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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65화
PAYLUA ORIGINAL · 제165화

165화. 이름을 남기는 방법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344자

오프라인 책장
1월 22일 금요일. 출근길의 버스가 청계천 다리를 건널 때, 강민석은 검은 원장의 질문을 다시 읽었다. 한 사람의 이름을 돌려받거나 일흔 명의 정산을 계속하라는 문장. 원장은 언제나 누군가를 구하려면 다른 누군가를 지우라고 말했다. 열 해 전부터 한 번도 달라지지 않은 방식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세린이 보내온 메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확인된 범위에서는 71건이라는 숫자의 근거가 아직 없었고, 정산대행사 측은 동일한 검증 경로를 쓰는 요청을 추려 점검 중이었다. 당사자의 정상 거래를 일괄 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본인 확인을 확정으로 바꾸는 기능만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설명도 있었다. 민석은 그 회신을 출력했다. 숫자를 믿을 수 없을 때는 숫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 것이 먼저였다. 박준성이 아침에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오래된 검토 문서가 든 회색 상자를 들고 있었다. 내부 자료를 마음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자료 보존 절차를 거쳐 제출할 수 있는 문서 목록이었다. 종이 냄새와 먼지가 섞여 올라왔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밝힐 게 있어.” 준성이 말했다. 2018년 사업성 평가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고객 인증 실패 건을 얼마나 줄였는지 보여 주는 표가 있었다. 비용 절감 추정액은 컸고, 그 숫자 아래 작은 주석은 보이지 않게 접혀 있었다. ‘M-00 자동 대체 처리 비율은 오류 해소율에 포함.’ “너는 이걸 알고 승인한 거야?” 민석이 물었다. “이 주석을 읽었어. 그런데 그때는 시험 계정이 섞여도 사후 정정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 위험도가 낮다고 썼고.” “실제 사람의 기록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생각 못 했다는 거네.” “생각 안 했어. 그게 변명은 안 돼.” 민석은 한동안 손가락으로 종이 모서리를 눌렀다. 십 년 동안 단어 몇 개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꾸었는지 생각했다. ‘보류’가 ‘완료’가 되고, ‘시험’이 ‘정상’이 되고, ‘거절’이 ‘수령’이 되는 사이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다고 기록됐는지도 모른 채 살았다. 오전 열한 시, 정다연을 통해 오연희의 의사가 전달됐다. 연희는 자신의 녹취가 검증 시험에 사용되었는지 확인받고 싶어 했지만, 공개적인 청문회나 기자회견에 나갈 생각은 없었다. 본인 입회가 필요한 대조 과정은 허용하되 녹취의 내용 자체를 취재 자료로 전환하는 것은 거절했다. “그분의 선택을 지키는 데 우리 시스템 문제를 이용하면 안 됩니다.” 세린이 말했다. 민석이 대답했다. “이번에는 알겠습니다.” 오후에 정산대행사와 실무 회의가 열렸다. 예린은 M-00 값이 어떤 조건에서 나오는지 제한된 테스트 사례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외부 업체는 고객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모의 사례로 회신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누군가의 계좌를 직접 시험 대상으로 삼는 방법은 회의 처음부터 배제됐다. 유정호가 설명했다. “우리가 찾는 건 버튼 하나가 아닙니다. 검증 불가라는 상태를 보존할 수 있는지, 보조키가 실제 거래 결과표에 들어가지 않게 막을 수 있는지, 외부에 이미 전송된 기록의 정정을 추적할 수 있는지예요.” 회의실 구석에 앉은 준성은 수첩에 그 세 문장을 받아 적었다. 과거의 그는 처리량과 효율을 먼저 계산했지만, 이번에는 누군가가 정정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부터 물었다. 저녁 여섯 시, 서윤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익명 제보자가 자신이 받은 수령 확인 통지에 ‘본인 확인 완료’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확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윤은 제보를 기사로 만들지 않고 공식 이의신청 경로를 먼저 안내했다. 개인 정보를 보낼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사람이 일흔 명 중 하나일까요?” 민석이 물었다. “모르죠.” 서윤이 답했다. “그런데 일흔 명이라는 숫자에 맞춰 사람을 찾기 시작하면, 숫자가 사람을 고르는 셈이 되잖아요.” 민석은 서윤의 말을 오래 생각했다. 밤 아홉 시 십칠 분. 검은 원장의 두 가지 선택지가 사라졌다. 대신 새로운 파일명이 떴다. [2036.01.08 / 이관 확인서 제2부] [작성자: 강민석] [승인 대상: 강민석] [문서 열람 상태: 미열람] [검증 실패 대체 주체: M-00] 그 아래 작은 글씨가 하나 더 나타났다. ‘당신이 승인하지 않아도, 당신이 승인한 것으로 기록할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민석은 그 문장을 캡처하고 휴대전화를 뒤집었다. 이번에는 위협을 조용히 견디는 데서 멈추지 않기로 했다. 허가된 검증 경로를 통해 그 방법을 누가, 언제 남겼는지 확인할 것이다. 서윤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름이 사라지는 사건을 취재하되, 이름을 되찾겠다고 다른 사람 이름을 공개하지는 말아 줘요.’ 서윤의 답장은 한 문장이었다. ‘그건 이미 우리 기사의 첫 번째 규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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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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