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폭발 직전이라고 하면 대체 어떤 광경을 떠올려야 할까.
아마 편지봉투가 산처럼 쌓여 있고, 우체부가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 모습일 것이다.
실제로는 더 끔찍했다.
백색 중계소가 너무 조용했다.
“열여덟 시간 뒤 일괄 배송이 시작되면 어떻게 됩니까?”
내가 묻자 세이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모든 통지를 가능한 목적지로 동시에 발송합니다.”
“가능한 목적지가 없으면?”
“가장 가까운 감지 대상을 임시 수신인으로 지정합니다.”
“그러니까 날아가는 봉투마다 지나가는 사람, 정령, 새까지 수신인으로 만들겠다는 거네.”
“네. 배송 성공률은 백 퍼센트가 됩니다.”
내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흉악한 진상 고객들은 적어도 자기 불만을 말로 설명했다. 이 중계소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흉기로 사용했다.
테른이 압력 기록을 가져왔다. 분류관은 계약 통지만 운송하는 것이 아니었다. 재난 경보, 화재 통신, 치료소 소식까지 같은 바람관을 지나갔다. 일괄 배송으로 관이 막히면 당장 산골 마을들이 긴급 소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럼 장치를 통째로 끄면?”
루루가 물었다.
“그럼 화재 경보도 끊기겠지.”
“그건 안 되는데.”
“그래.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유지할지 구분해야 해.”
아르웬이 지도를 펼쳤다.
“계약 통지 처리만 임시 보류하고, 나머지 공공 경보는 우회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현장 운영자와 중앙 안전 감독이 필요하겠어요.”
“중앙에 요청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평균 사흘입니다.”
“저희는 열여덟 시간 남았는데요.”
“그래서 긴급 절차가 있겠죠.”
“긴급 절차는요?”
아르웬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긴급 안전 분리 신청]
[요건: 명백한 운송 장애 위험 및 대체 경로 확보]
[조치 범위: 위험 항목에 한정]
“소장님, 전 이런 서류를 준비해 두는 상사가 좋습니다.”
“칭찬 대신 관련 자료를 세 부 복사하세요.”
“취소할게요.”
그러나 복사를 했다. 진심으로.
나는 먼저 주민 측에 상황을 알렸다. 보관실의 위험을 우리만 아는 것이 가장 싫었다. 물안개 숲과 첫 약속의 언덕, 북서쪽 산촌의 안전 담당자에게 단정하지 않은 말로 설명했다.
“백색 중계소의 운송 관에 압력이 쌓이고 있습니다. 아직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계약 통지가 한꺼번에 잘못 발송될 위험이 있습니다. 재난 경보 통신은 분리하려고 합니다. 시험 신호를 받아 줄 분이 필요합니다.”
한 마을의 종지기가 곧바로 답했다.
“우리 쪽 종탑은 제가 볼게요. 대신 어제 잃어버린 양을 찾는 편지를 먼저 좀 보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나는 한숨을 참았다. 이 세상에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창구에서 자기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어 한다.
“양은 일반 우편으로 접수해 주세요. 지금은 경보 시험이 급합니다.”
“그럼 양을 찾았다는 좋은 소식도 경보로 보낼 수 있습니까?”
“그건 일반 우편으로 하시고요.”
루루가 통신판을 들고 옆에서 중얼거렸다.
“양 찾기 긴급도는 어느 정도예요?”
“양 입장에선 아주 높겠지.”
나도 모르게 답했다.
그런 순간이 있다. 웃긴 말이 먼저 나오지만, 다시 생각하면 누군가에겐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을의 양 분실 신고도 별도 접수해 주었다. 지금 당장 찾으러 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잊히지 않도록.
우선 해야 할 일은 공공 경보를 어디로 보낼지 찾는 것이었다. 니아는 오래된 우편철도 지도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바람다리 아래에 예비 종선이 있어요. 소식을 글로 보내지 않고 소리로 전달하던 길이에요.”
“그거 아직 돌아가?”
“모르겠어요. 적어도 결계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시험을 해 보자. 사람을 실어 보내지 말고 빈 신호만.”
드래곤 로딘은 그 말을 듣고 시무룩해졌다.
“나는 왜 시험에 참가하지 못하느냐?”
“소리로 시험한다니까요. 고객님 목소리면 종탑이 무너집니다.”
“나는 속삭일 수도 있다!”
“그걸 믿으라고요?”
로딘이 입을 내 귀 가까이 가져왔다.
“……인간.”
그의 속삭임이 바닥을 울렸다. 저런 목소리로 비밀 이야기를 하면 나라가 하나 망하겠다.
우리는 로딘 대신 루루를 시험 신호 발신자로 정했다. 루루는 작은 종 앞에서 폼을 잡았다.
“여기는 세계수 고객센터! 내일 하늘이 맑을 예정입니다!”
“그건 기상 예보지. 긴급 경보가 아니잖아.”
“좋은 소식은 긴급하게 전하면 안 돼요?”
“전해도 되지만 오늘 시험 문구는 정해 놨잖아.”
다시 녹음했다.
[시험 신호 01 — 실제 재난 없음]
[수신 확인을 요청합니다]
몇 분 뒤 북서쪽 작은 마을의 종지기에게서 답이 돌아왔다.
[시험 신호 수신]
[수신자는 내용 확인 후 직접 회신]
“됐어요!”
니아가 손뼉을 쳤다.
“종선은 살아 있어요!”
좋았다. 적어도 화재 경보를 지킬 방법 하나가 생겼다.
그때 에일라에게서 통신이 왔다. 첫 약속의 언덕 공급안 갱신 결과였다.
“세계수는 지난번과 같은 방식으로 제한적 허용을 직접 선택했습니다. 메라 측 지역 수로 관리단도 갱신했고, 휴식 구간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중계소 조사와 별도 처리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신 당신 쪽에서 급한 문제가 생겼다면서요.”
“네. 이번엔 편지가 폭발합니다.”
“……당신의 업무 설명은 왜 매번 사건보다 믿기 어렵습니까?”
“전력청 직원이 그 말씀을 하시면 곤란하죠.”
에일라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곧 현장 안전 절차를 안내해 주었다. 계약 통지 자체는 중단할 수 없어도 강제 일괄 발송에 쓰이는 운송 회선을 일시 격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단, 독립 감시와 원본 보전, 공공 경보 우회가 모두 갖춰져야 했다.
해질 무렵 우리는 안전 격리 시험을 시작했다. 세이는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분류기를 조작했다.
“이 작업을 하면 오늘의 배송 성공률이 내려갑니다.”
“그래.”
“저는 처음으로 나쁜 직원이 되는 걸까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처음으로 누가 진짜 편지를 받았는지 신경 쓰는 직원이 되는 거지.”
세이는 내 얼굴을 한참 바라봤다.
“그러면…… 조금 무섭지만 해 보겠습니다.”
[공공 경보: 예비 종선 전환 시험 성공]
[계약 통지: 강제 일괄 배송 격리 요청 대기]
[반송 압력: 상승 중]
우리는 조치를 요청했지만 승인 신호는 아직 오지 않았다. 반송 보관실의 문틈에서 새하얀 먼지가 새어 나왔다.
먼지가 아니었다.
아주 작게 접힌 편지였다.
한 통, 두 통, 열 통.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야, 이거 진짜 배송이 시작되기 전에 새는 거 아니냐?”
세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중계소가…… 스스로 배달하려고 합니다.”
[예상 강제 발송 시각: 앞당겨짐]
[잔여 시간: 6시간]
“아.”
정말 부럽다.
남들보다 일을 열심히 해서 사고를 일찍 치는 기계라니.
제86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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