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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63화
PAYLUA ORIGINAL · 제163화

163화. 확인 주체 M-00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490자

오프라인 책장
1월 20일 수요일 오전 일곱 시 사십 분. 한서윤은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채 휴대전화 화면을 읽고 있었다. 밤새 보낸 강민석의 메시지에는 이름 두 개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강민석과 강민석(2016). 일반 독자라면 미래를 보는 도플갱어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서윤 자신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실명을 허락 없이 지우던 일이 십 년 동안 벌어졌다면, 이번에는 같은 이름을 잘못된 자리로 복사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편집국에 도착한 서윤은 기사 제목부터 지웠다. ‘두 명의 강민석’이라고 쓰려 했던 문장이었다. 두 사람이 존재한다고 확정할 근거는 없었다. 대신 ‘동일 이름으로 구분된 두 확인 주체’라는 작업 메모를 남겼다. 같은 시각 예린과 유정호는 예전 규칙을 복원한 시험 환경에 앉아 있었다. 실제 시민의 데이터가 아니라 허가된 익명 테스트 자료로 작동 상태를 살피는 작업이었다. 예린은 2016년 버전의 필드 설명서를 열었다. “보세요. 여기에는 ‘소유자’가 없어요.” “정확히 뭐라고 돼 있는데요?” 민석이 물었다. “기록을 제출한 사람, 검토한 사람, 내용을 돌려받을 사람. 세 역할이 각각 따로 있어요. 2018년에 외부 비용 지급 모듈과 연결하면서 ‘수령 주체 확인자’가 새로 생겼고요.” “그럼 내 이름이 두 번 등장하는 건…” “같은 사람이라는 확인이 아니라, 서로 다른 칸에 같은 이름 문자열이 들어간 것일 수 있어요.” 예린은 검증 문서의 해당 부분에 형광 표시를 했다. ‘식별 불가 시 보조키 M-00에 의한 재조회.’ 이 표현을 읽자 민석의 표정이 달라졌다. 검은 원장이 표시했던 정확한 참조키였다. “이것도 2018년에 만든 겁니까?” “설계 문서는 그렇다고 적고 있습니다. 실제 배포일은 확인이 필요해요.” 준성은 조용히 자료를 넘겼다. 그가 승인한 표에는 ‘미확인 거래 비율 감소’라는 성과가 크게 적혀 있었다. 당시에 그는 오류가 줄어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예린은 오류가 줄었다는 그래프 아래에서 무언가가 사라졌을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었다. “진짜 확인한 게 아니라 미확인을 없애 버렸다면, 오류율은 당연히 떨어지겠지.” 준성이 말했다. “그래서 데이터 사전과 변경 이력이 필요한 겁니다.” 예린이 답했다. “그래프만으로는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어요.” 오후 한 시, 정태겸이 정산대행사와의 협의 결과를 전달했다. 외부 대조 기록을 생성한 서비스의 명칭은 ‘리프링크 확인 모듈’이었다. 현재 정산대행사는 해당 모듈의 응답을 자동으로 확정하지 않고, 문제 건을 수동 확인 대상으로 넘기고 있었다. “이름을 바꿔 쓰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입니까?” 민석이 물었다. “그렇게 단정할 자료는 없습니다. 지금 확인된 건 미확인 응답에 M-00이라는 보조키가 등장했다는 사실이에요.” 세린은 민석을 바라봤다. “오늘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밖으로 뛰어가지는 맙시다.” 그 말에 민석은 피식 웃었다. “제가 그렇게 급해 보이나요?” “예전 같으면 벌써 개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관리자 연락처부터 찾았겠죠.” “맞아요. 그런데 이제 알겠어요. 제가 빨리 답을 아는 것과 누군가의 기록이 올바르게 되는 건 전혀 다르더라고요.” 오후 네 시, 오연희의 반환 절차를 담당하는 윤혜라에게서 정식 연락이 왔다. 봉투의 봉인 상태는 유지되고 있었고, 당사자가 허락한 제한된 범위에서 녹취 매체의 보존 여부를 대조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었다. 원본 확인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금융 정산에도 그 녹취의 내용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명시됐다. 민석은 안심했다. 최소한 그 절차는 자신의 명의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서둘러 처리하지 않았다. 저녁에 서윤과 만났을 때 그는 편의점 앞에서 따뜻한 우유를 마셨다. 서윤은 물었다. “혹시 정말 미래에서 온 당신이 있는 거라면요?” “그 사람도 근거를 보여 줘야겠죠.” “증거에 집착하게 됐네요.” “예전에 미래를 안다는 핑계로 너무 쉽게 믿었으니까요.” 밤 열 시 십구 분, 검은 원장이 새로운 항목을 나타냈다. [리프링크 확인 모듈 / 검증 예정] [2018 수정 책임자: 최유나] [2027 현재 권한: 없음] [연결된 위험 대상: 71건] 예린은 화면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최유나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2018년에 규칙 변경을 반대하는 검토 메모를 남긴 개발자였다. “최유나 씨가 아직 관련 업계에 있습니까?” 민석이 물었다. “그건 확인해 봐야 해요.” 예린이 답했다. “그런데 위험 대상 71건은 정말인지 공식 자료와 대조해야 합니다.” 잠시 후 예린은 개인 연락처가 아닌 그가 과거 등록한 공식 기술검토 창구를 찾았다고 알렸다. 불과 몇 분 뒤, 그 창구에서 회신이 왔다. ‘2018년 변경 사항에 관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그 변경을 승인한 사람이 아닙니다.’ 민석은 그 문장을 보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물을 질문을 정확하게 정리했다. 당신은 무엇을 만들었습니까. 그리고 무엇을 만들지 말자고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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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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