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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15화
PAYLUA ORIGINAL · 제115화

115화. 복제된 수취인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896자

오프라인 책장
12월 15일 화요일 아침, 편집국 정문에는 취재진이 몰려 있었다. 서윤이 전날 송고한 기사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서윤의 이름을 붙여 '비밀 기록을 입수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기 때문이었다. 보도자료에는 검은 원장의 화면과 닮은 검은 배경이 있었다. 봉투를 전달받은 날짜, 증거를 확인했다는 문장, 기자 이름까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보도자료의 마지막 줄은 가장 악질적이었다. '한서윤 기자가 원천 지급 자료의 진위를 확인했음.' “제가 안 했어요.” 서윤은 동료들에게 말했다. “원본 확인도 하지 않았고, 제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낸 적도 없습니다.” 편집장은 곧바로 법무팀에 연락했다. 외부 자료에 기자의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해당 문서의 유통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서윤의 공식 기사는 그대로 유지하되 정정 여부는 사전에 나온 확인 사실에 맞춰 판단하기로 했다. “기사를 못 내게 하려는 건지, 네가 거짓 기사를 쓰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네.” 편집장이 말했다. “둘 다일 수도 있죠.” 서윤은 사무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어제의 미수령 확인서, 오늘의 보도자료, 운송업체 상태 화면을 세 칸으로 나누었다. 민석과 세린이 합류했다. 준성은 보도자료의 기술적 정보를 검사하고 있었다. “파일 생성 날짜가 어제 밤인데 기자 서명에 붙은 인증 문자열은 일요일 오전 거예요.” 준성이 말했다. “기자가 실제로 서명한 게 아니라 운송 시스템의 '수취인 확인' 문자열을 가져온 것 같아요.” “서명 이미지가 같나요?” 서윤이 물었다. “놀랍게도 아니에요. 문자열만 같아요. 그 문자열이 확인 완료를 뜻한다고 해석한 모듈이 있는 모양입니다.” 민석은 도현이 남긴 메모를 떠올렸다. ‘내 이름이 승인자로 찍히면 이 문서를 먼저 보여 달라.’ “그때부터 계속 같은 방법이었네요. 사람 이름이 들어간 칸을 승인으로 사용하는 것.” 세린은 보도자료의 배포처 가운데 하나가 금융상품 판매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단순한 명예훼손이나 언론 사칭을 넘어, 어떤 회사가 그 문서를 근거로 투자자 설명자료를 변경할 위험이 있었다. “완료라는 말이 건너다니는 경로를 빨리 확인해야 합니다.” 서윤은 휴대전화로 어머니에게서 온 메시지도 읽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침 뉴스를 보고 딸이 사고라도 당했느냐고 물었다. 누군가 기자 이름을 사칭했다는 말이 방송에서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윤은 급히 전화했다. “엄마, 나 멀쩡해. 내가 안 받은 서류를 받았다고 적은 사람이 있어서 정정하는 중이야.” “그럼 그냥 아니라고 말하면 되는 거 아냐?” “그러게. 그런데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시스템엔 맞다고 떠.” 어머니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말했다. “그러면 증인을 만들면 되잖아. 네가 집에 있을 때 내가 봤다, 이렇게.” 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증인은 있어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그 시간에 내가 어디 있었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거든.” “뭐가 중요한데?” “누가 내 이름으로 확인했다고 썼는지.” 어머니는 이해한 듯도, 이해하지 못한 듯도 했다. 전화를 끊기 전, 점심은 꼭 챙겨 먹으라는 말을 남겼다. 서윤은 빈 종이컵을 쳐다봤다. 남의 이름을 빌려 기사와 보고서를 만들어 낸 누군가가 자신의 평범한 하루까지 흔들고 있었다. 오전 아홉 시 십칠 분. 검은 원장이 켜졌다. [2차 수령 확인: 완료] [서명 주체: 한서윤] [연계 보고서 검토: 승인 가능] 서윤은 시각을 직접 확인하고 놀라지도 않았다. 예고된 대로 표시가 바뀌었다.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아직 수신하지 못한 판매사들의 회신이었다. 라온에게서 전화가 왔다. 운송 회사가 전날의 가짜 수령 기록을 '실제 인계 없음'으로 정정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정정 후에도 외부 결과 집계 모듈에서는 여전히 '완료' 상태가 보이고 있었다. “우리 회사 자료에선 안 받았는데, 외부에선 받은 거래요.” 라온이 말했다. “고쳤다는 게 왜 반영이 안 되는 거예요?” “같은 원본을 보고 있는 게 아니어서 그래요.” 준성이 낮게 말했다. 그들은 운송업체의 수정 접수 시각과 외부 보고서의 조회 시각을 비교했다. 정정이 먼저, 완료 표시가 나중이었다. 누군가는 고쳐진 진실보다 오래된 '완료'를 더 높은 우선순위로 처리했다. 정오 무렵 정태겸이 연락했다. 한 외부 고객사가 한서윤 명의의 확인 자료를 가지고 '문제가 해결됐다'고 안내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태겸은 배포를 중단하도록 요구했지만 고객사 담당자는 '문서상 완료'라며 망설였다. 민석은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문서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보여 줬잖아요!” 전화기 너머에서 태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멈추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멈춘다는 회신은 아직 못 받았습니다.” 민석은 한숨을 삼켰다. 소리친다고 타인의 행동이 거꾸로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오후 두 시, 관련 기관과 판매사 세 곳에 수정 요청이 정식 접수됐다. 제출 자료에는 서윤이 실제로 봉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 운송업체의 정정 기록, 보도자료를 작성하거나 승인하지 않았다는 언론사의 확인이 포함됐다. 누구도 검은 원장의 비밀 화면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오후 세 시를 조금 넘겼을 때 검은 원장은 처음으로 화면 오른쪽 아래에 작은 숫자를 띄웠다. [복제된 수취 확인서: 3개 기관 배포] [1개 기관: 정정 수신] [2개 기관: 원본 수령 사실 오인 가능] 서윤은 그 숫자를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서 누가 이걸 만들었죠?” 준성은 아직 정확한 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프린트 한 장을 내밀었다. 외부 결과 집계 모듈이 호출한 마지막 주소였다. 주소 끝에는 폐업한 서한문서관리의 이름이 아니라, 현재도 사용 중인 시험 서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M36-ORIGIN / bridge-live / 2026` “십 년 뒤가 아니야.” 준성이 말했다. “지금 누군가 접속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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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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