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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64화
PAYLUA ORIGINAL · 제164화

164화. 삭제된 반대 의견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546자

오프라인 책장
1월 21일 목요일 오전 열한 시. 최유나는 마포의 작은 공동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반듯하게 정리된 책상에는 키보드 두 개와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창가의 화분은 겨울 햇빛을 받느라 줄기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예린과 민석, 세린이 들어오자 그녀는 노트북을 덮고 손부터 씻고 오겠다고 했다. “자료를 다루는 손이니까 습관이 됐어요.” 그 말에 민석이 작게 웃었지만 유나는 웃지 않았다. 그녀는 십 년 전 설계를 설명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막지 못한 변경이 지금도 돌아가는 이유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제가 만든 건 검증 불가 상태를 정직하게 내보내는 함수였어요.” 유나가 말했다. “서명 원본이 없거나 수취 확인이 없으면 ‘알 수 없음’이라고 반환했죠. 정상은 정상, 오류는 오류, 미확인은 미확인으로요.” “2018년에 그게 바뀌었습니까?” 예린이 물었다. “바뀌자는 요구가 왔어요. 미확인을 그대로 보내면 상대 업체에서 처리 건을 보류한다는 이유였죠. 그쪽에서는 데이터가 끊기면 돈이 묶인다며 불평했어요.” 유나는 인쇄된 회의록을 꺼냈다. 상단에는 자신이 남긴 반대 의견이 있었다. ‘검증 불가를 검증 완료로 보정할 경우 실제 수령 여부를 입증할 수 없음.’ 그 아래에는 빨간색으로 적힌 내부 처리 문구가 있었다. ‘보류 건은 보조키로 대표 계정을 지정하여 정상 흐름 유지. 사후 개별 정정.’ 민석은 그 문장을 세 번 읽었다. 돈이 막히지 않게 하려다가 돈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받았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누군가는 그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어야 했다. “누가 승인했습니까?” 세린이 물었다. “문서에는 담당 부서 승인자로 서문재 씨가 있고, 경제성 검토에 박준성 씨 이름이 있어요. 하지만 실제 실행 코드가 제가 반대한 그대로 배포됐는지는 여기 자료만으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 “그럼 M-00은요?” 유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걸 어디서 보셨어요?” 민석은 화면을 보여 주지 않고 참조키가 외부 정산 결과에서 확인됐다고만 설명했다. 유나는 잠시 창밖을 보았다. “M은 사람 이름의 머리글자가 아니라 마스터 샘플입니다. 00은 최초의 빈 주체 테스트를 가리켰어요. 테스트 데이터에는 강민석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민석이 몸을 굳혔다. “제가 그때 개발에 참여한 건 맞지만, 제 이름으로 실거래를 확인하라고 동의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도 시험 표본을 실거래에 쓰라는 승인은 없었어요.” 그의 시선이 유나에게 고정됐다. 십 년 전의 이름이 미래의 돈을 보는 창과 연결되는 길이 하나 더 드러났다. 그는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서 표적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 오래된 빈칸을 채우기 위해 익숙한 이름을 사용했을 수도 있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유나는 사무실 근처 칼국숫집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그곳은 북적거렸고 주방에서는 멸치 육수 냄새가 났다. 유나는 수저를 내려놓고 말했다. “그때 저도 사표 쓰고 나왔어요. 뒤에서 문제가 터지면 언젠가 밝혀지겠지 하고요.” 예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와서 자료를 공개할 마음이 생긴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남긴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도, 누군가 그 반대 의견을 삭제해 버렸다는 제보를 받았어요. 제가 회의에 참여했을 당시의 자료로 보존한 원본과 지금 배포된 결론표가 다릅니다.” 그녀는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문서를 임의로 전송하지 않았다. 보관 기관과 담당자가 확인 가능한 경로를 정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유나의 메모가 실제 그 시기에 작성됐는지, 현재 배포본과 어떻게 다른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뒤 유나는 마지막 자료를 보여 줬다. 그것은 테스트 시나리오 목록이었다. [시나리오 17: 본인 확인 기록이 사라진 경우] [기대 결과: 거래 보류 / 수취 확인 불가] [비정상 대체 결과: M-00으로 확인 완료] 민석은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까 제 이름이 사라지면, 시스템은 제 이름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M-00의 이름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거군요.” “그 가능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누구의 계좌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동의나 거래를 당신 이름으로 귀속시키는 위험이죠.” 유나는 그의 얼굴을 보며 덧붙였다. “그리고 반대로, 당신의 이의를 M-00이라는 시험 주체가 이미 처리한 것으로 표시할 수도 있어요.” 오후 네 시 오십 분. 세린의 전화가 울렸다. 정산대행사 측에서 한정된 범위의 장애 안내를 보냈다는 소식이었다. 유나가 말한 유형과 닮은 ‘미확인 응답의 부정확한 보정’이 일부 요청에서 확인됐다고 했다. 그제야 민석은 밤에 원장이 자기 명의를 지우겠다고 말한 의미를 이해한 듯했다. 사람을 없애는 게 아니다. 사람이 이의를 말할 자리를 없애는 것이다. 그날 밤 검은 원장에는 새 숫자가 올라왔다. [본인 확인 보정 대상: 71건] [원본 이름 유지 가능: 1건] [대체 주체 지정 가능: 70건] 숫자 아래 질문이 떠올랐다. ‘한 사람의 이름을 돌려받으시겠습니까, 일흔 명의 정산을 계속하시겠습니까?’ 민석은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더는 이런 문제를 둘 중 하나로 줄인다는 것부터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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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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