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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50화
PAYLUA ORIGINAL · 제150화

150화. 미래의 영수증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3,403자

오프라인 책장
1월 8일 금요일 아침, 강민석은 돈이 들어온 통장을 보며 출근 준비를 했다. 천만 원은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은행에서 공식 확인이 끝날 때까지 사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실제 잔액이 늘어난 계좌를 보는 마음은 복잡했다. 십 년 전의 잘못된 기록 때문에 오늘의 자신이 이득을 보는 그림이 너무 쉽게 완성될 수도 있었다. 그는 거울을 바라봤다. 처음 내일의 돈을 알게 됐던 날의 자신과 지금의 얼굴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다만 무엇을 먼저 묻는지가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는 ‘얼마나 들어오지?’였고, 지금은 ‘누가 무슨 이유로 나를 수취인이라고 썼지?’였다. 그날 오전 세온기록관리에서는 공식 정정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열렸다. 문을 열기 전 서문재는 복도에서 강민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짧은 사과문을 건넸다. 단순히 잘못했다고 쓰인 글이 아니라, 자신의 검토와 서명이 어떤 문서에 남았는지를 항목별로 적은 글이었다. 민석은 그 자리에서 읽고 곧 돌려주었다. “하은 씨한테 이걸 건네실 겁니까?” “그분이 원하신다면요.” “그분을 용서해야 하는 자리로 부르지 마세요. 확인할 일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문재는 입술을 깨물었다. “알겠습니다.” 민석은 문을 열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누군가의 거대한 사과와 자백을 보면 모든 일이 끝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사과가 필요한 사람과 기록을 고쳐야 하는 사람, 실제 돈을 확인해야 하는 기관은 서로 달랐다. 한 사람의 참회가 세상 모든 장부를 고쳐 주진 못했다. 하은의 비공개 보호 요청과 지급 미확인 상태를 분리한 기록이 생성됐고, 정아의 ‘확인할 수 없음’ 역시 지급 완료와 별개로 보존됐다. 소희의 미수령 이의 제기에는 원본과 실제 금융 거래를 계속 대조해야 한다는 표시가 붙었다. “돈이 없었다는 결론은 아직 아닙니다.” 혜라가 설명했다. “모두에게 실제 지급 여부를 확인할 기회를 다시 연 겁니다.” 하은은 서류의 마지막 부분만 몇 번 읽었다. ‘정보 비공개 선택은 수령 인정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그녀는 볼펜을 들고 자신의 확인란에 이름을 적었다. 십 년 전에 이름을 감추려고 했던 사람이, 십 년 후에 자기 의사를 보존하려고 다시 이름을 적는 장면이었다. 다만 그 이름은 그녀가 동의한 담당자들만 볼 수 있었다. “이제 끝난 건가요?” 민석이 물었다. “당사자 기록의 중요한 부분은 고쳐졌습니다.” 혜라가 답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사용해 작성한 거래와 실제 돈의 행방은 별도로 조사해야 합니다.” 세린은 천만 원 거래 관련 확인 요청의 접수증을 전했다. 특정인에게 자동 반환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 지급 사유와 실질적 권리자를 확인할 때까지 거래를 유지하고 후속 절차를 밟겠다는 문서였다. “적어도 당신이 누군가의 돈을 몰래 받았다는 상황으로 만들 순 없겠네요.” 준성이 말했다. 민석은 그를 보았다. “아직 누구 돈인지 모른다는 것도 정확히 써 놔.” 준성이 웃었다. “이제 내 직업이 그 말 적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점심 무렵 서윤은 익명화된 기사 초안을 하은에게 보여 줬다. 하은은 두 문장을 빼 달라고 했다. 자신의 학교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들이었다. 서윤은 아무 말 없이 삭제했다. 기사가 약해질까 걱정하는 대신, 사실의 범위를 좁혀도 드러낼 수 있는 구조를 찾았다. 기사가 나간 뒤 댓글에는 돈을 안 받았으면 어쩌면 그렇게 당당하냐는 말과, 어째서 미수령 확인을 신청자가 직접 몇 번씩 해야 하냐는 말이 뒤섞였다. 