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73화
PAYLUA ORIGINAL · 제173화

173화. 세 개의 반송 요구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384자

오프라인 책장
1월 30일 토요일 오전 열 시 사십오 분. 등기 우편은 민석이 상상한 비밀 서류와 달랐다. 평범한 갈색 봉투에 발송처의 작은 직인이 찍혀 있었다. 우편 추적에는 접수와 배송 사실이 기록돼 있었지만, 봉투 속 내용의 신뢰성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혜라에게 먼저 발송처 이름과 문의처를 전달했다. 혜라는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법인 정보와 기존 사건 기록을 대조한 뒤 열람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단, 서류 안의 링크나 QR코드는 누르지 않기로 했다. 카페의 창가 자리에서 민석은 봉투를 뜯었다. 서윤은 취재를 하러 온 게 아니라 그가 혼자 겁먹지 않도록 잠시 앉아 있겠다고 말했다. 종이에는 이상할 만큼 정돈된 문장이 인쇄돼 있었다. '귀하는 R-00 참조 거래의 임시 지급 수취 계좌 소유자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급된 1원을 반송하면 사건 관련 확인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동의가 없더라도 기한 경과 시 확인 절차는 종결될 수 있습니다.' 민석은 맨 마지막 줄에서 웃었다. 아무도 웃을 일이 아니라는 듯 서윤이 그를 보았다. “또 기한이네요.” “이번엔 종이로 왔군요. 원장이 창밖으로 기어나온 줄 알겠어요.” 그는 봉투의 발신 주소를 확인했다. 실제 사무실 건물이었지만 그곳에 '심사 사무국'이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 혜라가 알려 준 경로로 발송 법인에 확인 요청을 넣고, 돈을 보내라는 안내는 따르지 않았다. 서윤은 메모장에 제목 세 개를 써 놓았다. '1원을 돌려주면 끝나는 사건', '1원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유', '1원으로 사람을 지우는 법'. 그녀는 셋 다 지웠다. “왜요?” 민석이 물었다. “너무 제목만 앞서가서요. 정작 이 봉투가 누구한테서 왔는지는 모르잖아요.” 오후 한 시, 예린과 최유나가 가져온 2018년 사용자 안내 문서가 도착했다. 발송 절차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과 별도로, 거기에는 '잔여 금액 회수 통지'라는 항목이 있었다. 정산 요청이 끝나지 않았을 때 테스트 값 '1'을 운영 수치로 잘못 노출하는 현상이 기록돼 있었다. “이 오류가 있었다는 건 입금도 자동으로 일어났다는 뜻입니까?” 민석이 물었다. “아니에요.” 유나가 즉시 대답했다. “문서에서 말하는 값은 통계 화면에 남는 표시였어요. 돈을 실제 송금하려면 다른 회사의 승인과 지급 지시가 필요합니다.” 그녀는 오래된 이메일 제목을 보여 줬다. '잔여 금액 회수 기능 출시 보류 / 실제 지급과 테스트 값 분리 요청'. 보낸 사람은 최유나, 수신자에는 서문재와 박준성의 옛 회사 메일이 있었다. “메일을 읽었습니까?” 민석이 준성에게 물었다. 준성은 뒤로 물러나듯 의자를 당겼다. “읽었어. 그때 난 출시 일정이 더 중요하다고 봤어. 다만 실제 송금을 지시한 적은 없어.” 민석은 노트를 폈다. '일정을 우선한 책임'과 '지급을 실행한 책임'을 다른 칸에 적었다. 누가 나쁜 사람인가를 정하면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그렇게 해서는 오늘 1원이 어떻게 도착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저녁 무렵, 정다연이 작은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오연희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정리한 말이었다. 원본 녹취 자체는 아니었다. “제 돈을 누구 계좌에 보냈다는 말이 있으면, 먼저 그 돈이 제 것인지 확인해 주세요. 제 이름으로 된 것은 전부 제 것이 아닙니다.” 민석은 이어폰을 빼고 오랫동안 책상 위에 놓았다. 자신도 그랬다. 자기 계좌에 들어온 돈이라고 해서 모두 자기 것은 아니었다. 자기 이름으로 찍힌 승인이라고 해서 모두 자기 선택도 아니었다. 오후 여섯 시 반, 발송처의 공식 연락 창구에서 회신이 도착했다. '원본 권리자 대리 확인 심사 사무국'은 그 법인의 정식 부서 명칭이 아니었다. 다만 그 법인이 외주를 준 과거 정산 알림 발송 서비스에서 유사한 표제를 쓴 적이 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서윤은 메시지를 보고 말했다. “누군가 가짜 우편을 만들어 겁주는 건지, 오래된 시스템이 유효하지 않은 양식을 뿌리는 건지도 모르는 거네요.” “둘 다 가능하죠.” 민석은 종이를 다시 봉투에 넣었다. “어느 쪽이든 제가 1원을 잘못 보내면 진짜 기록을 하나 더 만들어 줄 수도 있고.” 그날 밤 검은 원장에는 새로운 숫자가 나타났다. [1원 지급: 실제] [정정 회수 요청: 3건] [동일 참조번호: R-00] 정정 요청이 세 건이라고 해서 세 사람이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새 항목 하나가 그를 붙잡았다. [첫 번째 요청자: 오연희 아님] [두 번째 요청자: 강민석 아님] [세 번째 요청자: 2036 강민석] 서윤이 옆에서 화면을 보더니 물었다. “내일 그 미래의 강민석이 직접 방문한다는 예고라도 떠요?” 민석은 기계를 내려놓았다. “저도 이제는 그 사람부터 확인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런데 가짜 이름을 쓴 사람이 누군지부터요.”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73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73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