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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105화
PAYLUA ORIGINAL · 제105화

105화. 아홉 시 오 분의 철회

내 통장에 내일의 돈이 입금된다 · 2,643자

오프라인 책장
아침 아홉 시가 되기 십 분 전, 강민석은 어느 은행 앞도 아닌 세온기록관리의 상담 창구에 앉아 있었다. 검은 원장은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아홉 시 오 분에 이의를 철회한다고 예고했다.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그 문장을 본 순간 민석은 모든 사람에게 연락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 명부가 실제로 누구를 가리키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세린은 소문을 퍼뜨리기보다 기관에 위험 징후를 전달하자고 했다. “익명 목록 전체가 조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린이 말했다. “그러니 각 기관이 자신이 가진 기록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해요.” 민석은 상담 담당자에게 화면과 시각을 건넸다. 담당자는 자료를 받아 두었지만, 이름이 가려진 제삼자의 이의 철회 여부를 알려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석은 부탁을 반복하지 않았다. 대기실의 벽시계는 한 번씩 아주 작게 소리를 냈다. 민석은 시계를 보지 않으려고 책상 위 안내지를 펼쳤다. 잘못 처리된 개인정보에 대해 정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적힌 평범한 종이였다. 사람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원장의 검은 버튼보다 길고 번거로웠다. 그러나 그 절차에는 누가 접수했고 어떤 답을 받아야 하는지 남는 장점이 있었다. 한 중년 여성이 상담 창구로 다가와 오래된 편지를 꺼내 들었다. 민석은 내용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자신이 찾는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 순간 그는 스스로 놀랐다. 아무 근거 없이 타인의 얼굴에 숫자 하나를 붙이고 있었다. 그는 의자를 조금 옮겼다. 여성이 누구든, 그녀가 가져온 편지가 무엇이든, 자신은 알 권한이 없었다. 담당자가 물었다. “왜 계속 시계를 보십니까?” 민석은 대답을 고르다가 말했다. “아홉 시 오 분에 잘못된 기록이 하나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요.” “가능성이라고 하셨죠?” “네.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그 말을 입 밖으로 낸 순간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다. 천천히 말하면 정확해진다는 사실을 그는 오랜만에 배웠다. 아홉 시 사 분. 원장 화면에는 아직 ‘철회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홉 시 오 분. [이의 상태 변경: 철회] [대상: 수취인 7] 민석은 시계를 보았다. 바로 그때 상담 담당자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통화를 마치고 얼굴이 굳었다. “민석 씨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외부 연동 오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부 확인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은 어떤 철회가 실제로 접수됐다는 뜻도 아니었다. 단지 같은 시각에 확인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었다. 민석은 스스로에게 그 구분을 반복했다. 점심 무렵, 준성이 오래된 프로그램의 시험 화면을 찾아왔다. 타임스탬프를 생성하는 모듈이 포함된 기술 문서였다. “이거 봐. 상태가 바뀌는 시간을 예측해서 표시하는 게 아니야. 예정된 시간에 일괄 처리하도록 예약하는 기능이야.” “그럼 아홉 시 오 분은 누가 정한 거야?” “내가 찾아야 할 부분이 그거지.” 준성은 2018년 자료에 남아 있던 설명 문구를 읽었다. ‘응답 대기 상태는 오전 배치 작업에서 종결 처리할 수 있음.’ “여기서 종결은 업무 목록을 닫는다는 뜻이야. 사람의 이의를 철회한다는 뜻이 아니었지.” 민석은 의자에 기대었다. 미래를 맞힌 게 아니라 누군가의 내부 처리 시간을 알고 있었을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을 겁먹게 했던 숫자들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이런 식으로 설명될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문제의 무게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시간을 맞히기 위해 누군가의 상태를 함부로 바꾸는 시스템이라면, 오히려 더 위험한 것이었다. 오후 네 시, 세린의 사무실로 한 통의 팩스가 들어왔다. 이의 철회가 아니라 '이의 처리 종결'이라는 내부 문구가 고객 안내문에서 '철회'로 번역돼 표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회신이었다. 회신은 누가 실제로 이의를 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서윤은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 “그러면 기사 제목이 바뀌겠네요. '사람이 철회했다'가 아니라 '시스템이 철회로 표시했다'.” “사소해 보이는데 엄청난 차이네.” 준성이 말했다. 그 시각 정태겸은 약속한 보고서 중단 통지의 발송 내역을 보내 왔다. 네 곳의 판매사에 배포 중단 요청을 했고, 두 곳은 수신 확인이 끝났으며, 나머지는 회신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세린은 그 상태도 ‘전면 중단’이라는 말로 바꾸지 않았다. 민석은 태겸에게 회신을 보냈다. ‘미확인 유통사에 대해 추가 조치를 요청합니다. 현재 표시되는 수령 확인율의 근거도 정정해 주십시오.’ 밤 열한 시, 원장의 72시간은 하루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안내문이 떴다. [대표 수취인 검토 기한 임박] [기한 종료 시 기존 상태 유지] 기존 상태. 그것은 자신도 모르는 지급을 받았다고 적어 둔 상태였다. 민석은 휴대전화를 쥐고 잠시 고민했다. 그러고는 검은 원장이 아닌 공식 접수 창구에 다시 자료를 보냈다. 이번에는 열 명의 이름이 아니라, 대표 수취인이라는 표기 자체가 실제 동의와 무관하다는 근거였다. 접수 버튼을 누르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보완 자료가 정상 접수되었습니다.’ 바로 다음 순간 검은 원장에도 한 줄이 생겼다. [대표 수취인: 승인 불가] 화면 아래 아주 작은 글씨가 덧붙었다. [승인 권한 이전 준비 중] 민석은 눈을 감았다. 자기 이름을 지웠다고 해서 버튼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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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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