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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77화
PAYLUA ORIGINAL · 제177화

177화. 열하루 먼저 만들어진 내일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412자

오프라인 책장
2월 3일 수요일 오전 열 시. 해온보관서비스의 회의실은 외부에서 보던 것보다 작았다. 안내 직원은 강민석과 혜라, 박준성의 신원을 확인한 뒤 회의록 작성과 녹음 범위를 설명했다. 김태완은 물컵을 세 개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가 찾아낸 범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의 말투에는 변명을 먼저 하려는 기색이 없었다. 대신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은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석에게는 오히려 그 점이 긴장을 불렀다. “1월 28일의 지급 요청은 저희가 관리하는 정산 보관 경로를 거쳤습니다. 그런데 실제 은행 송금을 승인한 기관은 별도 지급 담당입니다. 저희가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요청 데이터가 생성된 시점과 전송된 순서입니다.” 그는 개인정보와 타사 거래가 가려진 내역을 내놓았다. 1원에 대응하는 예약 행은 1월 17일 저녁 여섯 시 이십 분에 생성돼 있었다. 실행 예정일은 열하루 뒤인 1월 28일 오전 아홉 시 십칠 분. 거래 적요는 R00 정산 차액으로 지정돼 있었다. “그럼 검은 원장은 입금 전에 이미 입력된 계획을 보여 줬다는 겁니까?” 민석이 물었다. “그럴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다만 그 화면이 이 예정표를 읽었는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어떻게 그 정보가 제 휴대전화에 들어왔는지도요.” 김태완은 고개를 끄덕였다. 준성이 내역의 한 칸을 가리켰다. “배치 이름이 왜 R-00-C입니까?” “운영 이력상 원본 반환 확인과 관련된 예약 작업의 한 종류입니다.” “원본 반환이 실제로 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혜라가 바로 말했다. “맞습니다. 저희 감사에서도 그 부분을 따로 봅니다.” 문서 맨 끝에는 처리 결과가 두 개 있었다. '전송 성공'과 '권리 확인 대기'. 시스템에는 돈이 움직였다는 사실과 권리 관계가 미확정이라는 사실이 동시에 기록돼 있었다. 검은 원장이 보여 준 '반환 확인 완료'와는 달랐다. “그런데 왜 돈을 먼저 움직인 겁니까?” 민석이 물었다. “그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태완이 답했다. “원래는 정산 확인을 위한 시험 데이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실제 지급 요청으로 바꾼 설정이 언제, 누구 승인으로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민석은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돈은 겨우 1원이었다. 그러나 허용되지 않은 시험 데이터가 실제 지급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가 오래 두려워한 '완료' 버튼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점심시간, 준성은 건물 밖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그날 네가 미래를 안다고 자랑할 때 생각했어. 다 알면 편하겠다고.”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이젠 이미 정해 놓은 일정도 누가 정했는지 모르면 위험하다는 걸 알겠어.” 민석은 씁쓸하게 웃었다. “무엇보다 짜증 나는 건, 내가 정말 미래를 봤던 순간들도 있었다는 거예요. 예정표만으로 설명 안 되는 일들이 있잖아요.” 준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는 처음 돈을 벌었던 날들의 기억이 있었다. 설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초자연적인 일이라는 뜻은 아니었지만, 이미 설명한 것만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도 아니었다. 오후에 서윤은 과거 지급 테스트 문건의 취재를 이어갔다. 어느 개발자는 예약 테이블을 '내일 장부'라고 불렀다고 했다. 몇 시간 뒤 다른 제보자는 이름을 '미래 잔액'이라고 기억했다. 둘의 설명은 비슷했지만 같은 시스템을 가리킨다는 증거는 없었다. 서윤은 누가 다른 사람의 기억을 빌려 말하는지 구별하려고 발언 시각과 근거를 꼼꼼히 적었다. 저녁 다섯 시, 김태완은 공식 면담 회신에 한 문장을 더했다. '동일 배치에서 발송 예약됐던 다른 안내의 수량은 현재 확인 중이며, 개별 당사자의 권리와 무관하게 일괄 완료로 처리하지 않는다.' 민석은 그 문장을 몇 번 읽었다. 오늘 얻은 가장 중요한 자료는 1원의 출처에 대한 단서가 아니라, 끝났다고 쓰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퇴근길에 검은 원장을 열자 예정표의 일부가 화면에 떠 있었다. [예약 행 생성: 2027.01.17] [입금 예정: 2027.01.28 09:17] [실행 결과: +1원] 민석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자 다음 항목이 나타났다. [별도 예약 행 생성: 2027.01.17] [실행 예정: 2027.02.05 09:17] [거래 금액: 0원] [수취 주체: 원본 권리자] 0원짜리 거래는 불가능한 말처럼 들렸다. 그러나 금액이 움직이지 않는 확인 이벤트라면 의미가 달랐다. 그는 태완에게 해당 항목의 존재를 공식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민석은 화면을 저장하고 버스 창밖을 바라봤다. 돈의 미래를 보는 이야기였는데, 점점 한 사람의 의사를 돌려주는 이야기가 되어 갔다. 그러다 화면이 한 번 더 깜박였다. [예약표에 없는 행: 1건] [생성 시점: 미확인] 그 행의 실행 예정일은 예약표보다 늦지 않았다. 바로 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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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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