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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71화
PAYLUA ORIGINAL · 제171화

171화. 아홉 시 십칠 분의 1원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294자

오프라인 책장
1월 28일 목요일 오전 여덟 시 오십팔 분. 강민석은 은행 앱을 열어 놓고도 잔액을 보지 않았다. 출근 시간의 지하철에는 패딩 소매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와 이어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이 섞여 있었다.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숫자가 나타날 텐데, 그는 어젯밤 수첩에 적은 문장을 먼저 읽었다. '거래가 일어났다는 사실과 그 거래를 해도 된다는 판단은 다르다.' 열 해 전 자신이 원본 반환 요청서를 작성했던 10월 25일, 그날의 돈이라는 단서가 이제는 더 이상 우스운 장난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검은 원장이 아무리 그럴듯한 날짜를 보여 주어도 계좌에 돈이 실제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예고에 불과했다. 반대로 돈이 들어오더라도 그 출처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아홉 시 십육 분. 민석이 지하철에서 내리자 한서윤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확인 중이세요?” “아직요. 뭔가 시험 보는 기분이어서.” “정답을 미리 아는 시험인데도 떨립니까?” “정답이 아니라 시험지를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잖아요.” 그때 휴대전화가 짧게 울렸다. [입금 1원] [거래 시간 09:17] [적요: R00 정산 차액] 민석은 사람이 오가는 개찰구 앞에 멈춰 섰다. 정말로 1원이 들어왔다. 검은 원장이 예고한 바로 그 시각이었다. 정확히는 은행 알림에 찍힌 시각이 같았다. 실제 지급 지시가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들어왔어요.” 수화기 너머 서윤이 잠시 조용해졌다. “축하한다고 해야 하나요?” “1원에요?” “처음엔 백억을 기대하셨던 분이니까.” 민석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그런데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은행 앱의 거래 상세에는 정산 차액이라는 적요만 남아 있었고 송금의 법적 원인은 표시되지 않았다. 'R00'이라는 문자도 이미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임의로 입력했을 수 있었다. 그는 거래 내역을 내려받고 금융기관의 확인 가능한 공식 문의 절차를 찾았다. 서윤에게는 아무것도 단정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기사 제목을 '미래에서 온 1원'으로 지으려던 참인데요.” “그 제목이면 저도 클릭하겠어요. 다만 쓰시면 정정 기사도 제가 보내겠습니다.” 오전 열 시 반, 세온기록관리의 회의실에서 예린과 유정호가 화면을 마주 보았다. 민석은 은행이 발행한 거래 내역에 확인 가능한 부분만 가린 상태로 보여 주었다. “실제 입금이 맞네요.” 예린이 말했다. “하지만 저희가 볼 수 있는 건 수취 계좌 쪽 기록뿐입니다. 지급 요청 주체를 이걸로 확정할 수는 없어요.” 정호는 R-00 관련 보관 명세를 열었다. 거기에는 2016년 10월 25일의 반환 요청과 별도로, 금액 1원이 적힌 시험 행이 하나 있었다. 상태는 '유효 금액 아님'이었다. “이건 뭡니까?” 민석이 물었다. “원본 반환 절차가 시작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값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예전 개발 문서만으로 오늘 거래와 직접 연결됐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민석은 이름이 비슷한 두 기록이 하나의 사건처럼 들리는 순간마다 걸음을 늦추기로 했다. 과거에는 그 사이를 뛰어넘어서 이익을 얻었고, 그때마다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두 시, 정다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오연희에게 1원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다고 했다. “본인이 요청한 건 녹취 반환 상황에 관한 설명이지, 무슨 돈이 들어왔는지 듣는 게 아니니까요.” “맞습니다. 연희 씨에게 확인해야 할 게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물어봐도 되는 건 아니죠.” “그 말을 이제 하시네요.” 다연은 부드럽게 말했지만 민석은 그 안에 든 십 년의 피로를 들었다. 퇴근 무렵, 은행 측에 접수한 문의 번호가 도착했다. 거래 적요의 기재 주체와 입금 경로는 확인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서윤에게 번호만 전달했다. “그래서 내일의 돈을 미리 아는 능력이 맞았나요?” 서윤이 물었다. “오늘은 한 번 맞았습니다. 그게 능력의 설명은 아니고요.” 밤 아홉 시 십칠 분. 검은 원장에 새 항목이 나타났다. [실제 입금 확인: 1원] [참조번호: R-00] [반환 잔액: 0원] [수취 의사 확인: 미완료] 그 아래에 작은 문장이 떠올랐다. '돈은 도착했다. 약속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민석은 오늘 처음으로 그 문장이 원장의 협박처럼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줄을 보는 순간 손끝이 식었다. [원본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지급됐을 가능성: 확인 필요] [정정 기한: 2027.02.01 09:17] 1원 때문에 누구의 권리가 다시 지워질 수 있다는 걸까. 금액이 작다는 이유로 선택을 대신해도 되는 건 아니었다. 그는 바로 수첩에 적었다. '돈을 돌려보낼 상대를 추측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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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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