 하기보다, 입력 자료가 달라졌다고 보는 게 정확해요.” 예린이 답했다. 그 말은 민석에게 이상한 위로가 됐다. 숫자가 바뀌는 이유가 사람들의 선택이라면, 그 숫자는 운명이 아니었다. 밤 열한 시 오십 분. 도담보관정산의 운영 책임 부서에서 회신이 왔다. 다음 주 월요일 공식 회의를 갖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줄에는 담당자 두 명이 표시돼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의 성명은 임도훈이었다. “실존하네.” 준성이 말했다. 세린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겁니다. 아직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민석은 마지막 글자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처음으로 이름이 아닌 질문을 적었다. ‘당신은 어떤 버튼을 눌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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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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