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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5화
PAYLUA ORIGINAL · 제25화

25화. 재판에는 나무가 직접 출석해야 합니까?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4,060자

오프라인 책장
나무 삼백 그루가 열두 시간 안에 강제 회수될 예정이었다. 물론 '회수'라는 단어가 얼마나 점잖게 들리는지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세라에게 정확한 뜻을 물었다. “회수되면 나무는 어떻게 됩니까?” “줄기 안의 저장 수액을 전부 빼내요. 큰 나무는 껍질이 갈라지고, 어린 나무는 뿌리가 끊어질 수도 있어요.” “그럼 죽을 수도 있다는 거죠?” “네.” “좋네요. 그냥 강제 채취라고 쓰지.” 루루가 고개를 갸웃했다. “좋다고요?” “말은 반대로 했어.” “아, 시온 님 특유의 짜증 표현이군요.” 내가 언제부터 특유의 짜증 표현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우선 현장에 남은 나무들의 상태를 구분했다. 당장 회수 대상인 삼백 그루 중 스물일곱 그루는 뿌리에 물이 거의 닿지 않았고, 쉰두 그루는 주변 나무와 영양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추가 검사가 필요했다. 아르웬이 말했다. “한 번에 전부 회복시키겠다고 했다가는 오히려 약한 나무부터 버티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럼 가장 약한 곳부터 보습재를 씌우고, 가능한 곳은 옆 나무와 연결하죠.” 세라가 주민들을 불렀다. 사람들은 양동이와 젖은 천, 오래된 물통을 들고 숲으로 흩어졌다. 수액을 억지로 주입하기보다 마른 뿌리 주변의 습도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다. 로딘은 물통을 싣고 달렸다. 정확히는 커다란 앞발로 마차를 끌고 다녔다. “내가 왜 물 배달을 하고 있어야 하느냐!” “용이니까 빨라서요.” “나는 화염의 군주다!” “그럼 물 배달의 군주도 겸업하세요.” “그런 직함은 싫다!” “광고에는 훨씬 좋을 텐데.” 그 말에 로딘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단순한 용이다. 처음에는 세라의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주지 않았다. 정산소와 다투는 일에 이름을 남기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 노인은 내게 말했다. “천계랑 싸우다가 지원이 끊기면 누가 책임지나?” “그 점이 걱정되실 만합니다.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필요한 양을 확인하고 대체 공급을 찾는 게 우선이겠죠.” “그래도 천계가 화내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이름과 역할을 자료에 분명히 남기려고요. 전부 마을 책임으로 돌리지 못하게요.” 그는 내 얼굴을 똑바로 보았다. “그런 말 믿었다가 속은 게 한두 번이 아니네.”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확인한 것부터 보여 드릴게요.” 나는 자작나무의 회수 정지 기록과 치료소의 보습 계획을 내밀었다. 노인은 한참 들여다본 끝에 작은 물동이 하나를 들고 나왔다. “나무는 잘 모르겠고, 애들 마실 물부터 지켜 주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가 돌아간 뒤 루루가 속삭였다. “방금 설득 실패한 거예요?” “아니. 저분은 자기 걱정을 말했고, 우리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어. 그걸로 됐지.” 나는 민원 접수란에 그 노인의 우려를 추가했다. [잠재 위험: 지원 중단에 따른 주민 생계 불안] 숲을 지키겠다고 나무만 보고 사람의 겨울을 잊으면, 우리가 비판한 정산소와 뭐가 다르겠는가. 정오 전에 에델의 통신이 도착했다. “긴급 회수 정지 요청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의 적법한 의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수목 자체가 이해당사자잖아요.” “법정은 나무가 계약의 당사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400년 전 계약에서는 인정했잖아요.” “그 계약 원본이 진짜라면 그렇겠죠. 지금 저희에게 제출된 사본에는 숲이 수탁자에게 생장권을 위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나는 돌판 기록을 보여 줬다. “그 사본하고 문구가 다릅니다.” 에델이 잠깐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흥미롭군요. 하지만 돌판 하나로는 현재 동의 상태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나무들이 직접 말하면 되나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라면요.” “법정까지 걸어가라고 할 건 아니시죠?” “저는 그런 요구를 한 적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걸어가다 뿌리가 끊어지겠네.” 에델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나는 웃고 싶었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문제는 나무의 의사를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느냐였다. 