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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91화
PAYLUA ORIGINAL · 제191화

191화. 고객님, 금고 번호는 비밀번호가 아닙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730자

오프라인 책장
천계 중앙 기록국 제7 금고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하루 반이었다. 그중 실제 이동 시간은 세 시간이었다. 나머지 시간은 출입 신청, 방문 목적 확인, 신원 확인, 신원 확인을 위한 신원 확인에 사용됐다. 나중에는 내가 나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전생의 이름까지 적으라고 하기에 정중하게 거절했다. "제 이름은 최시온이고요. 다른 세계에서까지 주민등록등본을 떼고 싶지는 않습니다." 창구 직원은 내 얼굴을 빤히 보았다. 투명한 뿔이 달린 작은 천인으로, 명찰에는 '기록 안내관 유엘'이라고 적혀 있었다. "주민등록등본이 무엇입니까?" "사람을 아주 피곤하게 만드는 종이입니다." "그렇다면 이쪽의 신원 반복 확인서와 비슷하군요." 오. 서로 다른 세계의 공무원들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중앙 기록국의 긴 회랑에 서 있었다. 회랑 양옆에는 밤하늘처럼 검은 유리벽이 늘어서 있었고, 그 안에서는 수천 개의 작은 빛이 별처럼 깜빡였다. 각각이 누군가의 발언이나 서명이나 받지 못한 편지라고 했다. 아름다웠다.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의 말이 저렇게 많이 모이면 누군가 반드시 정리하고 싶어 할 테니까. 그리고 '정리'라는 이름으로 중요한 말을 지우는 놈도 나타날 테니까. "제7 금고 열람 목적을 확인하겠습니다." 유엘이 서류를 내밀었다. 나는 적어 둔 문장을 읽었다. "17년 전 기록 정령 라에가 남긴 미발송 증언서의 외부 목록과 열람 조건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수신자인 세계수는 지금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증언 내용은 아직 열람 신청하지 않겠습니다." "증언서가 존재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존재 확인부터 하겠습니다." "존재 확인은 원칙적으로 비공개입니다." "비공개인지 판단할 책임자는요?" "금고 관리자입니다." "관리자에게 신청하려면요?" "증언서 번호가 필요합니다." "번호를 알려면 존재 확인이 필요하잖아요." "그렇습니다." 나는 두 눈을 감았다. 아, 반갑다. 이세계의 순환 오류. 루루가 내 어깨 위에서 손을 들었다. "그럼 고객센터 접수번호를 쓰면 안 돼요? 서류에 적힌 번호가 민원 034니까요!" "그건 저희 내부 번호야. 여기 금고 번호랑은 다르지." "그럼 새로 번호를 만들면 되잖아요." "금고가 그런 식으로 열리면 도둑이 얼마나 좋아하겠니." 옆에서 로딘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자고로 보물 창고에는 드래곤만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고객님은 일단 보물이라는 단어에서 멀어지십시오." 아르웬이 두꺼운 서류철을 펼쳤다. 그녀가 가지고 온 것은 봄의 전달소에서 발급한 두 장의 확인증이었다. 하나는 세계수가 첫 봄 회신을 '지금' 받았다는 기록. 다른 하나는 400년 전의 미전달 경위를 조사 중이라는 증명이다.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본문이 아닙니다. 외부 보관 사실과 적법한 신청 경로만 안내받는 것입니다. 보관인의 비밀 유지 의무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유엘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문서를 천천히 읽고는 금고 쪽 작은 종을 울렸다. 복도 끝 벽에서 누군가가 나왔다. 낡은 회색 외투를 입은 노인 같은 천인이었다. 허리에는 열쇠 대신 깃털이 열두 개 달려 있었다. "제7 금고 보관인 헤스틴입니다." "최시온입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에서 왔습니다." 그는 내 이름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당신이군요. 기록국 직원들이 최근 가장 싫어하는 이름." "업계에서 유명해졌군요." "기존 분류를 그대로 믿지 않는 사람이라더군요." "다르게 말하면 제대로 확인하는 사람입니다." "그 말이 더 불편할 때도 있지요." 나는 웃음을 참았다. 처음부터 말이 통할 것 같은 상대였다. 헤스틴은 우리가 가져온 두 확인증을 대조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7 금고에 해당 봉투의 보관 기록은 있습니다. 본문 열람 자격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라에가 남긴 조건의 바깥 문구는 공개할 수 있습니다." 빛나는 유리판 위에 문장이 나타났다. [보관 번호: 7-17-0] [발신인: 라에 — 원본 인장 검증 완료] [수신 대상: 세계수의 다음 질문을 정식으로 전달할 자] [개봉 선행 조건: 최초 겨울 발언과 첫 봄 회신의 별도 확인] [추가 조건: 현재 당사자가 질문의 전달을 허락할 것] [주의: 본문의 공개는 발신자의 안전 및 제삼자의 권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첫 두 조건은 충족된 것 아닌가요?" 루루가 물었다. "자료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헤스틴이 답했다. "하지만 세 번째는 누가 확인했습니까?" 나는 숨을 고르고 말했다. "세계수가 직접 질문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증언서나 공개하라고 한 건 아니죠. 질문을 누구에게 전달할지 먼저 물어야 합니다." 헤스틴이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군요. 또 하나의 대리인을 만나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금고 깊숙한 곳에서 종이 한 번 울렸다. 유엘이 깜짝 놀랐다. "보관인님! 7-17-0에 외부 조회가 들어왔습니다." "우리 말고 또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유엘은 입술을 다물었다. 헤스틴의 표정도 굳었다. 유리판에 두 번째 메시지가 떠올랐다. [조회자: 제14 관리 계정] [요청: 미발송 증언서를 '전달 완료'로 자동 변경] [처리 예정: 금일 일몰] 나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어쩜 이 세계 악당들은 매번 내가 도착하면 자동화를 켜는 걸까. "루루." "네!" "오늘은 출장비가 아니라 야근 수당부터 적어 줘." "드디어 인정하시는군요!" 아니, 인정하고 싶었던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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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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