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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57화
PAYLUA ORIGINAL · 제157화

157화. 정령을 구하려다 종탑을 깨울 뻔했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55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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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심리 요청이 전달되자 조판실이 조용해졌다. 잠깐이었다. 딸깍. 딸깍. 딸깍. 그다음에는 벽 전체가 흔들렸다. 인쇄 회랑의 오래된 종들이 제멋대로 울렸다. 정해진 시간을 알려 주는 종이 아니었다. 누군가 계속 버튼을 누르는 것 같은 소리였다. 루루가 귀를 막았다. 진동 때문에 바닥의 활자 조각들이 콩 볶듯 튀었다. 관측창 바깥에 붙여 둔 증거보전 봉투가 한 장씩 들썩였다. 나는 그것을 붙잡느라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야 했다. "이게 무슨 소리예요!" 묵이 안쪽에서 소리쳤다. "자동 교정 전에 원본과 사본을 맞춰 보라는 경고야! 원본이 저항하면 기계가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찍어!" "그럼 기계가 지금 항의하는 거예요?" "아니! 항의를 항의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나는 관측창에 이마를 붙였다. 안쪽에서 부정 활자 노가 작은 갈고리에 붙잡혀 있었다. 검은 거울은 노의 등을 비춰 '승낙'을 찍어 냈다. 그 글자가 배포판에 닿기 전에 노가 온몸을 뒤틀었다. 다시 부정 문양이 나타났다. 거울이 또 뒤집었다. '아니오'. '예'. '아니오'. '예'. 세상이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아주 쉽다. 하지만 정작 누구의 대답인지 묻지 않는다면, 그 선택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묵 씨, 노가 자기가 원하면 작업판에서 잠깐 빠질 수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원래는 가능했지! 지금은 잠금 갈고리가 계속 돌아!" "잠금을 누가 풀 수 있죠?" "정상적인 작업자는 현장 중지 손잡이를 쓸 수 있어! 그런데 열일곱 해 전에 손잡이가 '중지 요청'만 보내게 바뀌었어. 실제 정지는 외부 관리자 확인이 필요해!" 루루가 분개했다. "그럼 손잡이가 손잡이 일을 안 하잖아요!" "정확히." 나는 말했다. "우리 집 문고리가 열리기 전에 주인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셈이지." 오르셀이 장부를 살폈다. 그는 묵이 보낸 설비 도면의 붉은 선을 가리켰다. 원본 저장판과 배포판 사이에 수동 분리 장치가 있었다. "이 장치는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물리적 조치로 보입니다. 그러나 공급에 영향이 없는지 확인된 후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니아가 준비해 둔 예비 계측 기록을 펼쳤다. '예비판을 분리한 시험에서는 공급 수치가 유지됐어요. 하지만 실제 본판을 분리하면 제어기가 예외 상태로 반응할 수 있으니 각 지역의 수치 감시가 필요해요.' 나는 수신석으로 열세 지역에 상황을 알렸다. 북방 미레는 난방을 보고, 동부 탄지는 온실을 확인하고, 서쪽 마을에서는 냉각창고 계측기를 맡았다. 다른 지역에도 각각 자기 시설의 상태를 보고해 줄 담당자가 배정됐다. 누구도 계약 변경에 대신 동의하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다.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말했다. "이건 여러분의 계약을 대신 결정하는 회의가 아닙니다. 안전 계측 협조 요청입니다. 원치 않으면 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미레가 수신석 너머에서 웃었다. '상담원님, 우리도 자기 보일러 온도 볼 줄은 알아요. 누가 우리의 의사까지 대신 정하려는 게 문제죠.' 옳은 말이었다. 나는 종이 앞에서 괜히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묵이 작업대 아래를 더듬었다. 손잡이에는 검은 천이 감겨 있었다. 누군가 오랫동안 만지지 못하게 덮어 둔 것이다. "찾았어!" 묵이 소리쳤다. "당겨도 됩니까?" 내가 노에게 물었다. "잠금이 풀리면 잠시 작업판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원치 않으면 멈출게요." 노의 작은 금속 목소리가 들렸다. [네. 나가고 싶습니다.] "그럼 묵 씨. 준비되면 천천히 분리해 주세요." 찰칵. 종소리가 일제히 멎었다. 처음에는 정말 성공한 줄 알았다. 그러나 곧 조판실의 검은 거울이 밝아지더니 붉은 표시를 띄웠다. [원본 수신 중단] [최종 저장 표준값 사용] [최종 표준값: 전체 승낙] [자동 처리 가속] 나는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입 밖으로 내지 않은 건 루루가 옆에서 기록지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정령에게 가르칠 첫 업무 용어로는 부적절했다. "원본이 빠지니까 거짓말만 남았네." 오르셀이 즉시 말했다. "현장 분리는 유지하십시오. 원본 보호가 우선입니다. 지금부터 배포 집행을 별도로 막아야 합니다." 니아의 목소리가 빨라졌다. '열세 지역 계측은 아직 정상이에요. 다만 표준값 배포가 시작되면 새 계약 효력 주장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나는 수신석의 시간을 봤다. 일몰까지 십 분. 그때 묵이 안전함으로 달려가 무언가를 꺼냈다. 뿌연 덮개가 씌워진 낡은 철제 판이었다. "이게 있어. 예전엔 잘못 찍힌 판을 밖에 내보내기 전에 여기에 걸어 뒀어."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묵이 먼지를 털었다. [출력 전 대조용: 원본과 불일치 시 배포 중지] 나는 입이 벌어졌다.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 말씀하시죠!" "칠십 년 동안 쓰지 말라는 명령만 들어서 잊어버렸지!" 이세계 최고의 안전 장치는 또다시 창고 구석에 있었다. 문제는 그 판을 지금 연결하면 경보를 누가 승인해야 하느냐였다. 철판 뒤쪽에 낯익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현장 작업자 직접 경보 가능. 해당 작업자의 이름을 기록할 것.] 아무래도 이 세계를 설계한 사람 중 한 명은 제대로 된 일을 해 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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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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