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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39화
PAYLUA ORIGINAL · 제139화

139화. 제14 관리자의 정체는 빈 의자였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91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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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실 한가운데에는 의자가 하나 있었다. 지금까지는 벽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오르셀의 입회 확인을 받자 회랑 뒤쪽이 열리며 작은 방이 드러났다. 우리는 세계수가 허락한 외곽 선을 넘지 않도록 방의 입구에서만 기록을 확인했다. 의자는 나무로 만들어졌고 등받이에는 오래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자리가 비어 있으면 누구도 대신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읽자 루루가 탄식했다. "여기 처음부터 답이 있었네요!" "답을 벽에 써 놓으면 뭐 해. 운영 프로그램이 못 읽는데." 틱은 모래시계를 든 채 의자를 바라봤다. "제가 처음 배치됐을 때도 저 의자는 비어 있었습니다." "열일곱 해 전 말이군요." "네. 그보다 전에도 사람이 앉아 있었다는 기록은 본 적 없습니다." 오르셀은 감사 기록사에게 비어 있는 의자의 현장 상태만 적게 했다. 의자 아래쪽에는 금속 홈이 열네 개 있었다. 그중 열세 개는 지역 공급망의 표시였다. 마지막 한 개는 아무 그림도 없었다. "제14 계정이 저 홈인가요?" 루루가 물었다. 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리적으로는 연결돼 있어요. 단, 에너지 수취량은 0이에요. 관리 권한만 결합돼 있죠." 아르웬이 주석을 읽었다. "과거 규정에 '부재의 보전'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부재의 보전?" "어떤 당사자가 응답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빈칸을 그대로 남겨 두는 기능입니다." 나는 이해했다. 사백 년 전 계약이 만들어질 때 누군가 대답하지 않았거나, 대답할 수 없었거나, 대답을 원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 침묵을 계약 동의로 바꾸지 못하게 빈자리를 남겼다는 뜻이다. 그 자체로는 좋은 장치였다. "그런데 어떻게 남의 이름으로 관리비가 청구된 거죠?" 틱이 관리 기록의 맨 첫 줄을 보여 주었다. [원래 설정: 비어 있는 서명 자리 보존] [17년 전 개정 표식: 비어 있는 자리를 보전할 관리자 자동 지정] [운영 해석: 공석 대리인이 계약 갱신 권한을 임시 행사] 오르셀이 표정을 굳혔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문장의 의미는 다릅니다." "많이 다르죠. 빈칸을 지키라고 했는데 빈칸 대신 사인하라는 뜻으로 바꿔 버렸으니까." 의자 옆에는 작은 표식이 하나 더 있었다.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인 원 안쪽에 사람 손바닥만 한 빈 네모가 있었다. "이건 도장 자리일까요?" 루루가 물었다. 아르웬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 문서의 여백 표시와 닮았습니다." "여백을 계약서 한가운데 크게 만들었다고요?" "당사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그 상태 자체를 보존하기 위한 표시일 수 있습니다." 로딘이 수정관에서 콧김을 뿜었다. "사백 년 전, 계약 당사자 가운데 누군가 끝내 대답하지 않았던 건 기억난다." 나는 얼른 물었다. "누가 그랬습니까?" "그건 말할 수 없다. 원래 그자의 이름을 함부로 꺼내선 안 된다는 약속이 있었다." "그럼 약속은 지키세요. 신원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로딘은 한참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모두가 서둘렀다. 빨리 계약을 끝내고 싶어 했지. 그런데 누군가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빈칸을 남겨 두었다. 그날만큼은 누구도 그 빈칸을 채우지 않았다." 나는 의자를 다시 바라봤다. 강제로 대답을 받아 내지 못하게 만든 장치가, 사백 년 뒤에는 대답을 대신 쓰는 장치가 됐다. 농담하기에는 너무 씁쓸한 일이다. 나는 의자 뒷면을 다시 봤다. [누구도 대신 동의하지 않는다.] 아주 단순한 문장이었다. 그러나 운영 기록에는 그 문장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변경된 설명문만 남아 있었다. 누가 바꿨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했다. 제로가 수정관으로 신호 하나를 보냈다. '제14 계정은 원래 받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빈칸을 보관하는 표식이었어요.' "그걸 어떻게 알았지?" 내가 물었다. '저와 비슷한 오래된 접수 규칙을 쓰거든요. 저는 내용이 없으면 빈 상태로 접수해요. 동의했다고 채우지 않아요.'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차이 때문에 네가 여기까지 남은 거겠지." 로딘이 지상 수정관 너머에서 울부짖었다. "사백 년 전에 저 의자 위에서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의자에 앉으셨습니까?" "아니. 너무 작아서 앉을 수 없었다." "그럼 의자에 관한 기억은 정확하시군요." "나를 놀리는 것이냐!" 그때 로딘이 덧붙였다. "그 자리에는 문이 하나 더 있었다. 누군가 대답을 하지 않았을 때 들어가는 문. 나는 그때 그게 지하 창고인 줄 알았다." 니아가 지도를 다시 펼쳤다. 서류상으로는 벽이라고 표시된 구역에 속이 비어 있는 원형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공간은 세계수가 허락한 외곽 조사 범위 밖이었다. "지금은 못 들어갑니다." 니아가 말했다. "안 들어가." 나는 선을 그었다. "빈칸을 존중하러 와서 남의 방부터 열면 안 되잖아." 아르웬이 작은 표정을 지었다. "그 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나는 우선 오늘 확인된 사실만 분리해 적었다. 제14 계정은 에너지를 받는 열네 번째 마을이 아니다. 실재하는 '열네 번째 관리자'의 이름도 아니다. 원래는 비어 있는 제2 서명인의 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표식이었다. 그것이 언제, 누구 손에서 권한을 가진 대리인처럼 바뀌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소한 우리가 뭘 막아야 하는지는 알겠네요." 내가 말했다. 틱이 물었다. "무엇입니까?" "빈 의자한테 남의 이름으로 결재할 권한을 주는 것." 오르셀은 감사 문서 끝에 굵은 줄을 그었다. [계약 당사자 의사 보전 기능과 관리자 대리 집행 기능의 분리 검토 필요] 바로 그때 벽 뒤에서 아주 오래된 도장 소리가 났다. 탁. [무응답 자리 보호 규정 원문 대조 신청] [확인 장소: 백지 인쇄소]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번엔 인쇄소예요?" 루루가 방긋 웃었다. "이제 도장만 찾으면 되겠네요!" 나는 경험상 그렇게 간단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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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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