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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12화
PAYLUA ORIGINAL · 제112화

112화. 배송 완료의 두 가지 시간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916자

오프라인 책장
운송 기사의 이름은 최라온이었다. 서윤보다 네 살 어렸고, 이 일을 시작한 지 석 달째라고 했다. 라온은 고객센터와 통화하면서 다섯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다. “물건은 제 손에 있어요. 수취인은 받지 않았다고요.” 상담원은 먼저 '완료 처리 취소' 버튼을 눌러 보라고 안내했다. 버튼은 회색이었다. 라온이 난처해하자 상담원은 관리자에게 넘기겠다고 했다. 민석은 그의 화면을 흘긋 보았다. '물리 배송 상태'와 '의뢰인 보고 상태'가 서로 다른 칸에 적혀 있었다. [물리 배송: 인계 대기] [의뢰인 보고: 인계 완료] “이 두 칸을 하나로 합쳐 보낸 건가 봅니다.”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까?” 서윤이 물었다. 라온이 고개를 저었다. “고객이 못 받았다고 하면 기사 입장에선 심각한 일이에요. 사진도 없고 서명도 제가 안 받았는데 완료라고 떠서 저도 미치겠어요.” 기록 보관 기관의 당직 번호로 연결한 사람은 윤혜라였다. 일요일이라 사무실에 없었지만, 회색 봉투가 예전에 분실됐던 P00 원본과 관계가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확인 가능한 절차를 안내했다. 한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봉투를 열거나 택배 기사에게 맡기지 말고, 의뢰 업체가 제3자와 함께 미인계 사실을 보존할 수 있는 임시 보관 방식을 신청하라는 것이었다. “저희 기관이 아직 이 봉투를 받기로 한 건 아니에요.” 혜라가 분명히 했다. “출처도 확인하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누군가 실제로 무엇을 들고 있었는지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세린도 통화에 들어왔다. “서윤 씨는 신청인이 아닙니다. 봉투가 기자에게 배달됐다는 사실과 기사 측 배송 시스템이 수령했다고 기록한 사실은 다릅니다. 둘 다 따로 보존하죠.” 라온이 운송업체 관리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관리자는 처음에 분실 신고부터 하라고 했지만, 서윤이 직접 받지 않았다는 서면 확인과 운송 기사 촬영 영상이 존재한다는 설명을 듣고 사건번호를 발급했다. 관리자는 의뢰인이 별도의 전자 인수 확인 기능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전자 인수 확인이요?” 민석이 물었다. “발신자가 수취인의 사전 승인을 확보했다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완료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래요.” “전 그런 승인을 한 적 없어요.” 서윤이 말했다. 그때 라온이 봉투의 앞면을 살펴보며 어리둥절해했다. “근데 여기 적힌 운송번호가 저희 번호 체계랑 다릅니다. 우리 번호는 열두 자리인데 이건 열세 자리예요.” 일련번호 끝에 붙은 숫자 하나. 라온의 정상 배송 앱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발신자 전용 화면을 열자 나타났다. [원본 참조: 2016-P00] [열람 예약 코드: M36-ORIGIN] [등록 기한: 2036.11.20] 민석은 마지막 줄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제 서류에도 십 년 뒤의 날짜를 넣었군.” 서윤은 휴대전화를 꺼내 코드 세 가지를 각각 촬영했다. 하지만 속으로 날짜가 너무 쉽게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 걸렸다. 누군가 2036년을 내세워 사람을 놀라게 하려 했다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운송업체 관리자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봉투 표면을 촬영하고 별도의 안전 봉인백에 넣었다. 안쪽 내용물은 확인하지 않았다. 라온과 서윤, 민석이 각각 자신이 목격한 범위만 적었고, 서윤은 '미수령'을 명시했다. 봉인백은 업체의 확인된 보안 보관함으로 옮겨졌다. 서윤의 손에는 영수증 한 장도 남지 않았다. 수령 영수증을 받으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였다. 대신 세린에게는 사건번호와 미인계 확인서의 발급 사실만 전달됐다. “오늘은 결국 아무것도 못 얻었네요.” 라온이 힘없이 말했다. “아뇨.” 서윤이 대답했다. “제가 안 받았다는 사실을 세 사람이 확인했잖아요.” 라온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이번 사건에선 가장 중요한 문장 중 하나예요.” 운송업체 관리자가 돌아간 뒤 서윤은 근처 식당에서 라온에게 따뜻한 국 한 그릇을 사 주었다. 라온은 자신이 일을 잘못한 사람처럼 비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서윤이 그 점을 취재할 수 있다고 하자 라온은 잠시 망설였다. 어린 기사가 회사와 갈등을 빚는 내용으로 기사가 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저에 대한 이야기는 빼 주실 수 있나요?” “당연하죠. 기사에 쓸 수 있는 사실과 공개해도 되는 정보는 달라요.” 라온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전 오늘 제가 못한 걸 잘했다고 처리하면 편할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나중에 제 책임이 될 수도 있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지금 기록을 고치는 거예요.” 서윤은 커피를 마시며 간단한 질문 네 개를 수첩에 적었다.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누가 손에 쥐고 있는지. 시스템은 누구에게 건넸다고 말하는지. 서류 한 장이 세상을 바꿀 것처럼 떠들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네 가지를 구별하는 사람만 늘어도 많은 일이 달라질 것 같았다. 밤, 민석과 준성은 남겨진 운송 번호를 비교했다. 앞의 열두 자리는 현행 운송업체의 발행 규칙과 맞았다. 맨 뒤 한 자리는 외부 '결과 집계 모듈'의 구분값이었다. “운송을 한 곳과 완료를 계산한 곳이 다른 거야.” 준성이 말했다. “그럼 배송 완료라고 적은 주체도 달랐을 수 있겠네.” “맞아. 그런데 이 모듈 이름… 2018년 내가 보던 자료에 있어.” 그는 검색 기록을 끌어올렸다. 흐릿한 스캔본의 하단에 작은 회사 이름이 보였다. ‘미래정산정보, 결과 연계 실증용.’ 민석의 화면에도 같은 이름이 떴다. [한서윤 보관 상태: 당사자 부인 확인] [대체 보관 예정자: 미지정] [원본 참조 잠금 해제 조건: 운송 전자 영수증] 준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누가 물건을 가져가든 상관없는 것 같아. 필요한 건 봉투가 아니라, 영수증이야.” 그 말이 끝나자 서윤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발신 번호는 표시되지 않았다. ‘물건을 지키고 싶다면 다음 배송을 막으세요. 두 번째 봉투는 진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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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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