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88화
PAYLUA ORIGINAL · 제88화

88화. 종이비행기로 세계를 멸망시키지 마세요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3,452자

오프라인 책장
세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셋이었다. 첫째, 강제 배송을 멈춘다. 둘째, 재난 경보는 계속 보내게 한다. 셋째, 오늘도 로딘이 건물을 불태우지 못하게 한다. 마지막이 제일 어려웠다. “건물이 아프다고? 그럼 불로 소독하자!” “고객님, 소독과 방화는 다릅니다.” “용에게는 비슷하다!”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치료소에 용 출입 금지 팻말이 붙은 겁니다.” 로딘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저 정도면 설득에 성공했다. 아마도. 테른이 대합실 중앙에 세 개의 레버를 설치했다. 첫 번째는 공공 경보, 두 번째는 일반 우편, 세 번째는 계약 통지였다. 앞서 확보한 우회 종선 덕분에 첫 번째 레버는 독립 유지가 가능했다. “두 번째 일반 우편은요?” 내가 묻자 세이가 말했다. “부하가 걸리지만 정상 전달 중입니다. 강제 발송은 세 번째 계약 통지선에서 시작됩니다.” “그럼 위험한 레버만 분리합시다.” “승인이 나야 하오.” 테른이 말한 순간 수정 통신판이 깜빡였다. 천계 중앙 안전 감독관의 얼굴이 나타났다. “백색 중계소 긴급 안전 분리 신청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잿빛 머리와 길쭉한 안경을 가진 남자였다. 이름은 델리온. 말투는 놀랍게도 내가 전생에 만났던 감사실 과장과 똑같았다. “요청을 반려합니다.” “네?” “제출 자료에는 운송 시스템의 위험은 있지만 긴급한 인명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럼 사람에게 편지를 맞혀 봐야 합니까?” “비꼬지 마십시오. 재난 경보 우회 경로가 아직 정식 인수 검사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현장 시험은 끝났는데요.” “현장 시험과 정식 인수는 다릅니다.” 짜증은 났지만 그의 말에는 의미가 있었다. 비상 경보 회선을 옮기다가 다른 마을에 경고가 안 가면 큰일이다. 아르웬이 끼어들었다. “좋습니다. 원격 감독하에 인수 시험을 하겠습니다. 지금 바로요.” 델리온이 안경을 밀어 올렸다. “반시간 안에 가능합니까?” “시험 표본 세 곳이 대기 중입니다.” 세 곳이나. 정말 무서운 사람은 드래곤이 아니라 일정을 맞추는 상사다. 그때 갑자기 종이 한 장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가장자리가 날카로웠다. 볼에서 작은 피가 났다. “괜찮으세요?” 루루가 달려왔다. “응, 종이에 베인 정도야.” “종이가 사람을 공격했어요!” “원래 종이는 가끔 그래. 문서 작업이 많은 사람은 다 알아.” 니아는 떨어진 봉투를 비접촉 집게로 집어 감시함에 넣었다. 봉투가 내게 닿았다는 이유로 '전달 완료' 표식이 들어간 것을 보고, 테른이 수취 처리선의 독립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했다. “반응이 즉시 나타났소. 격리 전에도 봉투가 신체에 닿으면 계약 통지 수령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증거가 하나 더 생겼군.” 아르웬은 내 볼의 상처를 보고 표정을 굳혔다. “근로자 안전 사고 보고서도 쓰세요.” “아. 이것도요?” “그럼 상담원이 다쳐도 보고하지 말까요?” “아니요. 쓰겠습니다.” 루루가 약상자를 내밀었다. 작은 정령이 처음으로 내 손을 강하게 잡았다. “시온 님, 종이도 아프게 할 수 있네요.” “그래. 그래서 그냥 종이라고 함부로 대하면 안 되지.” 대화가 끝나자 로딘이 코웃음을 쳤다. “나였다면 종이쯤은…….” “태우신다고 하실 거죠?” “어떻게 알았느냐!” “오래 봤으니까요.” 첫 번째는 메라의 마을 치료소, 두 번째는 서쪽 협곡의 종탑, 세 번째는 북서쪽 화산 감시소였다. 각각 일반 경보와 긴급 경보, 취소 신호를 받아야 했다. 니아가 바람관의 공명을 조정하고, 루루가 통신판 앞에서 교신을 맡았다. “시험 신호 하나!” 