세라는 어린 시절부터 숲의 울림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숲이 아프다고 말한다'고 전하면 정산소는 개인의 해석일 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니아가 방법을 제안했다. “정령들은 나무의 수액이 흔들릴 때 생기는 공명을 읽을 수 있어요. 원본 신호를 보존하면 재생할 수 있고요.” “그럼 동시 통역이 되겠네.” “하지만 신호를 사람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어요.” “원본과 번역본을 둘 다 제출하자.” 아르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반대 측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방법도 공개해야 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르웬을 보면 뿌듯하다. 전에는 관리서류가 전부였는데 지금은 검증 가능한 증거를 먼저 찾는다. 나는 세라에게 숲의 가장 오래된 살아 있는 나무를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산비탈의 굽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 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비탈에, 줄기가 셋으로 나뉜 거대한 서어나무가 서 있었다. “이분은 '세 갈래 할아버지'예요.” 세라가 나무껍질을 쓰다듬었다. “말이 거의 없으세요. 너무 오래 아파하셔서.” 나는 뿌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세계수 고객센터에서 왔습니다.” 당연히 대답이 없었다. “정산소가 내일 생장력을 회수하겠다고 합니다. 원하시는 일입니까?” 바람이 스쳤다. 잎은 움직이지 않았다. “답하기 싫으시면 안 하셔도 됩니다. 제가 대답을 강요할 권한은 없으니까요.” 세라가 내 옆에 앉았다. “이분들은 말 대신 뿌리로 신호를 주기도 해요. 너무 급하게 묻지 마세요.” 우리는 기다렸다. 조금 뒤 땅 아래에서 둔한 진동이 올라왔다. 니아가 보호등을 뿌리 옆에 두자 푸른 고리가 천천히 돌아갔다. [원본 수액 공명 수신] [신호 분류: 거부] 니아는 숨을 삼켰다. “번역해도 될까요?” 나는 세라를 봤다. 그녀가 손을 얹자 나무껍질에 빛이 떠올랐다. 니아는 그 반응을 또 기록했다. “동의 신호예요.” 그리고 푸른 글씨가 흙 위에 나타났다. [나는 맡겼다. 빌리지 않았다.] [내가 맡긴 겨울을 돌려다오.] 세라는 얼굴을 감싸고 울었다. 그 나무가 아주 오랫동안 이 말을 하고 싶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울음을 멈추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기록 장치를 켜고 시간과 위치를 확인했다. “할아버지. 한 번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강제 회수에 동의하십니까?” 오래된 가지가 흔들렸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제는 원본 기록과 번역 기록, 관리인 확인이 모두 남았다. 하지만 숲에서 내려오는 길에 문제가 터졌다. 루루의 접수함에 날카로운 붉은 글씨가 떴다. [정산소 이의 신청 처리 결과] [수목의 의사 표시 불인정] [사유: 등록된 인간 계약 대리인의 확인 없음] “이거 뭐죠?” “나무한테 직접 의사를 확인하라더니, 이제 사람 대리인을 데려오래.”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에델 씨. 잠깐 다시 연결해 주세요.” 통신이 열렸다. “또 무슨 일입니까?” “수목의 진술 원본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정산소가 왜 거부했는지 문서도 받았어요. 지금 인간 대리인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제출된 대리인은 누구입니까?” “그걸 확인하려고요.” 아르웬이 사본 계약서를 펼쳤다. [북방 대표 대리인: 리오트]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무를 갈취하는 사람이 나무를 대신해 반대 여부를 결정한다고? 나는 에델에게 물었다. “재판에서 피고가 원고의 대리인까지 겸직해도 됩니까?” 에델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피곤함이 사라졌다. “그건 안 됩니다.” “그럼 잠정 대리인 지정 신청합니다. 후보는 세라 씨. 최종 결정은 숲과 세라 씨가 하게요.” “신청서를 보내세요.” “벌써 작성했습니다.” 에델이 한숨을 쉬었다. “사람을 고생시키는 데는 재능이 있으시군요.” “그게 지금 제 업무입니다.” 통신이 끊겼다. 그날 해 질 무렵, 숲 전체의 흰 관이 붉게 빛났다. [강제 회수 개시까지: 04:00:00] 세라가 나를 바라봤다. “막을 수 있을까요?” “서류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요.” 나는 숲의 뿌리들을 보았다. “그러니까 서류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들 증거가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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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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