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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82화
PAYLUA ORIGINAL · 제182화

182화. 느린 우체부가 잘못 배달한 적은 없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158자

오프라인 책장
달팽이 우체부의 이름은 도렌이었다. 그는 자신을 '봄의 전달소 임시 소장 대행'이라고 소개했다. 임시가 붙은 직함은 대체로 위험하다. 몇 년만 임시인 줄 알았는데 사백 년간 사람이 바뀌지 않는 경우를 이미 봤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대행이셨습니까?" "오늘로 삼백구십구 번째 봄이죠." "정식 소장은요?" "봄 편지를 들고 다녀오겠다고 나갔습니다." "어디로요?" "그걸 알면 제가 여기 있겠습니까?" 이건 우체부보다 실종자 신고서가 먼저 필요한 상황 아닌가. 도렌은 우리를 갈대 사이 좁은 나무 데크로 안내했다. 데크는 물 위로 길게 이어졌고 그 아래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햇빛에 등을 뒤집었다. 오래된 방울이 바람에 부딪힐 때마다 멀리 세계수의 뿌리와 비슷한 울림이 났다. 여긴 사라진 기관이 아니라, 누군가 끝까지 버티며 지켜 온 장소 같았다. "왜 봄에만 문을 엽니까?" 루루가 물었다. "봉인된 편지들은 새 잎이 나는 시기에만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봅니다. 다른 계절에 열면 주소는 읽혀도 허락을 확인할 수 없어요." "그럼 오늘은요? 지금은 봄이 아닌데." "영업은 안 합니다. 기록 조사 신청은 받습니다." "차이가 뭡니까?" "조사는 종이를 보는 일이고, 배달은 사람에게 가는 일이죠." 나는 그 말을 들으며 한 발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느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도렌은 속도가 아니라, 잘못된 사람에게 편지를 건네지 않는 데 책임을 두고 있었다. 전달소 내부는 놀랍도록 조용했다. 천장에 매달린 유리병마다 말린 꽃잎이 들어 있었고, 벽에는 계절별로 분류된 서랍이 끝없이 이어졌다. 바닥에는 최근 누군가 걸레질을 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비어 있는 기관치고는 깔끔했다. "도렌 씨, 여기는 직원이 몇 명입니까?" "현재는 한 명입니다." "그럼 청소도 혼자 합니까?" "청소는 갈대들이 합니다." 갈대 하나가 실제로 빗자루를 든 채 문틈에서 손을 흔들었다. 루루가 박수를 쳤다. "저희 고객센터에도 도입해요!" "안 돼. 또 인건비를 정령 한 명 몫으로 적을 거야." 아르웬은 첫 봄 우편물에 관한 조사 허가서를 내밀었다. 도렌은 바로 받지 않았다. "민원인 본인의 위임은 있습니까?" "우리는 세계수의 과거 기록을 확인하는 범위만 허락받았습니다. 편지를 열거나 회신을 공개할 권한은 없습니다." "좋습니다. 보이는 것만 보여 드리죠." 그는 구멍이 뚫린 금속판을 꺼내 편지함 위에 씌웠다. 구멍으로는 봉투의 표면과 배송 이력만 보였다. 안쪽 내용은 차단됐다. [첫 봄 재질문 초본] [발송지: 천계 중앙 공증탑] [경유지: 봄의 전달소] [예정 수신처: 세계수 하부 종탑 청취석] [기록상 처리: 첫 봄 당일 반송] "이게 저희가 아는 기록입니다." 내가 말했다. "아는 기록은 아직 반쪽이군요." 도렌은 다른 판을 겹쳐 놓았다. [실제 최초 인계: 전달소 접수 완료] [반송 접수자: 공란] [반송 물품 수량: 0] 아르웬이 눈을 가늘게 떴다. "반송 처리라고 적혀 있는데, 반송된 물건은 없군요." "맞아요. 누군가 반송 도장을 찍었는데, 편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럼 편지가 아래로 내려간 걸까요?" "모르죠. 다만 저희 전달소에서 반송된 적은 없어요." 로딘이 테이블을 앞발로 탁 쳤다. "그렇다면 그날 누가 거짓말을 한 것이냐!" "거짓말인지 잘못된 분류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내가 말했다. "우선 반송이라고 찍힌 이유와 실제 이동 경로를 분리합시다." 달팽이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당신, 우체부입니까?" "콜센터 상담원입니다." "그렇군요. 길을 찾는 사람이군요." 이건 처음 들어 보는 아름다운 직업 설명이었다. 보통 내 일을 설명하면 사람들은 '힘드시겠어요'부터 말했는데. 도렌이 계단 아래 철문을 가리켰다. "첫 봄 편지가 지나간 길은 저 아래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려면 마지막으로 이 편지를 만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람은 아직도 이름을 돌려받지 못했거든요." 루루가 숨을 들이켰다. "이름도 배송이 되나요?" "가끔은 이름이 편지보다 늦게 도착하죠." 나는 노트를 펼쳤다. [미확인: 첫 봄 재질문이 반송 처리된 사유. 실제 인계인. 수신 여부.] 이세계에선 모르는 걸 적는 일이 이렇게 많았다. 그래도 좋았다. 이번에는 누군가의 대답을 임의로 완성하지 않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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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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