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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51화
PAYLUA ORIGINAL · 제151화

151화. 출입 허가서에 출입 금지라고 적혀 있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762자

오프라인 책장
내 인생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문서는 군대에서 받은 휴가 복귀 확인서였다. 휴가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일단 휴가에서 돌아와야 한다는 서류였다. 그런데 오늘 신기록이 경신됐다. [제4 보정실 검은 조판실 출입 허가 신청] [출입 전 내부 안전 상태 확인 필수] [안전 상태 확인을 위한 출입은 금지] 나는 종이를 세 번 읽었다. "루루, 이거 무슨 뜻일까?" "먼저 들어가서 안전한지 확인한 다음에, 들어가면 안 된대요!" "정확해. 지금부터 넌 우리 고객센터의 차기 실무 책임자다." "정말요?" "아니. 방금 말처럼 들리게 하는 것이 행정의 무서운 점이지." 책상 맞은편에 앉은 아르웬이 양미간을 꾹 눌렀다. 그녀는 새벽부터 문서 세 장을 반려당한 상태였다. 엘프 관리소장에게 서류 반려는 화분이 말라 죽는 것보다 심각한 사건이었다. "적법한 절차를 밟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제4 보정실 관리 주체에게 원격 안전 계측을 요청하고, 봉인 관할에서 입회자를 받아야 합니다." "관리 주체는요?" "공석입니다." "입회자는요?" "자동 검수 관리자입니다." "그 관리자도 공석이죠?" 아르웬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쩌다 세상 모든 공석이 내 직장에 모였을까. 빈 의자들끼리 노조라도 만든 모양이다. 전날 밤 돌아온 우리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고객센터 벽면의 시계는 세계수 가지의 빛을 받아 열세 지역의 공급 상황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신규 민원 하나가 계속 깜빡였다. [민원 031] [발신자: 활자 한 글자] [내용: 저는 '아니오'인데 자꾸 '예'로 찍힙니다.] 잘못 인쇄된 계약서의 수취인이 누군지 찾는 것보다, 대답을 바꿔 찍는 설비를 먼저 확인해야 했다. 다만 검은 조판실은 폐쇄 구역이었다. 한 번 잘못 건드리면 열세 마을에 돌아가는 온수와 냉각 회선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안전하게 보려면 어떻게 합니까?" 내가 물었다. 니아의 목소리가 수신석에서 흘러나왔다. '제4 보정실은 서쪽 인쇄 회랑과 연결됩니다. 외부 관측창이 하나 남아 있어요. 봉인을 풀지 않고 내부 온도와 조판 동작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좋아. 먼저 보는 것까지만." 로딘이 기다렸다는 듯 머리를 들었다. "관측창이라! 그것은 부숴서 크게 만들어야겠군." "고객님, 창문을 확장하는 일은 건축이라고 하지 않고 파손이라고 합니다." "난 무료로 해 주겠다!" "무료 파손은 더 곤란합니다." 결국 드래곤은 밖에서 지키고, 나와 루루, 아르웬은 서쪽 인쇄 회랑으로 향했다. 회랑은 세계수의 큰 뿌리 사이로 굽이쳐 내려갔다. 천장에는 검게 그을린 등불이 줄지어 걸려 있었고, 벽에는 누군가 지워 놓은 안내 문구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바닥에는 작은 금속 글자들이 떨어져 있었다. '확', '인', '완', '료'. 녹슨 글자들을 밟을 때마다 맑은 소리가 났다. 한때 여기는 제대로 작동하는 인쇄 회랑이었을 것이다. 한쪽 벽의 낡은 교대표에는 직원들이 쉬는 시간을 적어 놓은 칸도 있었다. 마지막 기록은 무려 칠십 년 전이었다. "여기서 일했던 직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루루가 물었다. "나갔거나, 아직 못 나갔겠지." 말해 놓고도 두 번째 가능성이 마음에 걸렸다. 고객센터에 도착한 민원은 언제나 문장으로 시작했지만, 그 뒤에는 대개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교정은 원본을 대신할 수 없다.] 그 아래에는 다른 글씨가 덧칠돼 있었다. [표준화를 위해 예외 응답은 보정할 수 있다.] 둘은 겉보기엔 비슷한 행정 용어였지만 뜻은 정반대였다. 한쪽은 원래 말을 지키겠다는 약속이고, 다른 쪽은 그 말을 바꾸어도 된다는 허락이었다. 관측창에는 작은 틈이 있었다. 안쪽에서 일정한 박자로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딸깍. 딸깍. 탁. 희미한 붉은 불빛 속에 검은 인쇄판이 회전했다. 활자들이 작은 갈고리에 매달려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그중 맨 끝의 한 글자만 계속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그 순간 내 접수석이 울렸다. [현장 근접 확인] [민원 031 발신자: 확인] [추가 내용: 창밖에 누가 있나요?] 나는 속삭였다. "세계수 고객센터 상담원 최시온입니다. 말을 걸어도 괜찮습니까?" 조판실 안에서 금속이 한 번 세게 떨렸다. [네. 하지만 문을 열지 마세요.] 처음으로 고객이 문을 열지 말라고 하는 민원을 받았다. 마음에 들었다. 적어도 한 사람은 안전 규정을 읽고 있었다. "왜요?" [제가 다시 '예'로 찍힐 때마다 바깥의 누군가가 동의한 사람이 되니까요.] 안에서 인쇄판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뿌연 유리 위로 새로운 문구가 비쳤다. [검은 조판실 점검 승인: 최시온] 나는 입을 다물었다. 방금 나는 점검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손은 아직 주머니 안에 있었다. "아르웬." "봤습니다." "오늘부터 제 이름으로 찍히는 건 전부 확인부터 하죠. 특히 내 월급 인상이라고 쓰인 문서도요." "그건 승인하셔도 되지 않습니까?" "그럴 리가요. 이 세계에서는 월급이 오른 날부터 일이 열 배가 됩니다." 유리 안쪽에서 한 글자가 삐걱거리며 옆으로 몸을 돌렸다. 마치 웃음을 참는 소리였다. 나는 접수서의 빈칸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민원인 요청: 봉인 유지, 직접 진술 우선] [상담원 의사: 출입·점검 승인한 사실 없음] 유리에 비친 가짜 승인 글자가 잠깐 흐려졌다. 문밖에 서서 내가 한 첫 일은 문을 여는 것이 아니었다. 열지도 않았는데 열었다고 찍힌 기록을 막는 일이었다. 이 직장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다음 주쯤에는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퇴직했다고 적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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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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