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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16화
PAYLUA ORIGINAL · 제116화

116화. 살아 있는 다리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793자

오프라인 책장
김예린은 'bridge-live'라는 이름을 듣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보다 먼저 연구실 문부터 닫았다. 화요일 오후 네 시, 난방기가 웅웅거리는 방에는 민석과 준성, 세린 네 사람만 남아 있었다. “그 이름을 어디서 봤어요?” 준성이 외부 모듈의 접속 기록 중 공개 가능한 부분을 보여 줬다. 수신 기관 이름과 개인 식별값은 가려져 있었지만, 호출 기능과 일시, 전송 모듈 명칭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걸 보고 접속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습니까?” 민석이 물었다. “아니요. 서버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죠.” 예린이 말했다. “그렇지만 왜 2036년이 나왔는지는 하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린은 서랍에서 2016년 설계 노트를 꺼냈다. 귀퉁이가 닳은 종이에 서로 다른 두 날짜가 적혀 있었다. 하나는 기록을 만든 시각, 다른 하나는 보관 계약이 끝나는 시각이었다. [생성 2016.11.20 16:42] [보존 만료 2036.11.20 16:42] “이십 년짜리 보존 정책이었습니다. 종료일을 보고서에 표시했어요. 그런데 외부 모듈에서는 만료일을 실행일로 읽은 적이 있어요. 시각이 같아서 착각하기 쉬웠죠.” 민석은 심장이 잠시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뒤쫓던 '2036년 강민석의 접속'이 단순히 열 해 뒤에야 만료되는 문서의 날짜일 수 있었다. 예린은 칠판에 일직선을 그었다. 왼쪽 끝에는 2016년, 가운데에는 2026년, 오른쪽에는 2036년이라고 썼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연구원들은 미래를 보는 기계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 보존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남은 미확인 서류를 알려 주는 장치가 목적이었다. “보존 만료가 2036년이라는 말은, 2036년에 작성했다는 말과 완전히 달라요. 시스템마다 날짜 필드 이름이 제각각이면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사건을 가리킬 수 있어요.” 준성은 그 선 아래 다른 선을 그었다. “그런데 사용자가 현재 자료를 수정하면 보존 예정 기록도 새로 생성될 수 있죠. 사람이 화면을 보면서 '미래에 온 메시지'라고 착각하게.” 민석은 칠판을 바라보며 문득 화가 났다. 그동안 자신을 밤마다 깨웠던 메시지가 단순한 날짜 혼동의 산물이라면, 그를 조롱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화가 난다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미래의 증거로 남겨 둘 수는 없었다. 자신의 바람이나 공포 때문에 증거를 해석하는 순간, 그도 누군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럼 미래의 내가 아니라 날짜 칸을 잘못 읽은 결과란 겁니까?” “그럴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가 본 2036년 기록 전부를 설명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준성이 물었다. “그런데 보존 만료는 2036년이고, 보고서엔 2036년 검토자 의견도 있잖아요. '나는 서명하지 않았다'는 그 문장은 누가 쓴 거죠?” 예린은 노트를 덮었다. “그래서 bridge-live가 문제입니다. 2016년 데이터를 2026년의 입력과 연결해 주는 다리. 오래된 시험 데이터에 지금 누군가 올린 문장을 합치면, 미래에 쓰인 기록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죠.” “지금 누군가 우리 행동을 보고 반응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서윤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렸다. 그는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예. 하지만 어디까지가 자동 반응이고 어디부터 사람이 쓴 말인지는 조사해야 해요.” 저녁 무렵, 세린이 요청한 자료 보존 통지가 현재 bridge-live를 운영하는 회사에 전달됐다. 운영 회사는 공공기관도 금융기관도 아닌 '성우데이터솔루션'이라는 작은 기술 업체였다. 폐업한 회사의 자산 일부를 인수했다는 사실은 사업자 공시로 확인됐다. 회사에는 외부 고객사에 데이터를 연계하는 서비스가 실제로 존재했다. “사람이 실제로 접속한 기록을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네요.” 민석이 말했다. “공식 절차로요.” 세린이 대답했다. “우리가 직접 들여다보거나 비밀번호를 찾아보는 건 증거를 망칠 수 있어요. 우선 보존과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성우데이터의 고객지원 담당자는 업무가 끝나기 직전에 전화를 받았다. 자료가 보존 중이라는 확인은 했지만, 고객사의 이름과 내부 작업자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해당 모듈이 배송 결과와 원장 상태를 한꺼번에 묶어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정정 데이터를 보내면 이전 결과가 바뀝니까?” 서윤이 물었다. “제품 설정에 따라 다릅니다. 기존 보고서를 재생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자동으로 합니까?” “기본값은 아닙니다.” 그 말에 방 안의 모두가 침묵했다. 누군가 이미 고쳐진 '미인계'를 알면서도, 오래된 '인계 완료' 보고서를 그대로 배포하고 있을 수 있었다. 민석은 밖으로 나와 복도 끝 자판기에 섰다. 예전 같으면 모든 수수께끼를 풀었다고 환호했을 것이다. 2036년은 단순한 데이터 오류, 미래의 자신은 시험 계정. 그런데 그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었다. 원장이 아직 알아서는 안 될 시간의 사건을 맞힌 적이 있었고, 그 반응의 출처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녁 여덟 시를 넘겨 그는 원장에 묻듯 중얼거렸다. “너, 진짜 미래에서 온 거야? 아니면 지금 누가 널 쓰는 거야?” 원장은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열 분 뒤, 알림이 켜졌다. [보존 만료일과 작업 실행일의 혼동: 정정 후보] [현재 접속자: 실시간 요청 1건] [요청 내용: 원본 수취인 전체 확정] 민석의 눈이 커졌다. 누군가 지금도 '전체 수취인 확정'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요청의 보낸 사람 칸에는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요청 계정: 서문재] 그가 직접 요청했는지, 누군가 명의를 가져다 썼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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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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