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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85화
PAYLUA ORIGINAL · 제185화

185화. 완료라는 이름의 오류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923자

오프라인 책장
2월 13일 토요일 정오. 비가 올 듯 흐린 하늘 아래 세린의 사무실에는 주말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민석은 편의점에서 사 온 김밥을 탁자에 놓았다. 누가 식사를 챙길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돈을 막을 수 없었으면 보고서라도 막아야죠.” 세린이 출력한 문서를 돌렸다. 검은 원장과 연동된 외부 보고서는 세 기관에 전달될 예정이었다. ‘수령 완료, 이의 없음’이라는 표시는 다음 분기 정산 검토의 근거가 될 수 있었다. 다만 외부 보고서의 실제 전송 경로와 수신 기관은 일부만 확인됐다. “이런 건 전산 오류라고 하면서 넘어가면 끝나지 않나요?” 준성이 물었다. “정정되는 오류라면 그렇겠죠.” 세린이 대답했다. “문제는 잘못된 기록을 근거로 다른 사람이 결정하면, 그 결정이 다음 시스템에 남는다는 거예요.” 민석은 하은이 보내 준 2016년 복사본의 한 문장을 떠올렸다. ‘금전 지급만으로 원본 반환 요구를 철회하지 않습니다.’ 십 년 동안 그 문장은 어느 화면에서도 존중받지 못했다. 오후 한 시, 최유나는 테스트 문서를 가져왔다. 누구의 계좌나 실제 서버에도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환경에서 2018년의 일부 검증 규칙을 재현한 것이었다. 그 결과 화면에 다음과 같은 단계가 나타났다. [입금 확인] → [수령 완료 추정] → [이의신청 종료 대기] “설계 문서대로라면 ‘수령 완료 추정’ 뒤에 본인 동의 확인이 있어야 해요.” 유나가 말했다. “그 부분이 빠졌군요.” “빠졌다고 확정하려면 실제 운영 코드를 봐야 해요. 하지만 당시 배포 내역에는 동의 확인 단계의 호출이 실패해도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는 주석이 있어요.” 서윤은 펜을 놓았다. “그게 왜 필요했죠?” 유나는 눈을 내렸다. “시스템이 멈추지 않게 하려고요. 한 사람의 승인을 기다리다 모든 정산이 멈추는 것을 막자는 논리였어요.” “그럼 멈춰야 할 때도 멈추지 않았겠네요.” 민석이 말했다. 대답 대신 노트북 팬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 효율이라는 말은 종종 좋은 명분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좋은 명분 아래 자신의 의사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다. 오후 네 시, 임지훈의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그는 당시 운영 지원 조직이 접수 서류를 반출한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내부 변경 승인 회의록에 참석했던 사람의 명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명단에는 서문재도, 박준성도, 최유나도 없었다. 마지막 줄에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있었다. ‘남기록 / 외부 검수 책임.’ 서윤이 물었다. “이 사람이 누구예요?” 유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 이름처럼 보이는데, 그때는 검수 코드가 이런 식으로 표기되기도 했어요. 정확한 건 사업자 계약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민석은 이번에는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지 않았다. 이름 같은 코드는 이미 충분히 겪었다. 저녁, 세린이 세 기관에 별도의 정정 및 보존 요청을 발송했다. 수령 의사와 무관하게 완료 처리된 표시는 조사 중이며, 이를 근거로 새로운 조치를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공식 접수증을 확보한 후 모두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은 했어요.” 세린이 말했다. 준성이 김밥 봉투를 열었다. “그럼 다 같이 밥은 먹읍시다. 이 돈 많은 사람아.” 민석은 자기 가방을 툭 쳤다. “저거 못 쓰는 돈이거든?” “그러니까 내가 사 온 김밥이 아니어서 다행이지.” 웃음이 나왔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밤 아홉 시, 하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제가 열람에 동의한 원본이 드디어 확인됐대요. 그런데 제 이름 대신 다른 사람 서명이 있다네요.’ 민석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세 번째 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하은에게 사실을 먼저 보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직접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은의 마지막 문장은 짧았다. ‘그 서명, 저 혼자 보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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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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