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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97화
PAYLUA ORIGINAL · 제197화

197화. 0과 1 사이에도 사람이 삽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394자

오프라인 책장
기계가 할 줄 아는 건 대체로 단순하다. 입력받고, 계산하고, 출력한다. 문제는 사람 마음이 계산기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찬성은 1, 반대는 0. 그런데 답하지 않음도 1로 기록했습니다." 세르만이 새 시스템의 시험 결과를 설명하자 루루가 펄쩍 뛰었다. "그럼 제가 밥 먹기 싫다고 입을 다물면 먹었다고 쓰는 거잖아요!" "맞아. 그래서 이 규칙이 위험한 거야." "저는 밥 얘기 아니면 이해가 안 되나 봐요." "아니, 네 비유가 제일 정확해." 우리는 오늘 밤의 자동 배전 계산을 무조건 끌 수 없었다. 지역별 물과 온기의 예상 수요를 계산해 주는 기능 자체는 필요했다. 다만 계약의 동의를 판정하는 기능이 끼어드는 게 문제였다. 니아는 장부를 펼쳤다. '실제 수액 추출량과 주민 공급량은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열세 지역의 필수 수요를 계측한 값은 유지할 수 있어요. 동의하지 않은 생명망을 새로운 추출 대상으로 늘리는 명령만 분리하면 됩니다.' "그럼 지금 필요한 건 새 계산식이네요." 내가 말했다. 세르만은 헛웃음을 지었다. "열세 지역의 운영 체계를 몇 시간 만에 바꾸자는 겁니까?" "계약 전체를 바꾸자는 게 아닙니다. 승인 여부가 불명확한 항목을 강제로 승인이라고 계산하지 말자는 겁니다. 공급은 임시 보전 조건대로 돌리고요." 나는 칠판에 네 칸을 그렸다. [명시적 동의] [명시적 거부] [응답 보류] [안전상 즉시 중단 요청] "최소한 이 네 개는 다르게 취급해야 합니다. 특히 맨 마지막을 찬성으로 바꾸면 나무가 죽습니다." 아르웬이 다섯 번째 칸을 더했다. [응답할 능력이 현재 없는 당사자 — 권리 보전] "이 항목도 분리해야 합니다.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 대신 권리를 처분하면 안 됩니다." 세르만이 펜을 잡고 한참 보았다. "이걸 전력청 전체 기준으로 쓰려면 정식 심사가 필요합니다." "그건 정식 심사받으면 됩니다. 오늘 밤 계산은 분쟁 항목을 승인 처리하지 않는 시험 운용만 할 수 있는지 확인하죠." 그때 통신판에서 미레의 목소리가 들렸다. 북방 마을에서는 예비 저장조와 지역 난방로를 점검했고, 필수 온기 중 일부를 세계수 외부 설비로 유지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저희 쪽은 오늘 밤 수요가 줄어들어요. 아이들이 모이는 회관은 계속 따뜻해야 하지만, 창고의 빈 방까지 덥힐 필요는 없죠." "좋습니다. 주민들이 합의한 범위와 실제 계측값을 같이 보내 주세요. 안전 기준을 넘기면 무리해서 줄이지 마시고요." 동부 물안개 숲의 탄지는 수로의 물 저장량을 알려 왔다. 서부 기항지의 해스는 회수 부표가 정지돼 있고 수위 감시는 정상이라고 확인했다. 서로 다른 지역이 각자의 방법으로 부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로딘은 가슴을 부풀렸다. "내 온천에도 예비 열원이 있다! 용암이 있으니 북방 마을까지 보내 주마!" "고객님 온천은 북방에서 아주 멀잖아요. 운송 비용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그럼 내 날개로 실어 나르겠다!" "그 전에 그 온천이 북방 난방 설비와 맞는 온도인지 확인하시고요." 로딘은 잠시 고민했다. "인간, 네가 내 훌륭한 계획에 물을 끼얹는구나." "온천 계획이니까 물이 필요하죠." 루루가 바닥을 구르며 웃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웃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시험판은 새 규칙을 받아들였다. 다만 공통 공급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경고로 나타났다. [기존 자동 승인 전제 제거 시, 일부 예비 공급량 재산정 필요] "이건 실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르만이 말했다. "그래서 각 지역 안전 담당자와 함께 재산정해야죠. 부족하면 숨기지 말고 알리고요." 우리는 독립 심사관에게 시험 운용과 현장 계측을 함께 제출했다. 임시 허가는 분쟁 중인 새 추출에 한정됐고, 이미 필요한 공급을 차단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화면이 달라졌다. [미확인 응답: 승인으로 간주하지 않음] [신규 강제 추출 지시: 보류] [기존 필수 공급: 안전 임시 체계 유지] 사람들이 환호했다. 나는 환호하지 못했다. 기계가 틀린 답을 내지 않게 만든 건 시작이었다. 이제 오래된 계약을 어떻게 고치고, 다친 세계수와 주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지 실제로 정해야 했다. 바로 그때 세계수에서 작은 잎 하나가 도착했다. [나는 아직 아픕니다.] [그러나 오늘은 새 상처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두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낫는 것과 더 아프지 않은 것은 다르다. 그래도 둘 다 중요하다. "루루, 접수 장부에 써 줘." "뭐라고요?" "오늘은 기적이 아니라 사고 예방에 성공했다고." "이상해요. 그게 더 멋있게 들려요." 나는 웃었다. 전생의 나에게 이런 말을 했으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상담원 한 명이 '승인 안 함'이라는 칸 하나를 지켰다고 세상이 조금 나아지는 날이 올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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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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