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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55화
PAYLUA ORIGINAL · 제155화

155화. 답장하지 않아도 되는 편지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246자

오프라인 책장
1월 13일 수요일. 외부 기관의 공용 연락 창구로 발송한 안내에는 사람 이름 대신 반환 요청 번호가 적혀 있었다. 통지 목적,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절차, 응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선택지만 간결하게 정리했다. 세온기록관리의 직원은 발송 사실과 접수번호를 기록했고, 강민석에게는 수신자 연락처를 알리지 않았다. “정다연 씨라는 걸 확인한 건 아니죠?” 민석이 물었다. 혜라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기관은 안내를 전달할 뿐이고, 당사자 확인은 별개 절차입니다.” “답장을 안 하면요?” “응답하지 않는다고 동의나 수령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게 이번에 복원하는 원칙이에요.” 그 말이 민석을 조금 안심시켰다. 그동안 원장이 가장 잘했던 짓이 바로 침묵을 확인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날 낮 민석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반쯤 남겼다. 옆자리 동료가 언제부터 이런 복잡한 금융 사건에 휘말렸느냐고 물었다. 민석은 웃으며 “내 통장에 내일 들어올 돈을 믿다가 이렇게 됐지”라고 답했다. 농담 같았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럼 당장 주식 사면 되는 거 아냐?” 동료가 말하자 민석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예전에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 맞은 예측이 그다음 예측을 증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동료에게 자기 계좌에서 실제로 확인되지 않은 돈은 아무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거액보다 훨씬 작은 돈을 앞에 두고도 자신이 알고 싶은 쪽으로 사실을 바꾸려 했다. 한편 김예린은 유정호와 함께 2018년 변환표에서 R-00 코드의 흐름을 찾고 있었다. 오래된 개발 서버의 시험 데이터에는 ‘원본 인계 보류’가 ‘담보 자료 확보’로 번역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말이 바뀌었네요.” 유정호가 말했다. “아니요. 의미가 바뀌었어요.” 예린이 답했다. “누군가 돌려주기를 기다리는 자료가, 누군가 가지고 있으니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자료로.” 그들은 날짜를 대조했다. 2018년 3월 14일 변환 규칙이 변경된 것은 확인됐다. 누가 지시했는지는 변경 승인 원본과 작업 기록을 더 확인해야 했다. 문서상 책임이 서문재에게 있다고 해도, 실제 실행자는 다른 인물일 수 있었다. 준성은 당시 작성했던 사업성 위험 검토서를 읽었다. 그 안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원본 대조를 위한 봉인 자료 확보: 위험도 낮음.’ 그는 빨간 펜으로 ‘실제 제출자에게 고지했는지 확인하지 않음’이라고 여백에 적었다. “이 문서를 낼 겁니까?” 민석이 물었다. “내가 쓴 거니까.” “그럼 너 자신이 어떤 걸 몰랐는지도 써.” 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변명을 줄이고 설명을 늘리는 건 그에게 투자 결정보다 훨씬 어려웠다. 오후, 세린은 강민석의 계좌에 들어온 천만 원의 확인 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은행은 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거래 정보만 통지했으며, 돈의 최종 권리자를 정하지 않았다. 민석은 입금액을 별도로 표시해 두고 다른 소비와 섞지 않았다. “이 돈이 자료 보관과 연계된 지급이라면요?” 민석이 물었다. “자료를 누가 소유하는지와 돈의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서로 맞물리게 설계됐다고 해서 법적으로 하나가 되는 건 아니에요.” 밤늦게까지 서윤은 익명화를 전제로 작성한 후속 기사를 손봤다. 큰 금액의 입금보다 더 중요한 문장은 ‘답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급 완료가 부여됐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외부 반송 담당자의 이름을 삭제하고, 자료를 맡겼던 사람의 신분을 추정하는 문단도 없앴다. 기사를 마치자 알 수 없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서윤은 곧바로 받지 않고 편집국 공식 연락처로 다시 연락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십오 분 뒤, 편집국 대표 전화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봉투 때문에 연락했습니다.” “성함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서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요. 제가 원할 때 말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먼저 말씀하세요.” 여성은 오래 침묵하다 말했다. “십 년 전에 녹음기를 돌려받으러 갔어요. 하지만 그건 제 물건이 아니었어요.” 서윤은 의자에 바르게 앉았다. “그럼 누구 것이었습니까?” “그걸 알려면 먼저 하나를 약속해 주세요. 주인을 찾았다는 기사를 내기 전에, 주인이 아직 살아 있는지부터 확인해 주세요.” 통화가 끝난 뒤 검은 원장에는 민석에게도 같은 시간의 알림이 떠올랐다. [반환 요청 당사자 / 연락 의사 있음] [응답 여부: 본인 판단] 이번에는 ‘확인 완료’라는 말이 없었다. 민석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면서도 오랜만에 화면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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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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