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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6화
PAYLUA ORIGINAL · 제16화

16화. 본부장님, 우선순위가 뒤집혔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3,888자

오프라인 책장
벨리안의 복구 명령은 두 시간 뒤 집행될 예정이었다. 두 시간. 전 직장에서 고객이 '당장 답해 달라'고 외칠 때 가장 많이 쓰던 표현도 두 시간이었다. 물론 그 회사에서 두 시간은 보통 내일을 뜻했다. 여기서는 진짜 두 시간 뒤에 누군가 다친다. 베르나에 돌아오자 던트가 달려왔다. “천계에서 공사 중지 인장이 떨어졌소! 구리관을 철거하라는데 어찌해야 합니까?” “철거하면 치료소 전력이 끊기죠?” “그렇지.” “그럼 못 철거합니다.” “불법이라는데?” “그렇게 따지면 저도 불법으로 출퇴근 중이에요.” 던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실은 나도 별로 웃기지 않았다. 주민들이 직접 모은 열관까지 강제로 철거하겠다는 말은, 단순한 행정 명령이 아니라 생존을 걸고 협박하겠다는 뜻이었다. 바스는 임시 발전소 바닥에 넓은 설계도를 펼쳤다. 그 옆에는 로딘이 온천수로 데운 열 저장통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통 위에는 주민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누가 맡겼는지, 누가 가져가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고리를 완전히 분리할 순 없소.” 바스가 말했다. “하지만 벨리안이 재가동 버튼을 누르더라도 필수 공급선이 먼저 꺼지지 않게 할 방법은 있소.” “뭔데요?” “우선순위 표를 바꾸는 거요.” “그건 본부장 권한 아닙니까?” “원래는 그렇지. 그런데 이 공급망에는 오래된 재난 보호 규정이 살아 있어. 원천 제공자가 직접 생명 유지 대상을 우선 지정할 수 있소.” “그걸 왜 이제 말해요?” “나도 제0 근부에서 원천 위임 기록을 봐야 확신할 수 있었소.” 한동안 모든 사람이 설계도를 내려다봤다. 선은 복잡했고 숫자는 더 복잡했다. 공급을 무작정 돌리면 어느 한쪽에서는 분명히 정전이 일어날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지역을 지킬 수 있죠?” “지금 열관으로는 베르나 병원과 우물, 인근 두 마을의 야간 결계 정도요. 다른 마을은 각각 별도 보조 전원이 있어야 하오.” “그럼 일곱 마을 전부는 아직 안 되겠네요.” “절대 안 되지.” 솔직한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고객이 불가능한 약속을 듣는 순간, 나중에 누군가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나는 종이에 적었다. [즉시 보호: 베르나 병원, 우물, 2개 마을 야간 결계] [추가 확보 필요: 4개 마을 주간 필수 공급] [금지: 증빙 없는 무단 정전] 루루가 다가와 작은 손가락으로 세 번째 줄을 가리켰다. “그런데 벨리안은 증빙 없이도 끊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기록을 남겨야지.” “기록만 있으면 사람이 살아나요?” 아픈 말이었다. “아니. 그래도 누가 선택했는지 숨길 수 없게는 할 수 있어.” 바스가 오래된 보조 제어판을 열었다. 옆에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전력청 계약 우선] [원천 생명 우선] “두 번째는 수백 년째 쓰지 않았소. 선택하면 전력청 상급 공급선보다 병원과 결계에 먼저 전기가 가게 되지.” “즉, 별장 수영장부터 꺼진다는 말이군요.” “순서대로. 긴급 치료와 주민 안전을 위한 공급은 유지하고, 비필수 시설을 줄이는 거요.” 아르웬이 숫자를 빠르게 계산했다. “모든 고리가 아니라 제삼 고리 연결 구역에 한정하면 안전해요. 기존 우회 열관도 쓸 수 있고요.” 그녀가 나를 봤다. “승인은 세계수에게 받아야 합니다.” “그렇죠.” 우리는 접수번호 000의 잎을 제어판 위에 올렸다. 주변에서 수액이 낮게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객님, 치료소와 우물부터 공급하겠습니다. 대신 계약상 특혜 시설은 잠시 꺼집니다. 괜찮으세요?” 잎맥이 따뜻하게 빛났다. [동의합니다.] “이런. 이상하게 승인을 빨리 해주시네.” 루루가 눈을 굴렸다. “당연하죠. 아픈 사람부터 살린다는데.” “그게 당연하지 않은 세계라서 문제지.” 우선순위 전환 준비가 끝나자 베르나의 오래된 등불 하나가 먼저 꺼졌다. 목조 다리 위에 걸린 축제등이었다. “이거 보세요!” 주민이 항의했다. “올해 처음 켠 등인데!” “당분간은 병원 쪽에 힘을 보태야 해서요.” “돈 주고 고쳤는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니 나도 미안했다. 