루루가 외쳤다. “여기는 세계수 고객센터! 지금 보내는 경보는 진짜가 아닙니다!” 서쪽 협곡에서 답이 왔다. [시험 경보 수신. 대응하지 않음. 통신 정상] “시험 신호 둘!” 북서쪽 화산 감시소에서 작은 문제가 생겼다. 일반 경보가 긴급 경보로 분류된 것이다. 테른은 즉시 시험을 중지하고 선을 바꿨다. “이거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죠?” 루루가 물었다. “당연하지. 잘못된 경보는 아무도 안 믿게 만들거든.” 테른이 각 회선에 다른 음높이를 지정했다. 다시 시험하자 세 곳 모두 정확한 분류를 확인했다. 델리온이 원격으로 결과를 읽었다. “인수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통지선 격리는 별도의 원본 보전 조건이 있습니다.” “준비돼 있습니다.” 아르웬이 세 장의 보전표를 보여 주었다. 단독 개봉 금지, 원본 인장 유지, 격리 전후 상태 기록. 세이는 자신의 의사로 시설 측 입회인이 되겠다고 했다. “중계소님은요?” 나는 벽을 향해 물었다. “계약 통지선만 일시 격리해도 괜찮겠습니까? 다른 편지를 막는 조치가 아니며, 거절하셔도 됩니다. 다만 지금대로라면 시설에도 위험이 있습니다.” 오래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 [시설 본체의 선택: 제한적 안전 격리 허용] [원본 열람: 허용하지 않음] “확인했습니다.” 델리온이 말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 단일 위험 회선 분리를 조건부 승인합니다. 승인 범위 밖의 내용 열람은 금지입니다.” “그건 저희도 원치 않습니다.” 이제 남은 건 실행이었다. 테른이 첫 번째 레버를 고정했다. 두 번째 레버는 그대로 두었다. 세 번째 레버를 내리려는데, 천장에서 새하얀 봉투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으악!” 루루가 내 머리 뒤로 숨었다. 봉투들이 접힌 날개를 펼치더니 종이 새떼가 되어 사람들 머리 위를 돌았다. [배송 대상 감지] [관측자 다수] [대량 배송 우선순위 상승] “이 미친 우체국이!” 나는 보존막을 들고 몸을 숙였다. 종이새 한 마리가 내 이마에 부딪혔다. [수취 완료 — 최시온] “안 받았다고!” 내 항의는 놀라울 만큼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평생 콜센터에서 배운 것이 여기서 빛을 발하다니. 세이가 소리쳤다. “반송 사유 등록! 관측자를 수령인으로 지정하지 않습니다!” 분류기가 망설이는 사이 테른이 레버를 당겼다. 쿵. 바닥 밑에서 거대한 종이 울렸다. 소용돌이치던 봉투들이 일제히 멈췄다. 떨어지는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렸다. [공공 경보: 정상] [일반 우편: 정상] [계약 통지 일괄 발송: 일시 정지] [원본 자료: 안전 보존] 루루가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살았어요!” 나도 그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 오늘도 드디어 종이가 우리를 못 죽였네.” 델리온의 목소리가 통신판에서 흘러나왔다. “긴급 조치는 유효합니다. 그러나 운영 계약의 법적 지위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정식 심리가 필요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나는 일어났다. “그래서 이제 제대로 조사하려는 겁니다.” 세이가 멈춰 선 봉투 한 장을 들어 올렸다. 정확히는 봉투를 잡은 게 아니라 그 주변의 공기를 가만히 받쳤다. 그 안쪽에서 오랫동안 들리지 않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배달하지 못했다고 말해 줘.’ 세이의 종이 눈에 작은 주름이 생겼다. “……네.” 한 글자짜리 대답인데, 무척 긴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88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88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