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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33화
PAYLUA ORIGINAL · 제133화

133화. 대기 번호 400번, 상담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76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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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사백 번째 손님이라는 사실은 나를 묘하게 불쾌하게 했다. 나는 살아오며 대기 번호가 밀리는 것에 익숙했다. 병원에서도, 은행에서도, 보상 상담센터에서도 기다렸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삼백아흔아홉 명이 모두 사백 년 전에 접수한 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건 대기열이 아니라 고고학이다. "창구에 사람이 없네요." 루루가 두리번거렸다. 나는 위쪽 벨을 눌렀다. 딩. [문의 유형을 선택하세요.] [1. 근무 수락] [2. 근무 조건 문의] [3. 기타] "기타겠지." [기타를 선택하셨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으시면 근무 수락을 먼저 완료하세요.] "야." 아르웬이 나를 흘끗 보았다. "공공 기기에 소리를 지르지 마십시오." "안 지르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아주 크게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종 옆에 작게 붙은 긴급 호출용 끈을 발견했다. 빨간색이었다. 잡아당기자 복도 천장에서 뭔가 똑 떨어졌다. 종잇장처럼 납작한 정령이었다. 머리 위로 모래시계가 달렸고, 눈 밑에는 피곤한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갱신실 대기열 관리 정령 틱입니다. 오늘의 대기 시간은 미정입니다." "반갑습니다. 최시온입니다. 민원을 제기하려고 왔습니다." "접수는 근무 수락 후 가능합니다." "제 민원은 근무 수락을 거절하는 겁니다." 틱은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모래가 한 알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지금 있잖아요." "시스템에 없는 경우는 없는 경우입니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건 익숙한 패턴이었다. 절차를 고칠 힘이 없는 말단 직원이 시스템을 대신해 욕을 먹는 상황. "틱 씨, 업무 설명서 말고 본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입니까?" 틱은 처음으로 나를 제대로 보았다. "대기 번호와 기록 작성 시각입니다." "좋아요. 그럼 신청자 이름이나 음성은 열지 맙시다. 본인이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 대신 앞선 번호들이 왜 미완료인지 사유 종류만 확인해 주세요." 틱의 얼굴에 조그만 당황이 떠올랐다. "열지 않아도 됩니까?" "그분들 정체가 아니라 절차가 궁금합니다." 틱이 장부를 펼쳤다. 모래시계가 딸깍 움직였다. [대기 1~399] [접수 시기: 누적 400년] [종결 상태: 없음] [미완료 주요 사유: 현장 출입 제한, 관리자 확인 누락, 거부 서식 미존재] "관리자 확인 누락이 제일 많군요." 아르웬이 말했다. 틱은 장부 숫자를 다시 세며 조심스럽게 정정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삼백아흔아홉 명이라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신청 기록이 삼백아흔아홉 건입니다. 일부는 같은 사람이 여러 차례 낸 서류일 수도 있습니다." "좋아요. 그 구분이 중요하죠." "하지만 별개의 접수 번호들은 전부 미완료로 남아 있습니다." 루루가 팔짱을 꼈다. "사백 년 동안 대기표만 모으셨어요?" 틱은 얼굴을 붉혔다. "저도 거부 서식을 찾아봤습니다. 보관함에는 수락 서식만 있었어요. 그러다 열일곱 해 전에 업무 규칙이 바뀌면서, 접수 취소가 임시 관리 동의로 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대기표는 더 자주 쌓였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서 한 가지를 알아챘다. 틱은 규칙의 역사도 알고 있었다. 그가 실력이 없어서 여기에 갇힌 게 아니었다. 규칙을 고칠 권한도, 문제를 공식 보고할 출구도 없었을 뿐이다. "예전에는 어디로 보고하셨어요?" "갱신실 관리자에게 보내는 내부함이 있습니다." "답장은 왔습니까?" "답장을 받았다는 확인 표식은 매번 왔습니다." "내용은요?" "없었습니다." 나는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답변 없는 답변. 우리가 수십 화째 쫓고 있는 문제였다. "관리자를 찾는 사람이 후보가 되는데 관리자가 없어서 거부도 못 했다. 완벽하네요." 루루는 틱 옆에 바짝 앉았다. "그동안 혼자 계셨어요?" "계속 대기 관리 중이었습니다." "퇴근은요?" 틱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관리자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나는 가슴을 짚었다. 끔찍하다. 이보다 지독한 악덕 사업장이 또 있을까. "잠깐. 틱 씨는 실제 관리자입니까?" "아닙니다. 저는 줄만 세웁니다." "그럼 당신 근무 상태까지 관리자가 없어서 멈춘 거군요." 틱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대신 한쪽 모래가 아주 조금 흘렀다. 나는 틱의 업무 범위를 다시 확인한 뒤 우리 방문 내용을 기록해 달라고 했다. [400번 최시온: 후보 지명 수락 거부 의사 현장에서 명시] [정식 종결 보류 사유: 거부 서식 및 확인자 부재] 이제 적어도 내 의사를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다. 그러자 통로 깊숙한 곳에서 종이 한 번 울렸다. [수락하지 않은 후보는 우선순위 하락] [차기 후보 지명 진행] 루루가 내 옷깃을 잡았다. "시온 님, 다음 사람도 똑같이 걸리면 어떡해요?" "그걸 확인하려고 여기까지 왔지." 나는 후보 명단의 이름 대신 선발 기준만 열어 보자고 요청했다. 틱이 망설이다가 공개 가능한 부분에 표시를 했다. [추천 기준: 이의 처리·민원 응답·열람 지원 실적] "응답 실적이라." 머릿속에 불길한 이름들이 스쳐 지나갔다. 루루, 아르웬, 리넬. 우리 일행에 상을 준다더니 죄다 관리자로 끌고 갈 생각인가? 그때 접수판이 빛났다. [차기 후보 추천 준비 완료] [추천 대상: 민원 접수 정령 루루] 루루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요?" 내가 틱에게 말했다. "방금 제가 거절한 자리를 제 동료한테 넘긴 겁니까?" 틱이 모래시계를 꽉 쥐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 내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종류의 인수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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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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