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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30화
PAYLUA ORIGINAL · 제130화

130화. 돌아온 확인자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3,546자

오프라인 책장
민석은 12월 22일 화요일 아침을 기다리지 못했다. 월요일 밤 열두 시가 되기 전, 그는 세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정도현 이름이 떴다고 하셨죠?” “네. 사망한 사람이 제 대신 확인한다고요.” “고인의 계정이 남아 있는 것과 고인이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다만 누가 그 이름을 쓸 수 있게 유지했는지는 알아봐야 해요.” 민석은 수첩에 적었다. 사람과 계정을 구분할 것. 돈과 보고서를 구분할 것. 그리고 사망 기록과 시스템 이름을 구분할 것.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점점 단순해지면서 동시에 더 어려워졌다. 화요일 오전 여덟 시 십 분, 성우데이터솔루션의 회의실에는 낯선 사람이 한 명 앉아 있었다. 회색 점퍼를 입은 중년 남자는 자신을 시스템 유지보수 담당자 유정호라고 소개했다. 말수가 적었고, 인사한 뒤 가장 먼저 파일 보관 동의서를 요청했다. “2016년부터 쓰던 시험 계정 중 하나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유정호가 말했다. “이름은 정도현입니다. 본인이 접속한 흔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관리자 공용 시험값으로 복제된 적이 있어서요.” “누가 복제했습니까?” 서윤이 물었다. “회사 보유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계정에 남은 권한이었습니다.” 그는 종이 한 장을 앞으로 밀었다. 도현의 이름이 붙은 계정은 본래 '실제 수취인이 확인되지 않은 건을 최종 완료로 보내지 않는다'는 검증 전용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 이후 고객사 일부에서 그 권한이 '대리 확인 가능'으로 해석되도록 매핑표가 바뀌었다. 검증을 막는 역할이 검증을 통과시키는 역할로 뒤집힌 것이다. 준성이 눈을 감았다. “이게 그렇게 된 거군요.” “바뀐 이력은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승인했는지는 관련 기록 보존 범위 안에서 확인하는 중입니다.” “어느 계정이 바꿨습니까?” “서문재 씨 명의의 위임 계정이 승인 목록에 있습니다. 본인 직접 승인인지는 미확인입니다.” 서문재는 회의실 끝에서 그 말을 들었다. 그는 화를 내거나 항변하지 않았다. “제가 위임을 끊지 않은 책임은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도현 씨가 검증을 하게 만들려고 했던 일을 거꾸로 바꾸는 데 동의한 기억은 없습니다.” 민석은 이상하게도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믿는 순간 이야기가 너무 쉬워지기 때문이었다. 서문재 한 명이 나쁘거나 불성실해서 모든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자신은 편해졌다. 그러나 자료에는 2018년 승인, 2026년 재사용, 판매사의 화면, 외부 고객사의 안내 등 여러 단계가 겹쳐 있었다. 어느 하나가 빠져도 피해는 달라질 수 있었다. 오전 아홉 시. 서윤은 2016년 원고를 다시 열었다. 이번에는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개인정보가 제거된 질문지만 제시했다. 그녀가 열 해 전에 보냈던 질문 중 마지막 문장은 짧았다. '누가 미수령이라고 말했는가. 그 말을 누가 확인했는가.' 유정호는 그 문장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이 문구가… 17번 검증 양식에 들어가 있습니다.” “도현 연구원이 답장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서윤이 말했다. “그렇다면 원본 설계자가 실제 당사자의 질문을 기준으로 검증 규칙을 고쳤을 수 있습니다. 당시 개발 자료를 다시 확인해야 해요.” 민석은 그제야 한서윤의 이름이 수첩에 왜 남아 있을 수 있는지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이해했다. 미래에 만날 사람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의 결정에 영향을 준 질문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는 2016년의 한서윤을 만나지 않았다. 다만 이름이 적힌 종이를 읽었을지도 몰랐다. 