소중한 게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고 싶진 않았다. 누군가에게 등불 하나는 수십 년 기다려 온 축제일 수도 있으니까. “언제 다시 켤 수 있을지, 확인되는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빛을 되돌리기 전까지는 철거하지 않겠습니다.” 주민은 등불을 한 번 더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병원부터 부탁하오. 우리 집 아이도 거기서 태어났거든.”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공급 우선순위란 표에서는 한 줄이 바뀌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누군가의 추억보다 누군가의 오늘을 먼저 지켜 주기로 선택하는 일이었다. 던트는 사고 대비용으로 차단 밸브 옆에 두 명을 세웠다. 한 명이 쓰러지면 다른 한 명이 즉시 열관을 닫게 했다. 나는 그 이름을 기록했다. 아무 이름도 모른 채 그저 '사람이 지켰다'고 적고 싶지 않았다. 오후 세 번째 종이 울릴 때, 하늘에서 금색 문장이 떨어졌다. [전력청 긴급 복구 개시] [제삼 고리 강제 재가동] 지하에서 진동이 전해졌다. 둔탁한 소리가 뿌리 아래를 따라 흔들렸다. 임시 열관 옆 계량기가 불길하게 빨갛게 변했다. “재가동 압력이 올라가오!” 바스가 외쳤다. 아르웬은 양손을 제어판 위에 올렸다. 그녀의 장갑 아래 마력선이 푸르게 빛났다. “우선순위 전환 시작합니다!” [제삼 고리 원천 동의 확인] [재난 보호 공급 대상 3개 지역 확인] [상급 비필수 공급 제한] 순간 천계 방향의 구름에서 불꽃이 튀었다. 누군가의 하늘 별장 수영장이 어두워지는 상상을 했다. 웬만하면 죄책감을 느껴야겠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치료소에서 종이 울렸다. 우리는 모두 그쪽을 바라봤다. “전력이 안정됐소!” 던트가 통신관 너머에서 외쳤다. 나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제14 장치의 준비율이 급격히 올라갔다. [준비율: 19% → 31%] [복구 명령을 외부 공격으로 간주] [제14 장치 예열 전환] 모아가 병 안에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안 돼! 저건 나무가 보내는 경고가 아니에요!” “그럼 누가 보냈지?” “장치가 스스로 보호하려고……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을 계산하고 있어요.” 나는 화면에 뜬 숫자를 보았다. 일곱 마을의 인구, 치료소 환자 수, 고리의 압력, 우회 공급 비율. 누군가 '얼마나 희생시켜도 되는가'를 냉정하게 따지는 표였다. 그게 가장 무서웠다. 숫자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사람인데, 표 안에서는 그저 합계였다. 통신판이 켜졌다. 벨리안의 얼굴이 나타났다. “당신들이 상급 공급을 막았군요.” “병원 공급부터 지켰습니다.” “그 대가를 아십니까? 준비 장치가 강제로 가동될 겁니다.” “왜 그 장치를 설치했습니까?” 그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 “전력망이 붕괴할 때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사람입니까, 아니면 모든 계약입니까?” 그의 표정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그 질문은 답을 듣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겠지.” “아뇨. 전 꼭 듣고 싶습니다.” 연결이 끊겼다. 루루는 겁먹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시온 님, 준비율이 계속 올라가요.” “모아, 니아에게 연락할 수 있어?” 모아는 아주 오래 망설였다. “연결하면 저도 잡힐 수 있어요.” 나는 무릎을 굽혀 눈을 맞췄다. “안 할 수도 있어. 네가 결정해. 대신 지금 우리가 확인한 위험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 모아는 작은 손으로 병 벽을 만졌다. 그 벽에 푸른 글씨가 떠올랐다. [니아에게 연결 요청] [사용자 동의: 모아] 정령의 작은 목소리가 떨렸다. “언니, 들려?” 그때 차가운 음성이 대답했다. [제14 장치 관리자. 개인 호칭 금지.] 모아가 눈을 감았다. “언니, 나야. 모아야.”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여기 오지 마.] 나는 드디어 민원 발신자의 진짜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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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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