서윤은 댓글 수보다 사건의 이해관계자가 잘못된 정보의 사용을 멈췄는지에 더 관심을 두었다. 오후 세 시, 김예린은 2016년 검증 규칙 17의 복구 시험 결과를 전달했다. 샘플 데이터에서 비공개 정보는 비공개로, 미수령은 미수령으로, 확인되지 않은 거래는 확인되지 않은 거래로 분리 표시됐다. 예린은 이를 실제 전체 시스템에 배포하려면 책임자 승인과 회귀 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복구 성공이라고 축하하긴 이르네요.” 민석이 말했다. “시험 성공이라고는 말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정확히 무엇을 되찾았는지도요.” 그 말이 민석에게는 중요했다. 십 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오늘부터 누가 다시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할지는 바꿀 수 있었다. 오후 여섯 시. 하은은 민석을 다시 만났다. 처음 만난 편의점 옆 카페였다. 그녀는 처음과 달리 따뜻한 차를 실제로 마셨다. “그때 저한테 볼펜 주셨어요.” 하은이 파란 볼펜을 보여 줬다. 민석은 그것을 받지 않고 한참 바라봤다. 손에 익숙한 회사 로고였다. “제가 드렸나요?” “네. 읽어 보고 결정하라고. 서명 안 해도 된다고.” 그는 눈을 감았다. 완전한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단지 오래전 서류 더미와 작은 상담 창구, 얇은 손목을 가진 학생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미안합니다. 그때 일을 바로잡아 주지 못해서.” “제가 원하는 건 미안하다는 말보다, 이번에 제가 무슨 선택을 했는지 제대로 남기는 거예요.” 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은은 자신을 사건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적이 없었다. 그저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카페를 나오는 길, 은행에서 확인 문자가 왔다. 천만 원의 지급 근거 조사와 정정 요청이 정상 접수됐다는 알림이었다. 즉시 반환되거나 소유권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었다. 민석은 더는 그것을 자기 승리로 계산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원장의 화면이 처음으로 비어 있었다. [내일의 잔액: 표시할 확정 정보 없음] 그는 웃었다.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말이 이렇게 마음을 놓이게 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잠시 뒤 화면 오른쪽 구석에 작은 봉투 아이콘이 나타났다. 민석이 누르자 스캔된 영수증 사진 한 장이 열렸다. 종이 가장자리는 마치 오래된 문서처럼 누렇게 변해 있었지만, 위쪽의 날짜는 2036년 1월 8일이었다. [수취인: 강민석] [거래 금액: 0원] [기록 형식: 원본 보관 이관] [서명: 강민석] 민석은 사진을 확대했다. 자신이 십 년 뒤에 어떤 서명을 하게 될지 알 수는 없었다. 원본의 진위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도장 아래에 적힌 한 문장은 흥미로웠다. ‘2016년 기록에서 제외된 마지막 한 사람에게 원본을 돌려주었음을 확인함.’ “하은 씨 말고 또 누가 있단 말이야?” 화면이 한 번 더 바뀌었다. [미확인 수취인: 1명] [기록 생성 시각: 2027.01.08 18:43] [열람 예정: 2027.01.09 09:17] 이어 발신자 이름이 나타났다. 2036년 강민석. ‘이번에는 돈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아니다. 네가 돈을 돌려주려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민석은 통장에 들어온 천만 원보다 그 이름 없는 한 사람을 오래 생각했다. 지난 열흘 동안 찾아낸 기록은 누군가를 살려 냈다. 하지만 열 해가 지난 미래에서 도착한 듯한 영수증은 여전히 자신에게 물었다. 네가 모르는 사람의 내일까지, 누가 이미 완료라고 적어 놓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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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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