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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88화
PAYLUA ORIGINAL · 제188화

188화. 받는 분이 직접 받겠다고 해야 배달됩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548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민원인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있다. 지금 통화해도 되는지. 이세계에 와서 그 절차를 설명하는 데만 수백 장의 종이를 썼다. 그런데 오늘은 세계수 자신이 먼저 연락해 왔다. 정말 귀한 순간이었다. "수신자 본인의 요청이 도착했습니다." 아르웬이 말했다. "그래도 편지를 바로 열 수는 없죠." 나는 대답했다. "어디까지 전달받기를 원하는지 확인해야 해요." 루루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받는 사람이 자기 편지도 못 열어요?" "열 수 있지. 하지만 본인이 아직 받지 않은 물건을 우리가 먼저 열어서 읽어 주면 안 된다는 거야." "아! 배송 전에 후기부터 쓰면 안 되는 거군요!" "거의 맞아. 비유가 좀 위험하지만." 전달소에서는 임시로 수신 확인 창구를 열었다. 그 앞에는 물 한 대접과 새싹 두 개, 빈 기록용 잎이 놓였다. 도렌은 첫 봄의 봉투를 꺼내 오지 않았다. 물 아래 유치함이 안전하게 있는지 계측만 유지했다. 원본이 어디에 있는지 공개하는 것과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우리는 세계수에 세 가지를 물었다. 첫째, 첫 봄 회신으로 보이는 물건의 존재와 외형을 확인해도 되는지. 둘째, 본인이 그 물건을 받아 확인하기를 원하는지. 셋째, 그 확인 결과 중 어떤 부분을 사건 심리 자료로 제출해도 되는지. 나뭇잎은 천천히 흔들렸다. 물대접 위로 잔물결이 퍼졌다. [보관함의 표지와 내 목소리의 흔적을 확인하는 것은 허락합니다.] [내가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 주세요.] [그 안의 말은 먼저 내가 듣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도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백 년 만에 주소가 정확해졌어요." "원래 세계수였잖아요." 루루가 물었다. "이름과 주소가 정확해도, 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배달이라면 정확한 배달이 아니에요." 나는 오늘의 달팽이 명언을 기록했다.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면 이 달팽이의 말을 엮어 책을 낼 생각이다. 제목은 '천천히 배달해도 사고는 막을 수 있다'. 판매량은 장담 못 한다. 책을 완성하는 데 삼백 년쯤 걸릴지 모르니. 오후에는 기술 담당자의 입회 아래 보관함을 안전하게 끌어올렸다. 돌벽과 급수 제어를 건드리지 않는 수동 견인 방식이었다. 해스는 배의 작은 도르래를 빌려 주었고, 로딘은 열막을 유지했다. 도렌은 미끄럼 방지선을 놓았다. 나는 옆에서 기록을 담당했다. "나는 왜 무거운 물건을 못 들게 하느냐?" 로딘이 투덜거렸다. "드래곤 님은 열막을 잡고 계시잖아요. 이 일에서 가장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그런 중책을 맡을 수 있는 건 나뿐이다." 그의 자존심을 적절한 업무에 배치하는 기술은 내가 이세계에서 익힌 최고의 생존술이었다. 보관함은 녹슨 듯 보였지만 표면을 덮고 있던 것은 붉은 수액이었다. 밖에는 손가락 세 개가 맞닿은 표식과 바람 종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도렌은 겉면에 접근한 사람들의 이름과 목적을 일일이 기록했다. 수신자가 받을 의사를 표시했다는 이유로 임의 개봉 권한이 우리에게 넘어온 것은 아니었다. 세계수의 잎이 뚜껑 위로 내려왔다. 잎맥이 상자의 봉인과 맞닿자 안쪽에서 작은 울림이 났다. [수신자 확인: 일치] [개봉 권한: 수신자에게만 제공] [전달 방식: 뿌리 청취석을 통한 비공개 재생 가능] "그럼 저희는 들어도 됩니까?" 루루가 속삭였다. "초대받기 전에는 안 돼." 나는 모두에게 한 걸음 물러나 달라고 말했다. 세계수에서 뻗은 아주 가느다란 뿌리가 물대접 아래로 들어왔다. 보관함과 뿌리 사이에는 낮고 고른 소리가 흘렀다. 말은 들리지 않았다. 우리의 역할은 수신 과정을 지켜보고 훼손이 없는지 확인하는 데까지였다. 한참 뒤 잎에 새로운 문장이 생겼다. [나는 이것을 받았습니다.] [첫 봄의 나에게 묻던 질문과, 내가 돌려보낸 대답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일부를 직접 들려주겠습니다.] 나는 펜을 잡았다. 이번에는 남의 말을 대신 쓰려는 게 아니라, 말하는 이의 허락을 받은 내용만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뿌리에서 낮은 음성이 들렸다. '첫 겨울의 약속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뿌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루루가 입술을 깨물었다. 목소리는 계속됐다. '나는 그 봄에도 필요한 물과 온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상처를 살펴 주고, 내가 멈추자고 하면 멈추어야 합니다. 다음 계절이 오면 다시 물어 주세요.' 방 안은 조용했다. 누군가가 가장 먼저 박수를 칠 줄 알았다.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이건 축하할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 나무가 사백 년 전에 분명히 요청했던, 너무나 평범한 약속이었다. '나는 사백 해를 한 번에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그 문장을 적고 조심스럽게 확인했다. "이 문장도 기록해도 됩니까?" 잎이 한 번 흔들렸다. [그 문장은 남겨 주세요.] 도렌은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배달이 되었군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수신자가 확인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첫 봄에 왜 이 답이 끝까지 도착하지 않았는지 아직 알아야 합니다." 보관함 안쪽에서 낮은 금속음이 났다. 숨겨진 바닥판 하나가 올라왔다. 그곳에는 배송 확인증이 아니라, 지워진 서명 세 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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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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