아홉 시 십오 분, 준성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유지보수 창구에서 공식 회신이 왔다. 현재 해당 작업의 '자동 대리 확인' 기능은 중지 요청이 접수됐고, 임시 차단 조치가 적용됐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일부 외부 고객사의 과거 확인서에는 그 결과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이제 정말 막힌 거죠?” 민석이 물었다. “지금 확인한 처리 경로는요.” 준성이 답했다. “남은 경로가 없는지는 더 점검해야 해.” 아홉 시 십칠 분. 민석의 공식 은행 앱에는 입금이 없었다. 검은 원장에는 잠시 숫자만 나타났다. [예정 입금: 48,000원] [실제 입금 확인: 없음] [예상 수취인: 최초 미수령인] [대리 확인: 실패] 그리고 밑에 낯선 문장이 붙었다. [원본 확인자: 정도현] [계정 상태: 사후 유지] [새로운 수취인 기록: 생성 대기] 민석은 원장을 내려놓았다. 도현이 살아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다만 죽은 연구원의 이름을 빌려 누군가를 '받았다'고 만들려 했다는 흔적만큼은 조사할 수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백소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 오늘 공식 대조 결과 받았어요.” “어떻게 됐습니까?” “2016년에 미수령이라고 이의 제기했던 기록이 남아 있대요.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대요.” “뭔데요?” “제가 신청하지 않은 새 지급 확인서가 오늘 날짜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고요. 막혔다는데… 수취인 이름이 제 이름이 아니래요.” 민석은 걸음을 멈췄다. “누구 이름입니까?” “담당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어요. 대신 제 동의 없이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건 정정 대상이라고 설명해 줬어요.” 그는 세린에게 즉시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소희가 말한 이름을 알아내겠다며 거래 기록을 뒤질 수는 없었다. 당사자 동의와 공식 자료를 통해 추적해야 했다. 낮 열두 시, 윤혜라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자료 하나를 보내 왔다. 찢어진 수첩 페이지와 이어지는 종이의 실물이 아직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6년 10월 25일 작성된 별도 보관 목록 한 장에는, 민석이 어젯밤까지 놓치고 있던 구절이 적혀 있었다. '17번 확인 보류. 다음 대상: 이름 없는 수취인.' 서명 칸에는 어떤 이름도 없었다. 서윤은 문장을 읽고 조용히 말했다. “이름 없는 사람이 실제로 있었다는 뜻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비워 둔 시험 항목일 수도 있겠죠.” 민석이 답했다. 그때 원장이 한 번 더 켜졌다. 이번에는 숫자가 아니라 오래된 봉투의 사진이었다. 사진 가장자리에는 찢어진 수첩과 같은 누런 종이결이 보였다. 봉투 겉면에는 단어 셋이 적혀 있었다. '수취인 미정 / 대리 확인 금지 / 봉인 유지.' 그리고 검은 원장은 처음으로 민석에게 날짜가 아닌 장소를 보여 줬다. [원본 대조 장소: 세온기록관리 제2보관실] [열람 요청 접수자: 이름 없음] [접수 시각: 2026.12.22 11:58] 민석은 시계를 봤다. 열두 시 오 분이었다. 접수 시각은 불과 일곱 분 전. “지금 누가 제2보관실에 왔어요.” 혜라의 전화가 곧바로 울렸다. 보관실 직원이었다. 누군가 오전 열한 시 오십팔 분에 직접 찾아와 원본 열람을 요청했고,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보고였다. “돌아갔답니까?” 혜라가 물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니요. 아직 로비에 계십니다.” “누구신데요?” “이름을 말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열일곱 번째 확인서의 당사자라고만 해요.” 민석은 서윤을 바라봤다. 십 년 동안 숫자와 이름을 뒤쫓던 끝에, 이번에는 살아 있는 사람이 문 앞에 와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정말 당사자인지 확인하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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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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