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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73화
PAYLUA ORIGINAL · 제173화

173화. 증인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먼저 귀를 빌려야 합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38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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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증탑의 바닥이 붉게 변하는 데는 이 초가 걸렸다. 내가 도망갈 준비를 하는 데는 일 초가 걸렸다. 남은 일 초는 내가 엘리베이터 위치를 떠올리지 못하는 데 썼다. "원위치 복원합니다." 기계 음성이 울렸다. "제2 서명 단일화 기록을 기본값으로 설정합니다." "기본값이면 틀려도 되나요?" 내가 외쳤다. "승인된 과거 기록을 적용합니다." "그러니까 그 과거 기록이 맞는지 조사 중이라고요!" 아르웬은 곧바로 출입구 가까이 있던 수동 보전 종을 가리켰다. 벨토가 머뭇거리는 동안 루루가 종줄로 날아올랐다. "시온 님! 이거 당겨요?" "주변 공급이랑 연결돼 있는지 먼저!" 니아의 목소리가 기록석에서 흘렀다. '중앙 공증탑 원음 보전 종은 지상 공급망과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어요. 다만 보관함 봉인 장치에는 연결돼요.' "그럼 울려!" 댕! 종소리는 뜻밖에 작았다. 하지만 세 탁자 위의 빛이 멈췄고, 자동 복원 안내가 검은 글자로 변했다. [이의 제기 접수: 원음 삭제·통합 임시 보류] [현장 조사 기록 동결] 벨토가 종을 바라보았다. "이 종을 누가 마지막으로 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주 울릴 일이 없었다면 좋은 거겠지만요." "저 종은 오백 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저도 존재만 알았지 사용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럼 오늘 유물 복원 행사까지 했네요. 입장료라도 할인해 주십시오." 벨토는 내 농담을 무시하고 유리 실을 살폈다. 세 갈래 진동은 살아 있었다. 원음은 아직 유효한 열람 허가 범위에서만 반응했고, 서명인 전체의 말은 봉인된 채였다. "세 갈래라고 해서 세 사람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한 사람과 하나의 종, 그리고 반향일 수도 있죠." "맞습니다. 그래서 발화 목적도 보죠." 우리는 대조실 옆의 작은 청음실로 옮겼다. 청음실은 벽이 나무와 유리로 번갈아 만들어진 장소였다. 내부에 들어서자 내 목소리가 아주 작아졌다. 입을 열어도 마치 누군가 내 문장을 반쯤 접어 두는 듯했다. "이 방은 증언 내용이 다른 공간에 새지 않도록 합니다." 벨토가 설명했다. "좋네요. 전 직장에서 상담원 휴게실도 이 정도 방음이 됐으면 좋았을 텐데." 로딘은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덩치 문제도 있었지만 그는 먼저 물었다. "사백 년 전 사람들이 한 말을 내가 들어도 되느냐?" 나는 잠시 멈췄다. 남의 기억을 찾으러 왔다고 남의 목소리를 전부 가져갈 권리는 없다. 우리가 배운 원칙이었다. "그건 보존된 당사자들의 허락 범위와 관련 규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은 필요한 최소 사실만 듣겠습니다." 로딘이 의외로 순순히 물러났다. "그 대신 다 끝나면 내게도 알려다오. 내가 왜 그날 종소리를 잊었는지 알고 싶다." 루루가 작은 문틈으로 손을 흔들었다. "로딘 님, 구경은 나중에요!" "누가 구경이래!" 우리 셋은 허가된 요약 진동을 듣기 위해 청음대 앞에 앉았다. 벨토가 오래된 청음관을 켜며 주의사항을 읽었다. "각 음성의 사적인 내용은 열리지 않습니다. 현재 허가된 건 서명이 어떤 행위를 증명하려 했는지에 관한 목적 표지뿐입니다." 소리가 흘렀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우리가 들었습니다.' 이어 다른 목소리. '나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끝까지 들었습니다.' 마지막은 맑은 종소리였다. 음성이 아니라 종의 떨림 속에 반복된 낱말 하나가 있었다. '다시.' 나는 한참 말이 없었다. 문장을 직접 듣지 않고 허가된 목적 표지만 들었는데도 가슴이 묵직했다. 세계수는 그 겨울을 돕겠다고 했고, 봄이 오면 다시 물으라고 했다. 제2 서명은 누군가 그 요청을 들었다는 확인일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현행 기록에는 '영구 승낙 보증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벨토 씨, 기록상 서명인이 보증한 대상이 정확히 뭡니까?" "현행 분류상 영구 공급 승낙입니다." "원본 목적 표지는요?" 벨토가 힘겹게 말했다. "청취와 재확인에 관한 증언입니다." "같지 않죠?" "다릅니다. 하지만 원본이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 갱신됐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좋습니다. 지금 당장 아무도 유죄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두 사실을 섞지 말아 주세요." 밖에서 갑자기 로딘의 웃음이 들렸다. "하하하! 이 인간이 천계에 와서 또 규칙을 가르치는군!" "아니, 그냥 질문하고 있거든요!" 그때 니아가 경고를 보냈다. '지상 공급망은 정상인데, 공증탑의 제14 계정 접근이 다시 시작됐어요. 이번에는 문서를 통합하려는 게 아니라 증언 목적 표지를 수정하려는 요청입니다.' 청음대 위로 낡은 도장 하나가 나타났다. [증언 목적: 확인 → 승낙 보증] [예정 처리 시각: 오늘 자정]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천계는 도장을 찍기 전에 사람을 부르지 않았다. 사람을 부른 뒤에도 도장을 미리 찍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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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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