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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46화
PAYLUA ORIGINAL · 제146화

146화. 누가 사라진 정령의 서명을 대신 썼습니까?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531자

오프라인 책장
사라진 사람의 서명을 확인하는 일은 불편하다. 내가 아는 문서 감정사는 대개 필적을 비교한다. 하지만 정령은 글씨 대신 목소리나 빛으로 서명하기도 한다. 여기에 라에처럼 정체를 숨긴 채 접수한 정령이라면 문제는 더 까다로워진다. "그냥 제로에게 물어보면 안 되나요?" 루루가 물었다. "제로는 예전에 남겨 둔 접수 규칙을 알고 있지, 라에의 모든 행동을 알고 있는 건 아니잖아." "맞아요." 루루가 입술을 오므렸다. 나는 그녀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의 친구일지도 모르는 존재를 빨리 찾아주고 싶은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면지의 동의를 얻어 제0 접수 회선에 짧은 요청을 보냈다. 보존 자료의 내용을 재생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열일곱 해 전 정정 철회가 접수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외형 정보를 요청했다. 개인 이름과 실제 발언은 필요 없었다. 잠시 뒤 제로가 수정석 속에서 작은 별 하나처럼 반짝였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누구의 목소리를 보관하러 왔나요?' "누구 것도 가져오지 않을 거야. 예전에 보관된 접수 건의 존재 여부만 확인하고 싶어." '좋아요. 사건을 특정할 수 있는 접수 번호가 필요해요.' 니아가 독립 기록에서 일치하는 시간대의 번호를 찾았다. 17년 전 새벽 세 시 언저리, 인쇄소의 정정 주문과 법정 반대 신청 사이에 접수된 회신이었다. 번호는 중간 세 자리가 가려져 있었지만 공개 가능한 식별값이 남아 있었다. [대조 결과: 보류 중인 정정 철회 접수 존재] [발신자 신원: 비공개] [접수 당시 경로: 제0 회선] [접수 내용의 상세 열람: 허가 없음] 루루가 아쉬운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누군가의 항의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기록을 확인했으니까. 나는 면지에게 첫 번째 교정지와 제0 회선 접수 기록의 시간만 비교하자고 제안했다. 놀랍게도 제0 회선의 접수 시각은 세 번째 교정이 통과하기 불과 일곱 분 전이었다. "그러면 항의가 들어온 다음에 승인된 거네요." 아르웬이 말했다. "시간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쇄 승인 담당자가 항의를 볼 수 있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건 조사해야죠. 모든 게 공모였다고 생각하면 편하지만, 실제로 어떤 통보가 누구에게 갔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면지는 작은 전달 기록을 내밀었다. [철회 접수 통보: 전송 시도] [수신 대상: 갱신실 당직 관리자] [수신 상태: 확인 대기] [시스템 처리: 응답 없음을 승인 대기 해제 사유로 사용] 나는 세 번째 줄과 네 번째 줄 사이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게 문제잖아요. 당직 관리자가 답하지 않았는데 그게 승인 대기를 풀 이유가 됐다고요?" "공석자가 무응답인 경우에는 자동 승인으로 분류했나 봅니다." 니아가 말했다. "공석인 사람은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건데." 로딘은 내 어깨 뒤에서 낮게 말했다. "옛날에는 모르는 자의 이름을 함부로 쓰면 벌을 받았다. 그걸 피하려고 서명을 비워 두었지." "그런데 이제는 빈칸을 마음대로 채우니까 보호가 안 된 거군요." "그렇다. 나는 누가 저런 규칙을 만들었는지 안다면 꼬리로 쳤을 것이다." "증언은 하셔도 폭행은 안 됩니다." "재미없는 규칙이구나." 그때 면지가 갑자기 창문을 닫았다. 바깥 복도에서 구두 소리가 들렸다. 반듯한 박자였다. "중앙 기록국의 시정관이 왔습니다." 문이 열리며 은빛 가운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옷깃에는 금색 활자 모양의 배지가 달려 있었다. 표정은 책장이 잘 접힌 것처럼 각져 있었다. "중앙 기록국 문장 정합성 담당 레벤입니다. 정정판과 원판의 불일치가 보고되어 정합성 확인을 진행하겠습니다." 나는 두 손을 모았다. "안녕하세요. 고객센터 최시온입니다. 반갑습니다." "출력본의 권위는 공식 인장으로 보증됩니다. 공개 중인 정정판을 유통 중단하면 지역 행정에 혼란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유통 중단을 명령하러 오셨나요?" "아닙니다. 새 출력본을 보내 문구를 통일하러 왔습니다." 아. 역시 이세계도 '오류를 고치겠다'는 말에 방심하면 안 된다.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고칠지부터 물어봐야 한다. "그 기준은 원판입니까, 정정판입니까?" 레벤의 눈이 가늘어졌다. "현재 유효한 표준본입니다." "현재 유효하다는 건 누가 판단했습니까?" "갱신실 당직 관리자 승인 사항입니다." 로딘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나도 웃을 뻔했다. 다만 웃어 버리면 면지의 서고가 날아갈 분위기여서 참았다. "실례지만 그분, 오늘도 공석 아닙니까?" 레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인장 가방을 열었다. 붉은 종이가 한 장 튀어나왔다. [긴급 표준 정정 명령] [실행 예정: 자정] 나는 현장 책임자인 면지와 아르웬을 번갈아 봤다. "저분 명령이 인쇄소 봉인을 해제할 권한까지 있는지 확인합시다. 그리고 수령할 마을들에는 지금 알리고요." 레벤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왜 행정의 속도를 늦추시는 겁니까?" "틀린 문장이 열세 마을에 동시에 도착하면, 정정하는 데는 훨씬 오래 걸리거든요." 하물며 그 문장이 다른 누군가의 침묵을 자기들 마음대로 번역한 것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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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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