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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32화
PAYLUA ORIGINAL · 제132화

132화. 출입 허가증은 있는데 출입문이 없습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802자

오프라인 책장
세계수 뿌리권 외곽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하늘을 뚫고 올라간 거대한 나무의 아래쪽에는 땅으로 파고든 뿌리가 성벽처럼 얽혀 있었다. 낮은 곳마다 녹색 빛이 흐르고, 뿌리 사이를 지나가는 수액관에서는 심장박동과 비슷한 진동이 전해졌다. 보기에는 장엄했다. 문제는 내 일행이었다. "이쪽이다!" 로딘이 자신 있게 오른쪽을 가리켰다. "거긴 낭떠러지예요." 니아가 말했다. "사백 년 전엔 길이 있었다!" "사백 년 전에도 떨어지면 아팠을 거예요." 나는 안전계획서의 로딘 항목에 동그라미를 하나 더 쳤다. 이번 조사에는 아르웬과 루루, 니아, 로딘이 동행했다. 리넬은 정산 기록 확인 때문에 위쪽 접수실에 남았고, 제로는 정보 전달만 허가받아 작은 수정관을 통해 우리와 연결됐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몰래 끌어오지 않는다는 조건도 분명히 했다. "입구가 폐쇄된 순환 회랑의 위치는 여기예요." 니아가 지도 한 귀퉁이를 펼쳤다. 동그란 회랑 표시에는 '시설물 해체 완료'라고 적혀 있었다. "없어진 건가요?" 루루가 물었다. "지도상으로만요. 계측상 수액 흐름은 아직 살아 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상 폐쇄된 부서가 열일곱 해 동안 일하는 세계다. 없어진 입구가 멀쩡해도 이제 놀랍지 않다. 다만 놀랄 준비를 못 한 존재가 하나 있었다. "으아악!" 로딘이 비명을 질렀다. 뿌리 틈에서 솟은 아주 작은 물방울이 그의 콧잔등에 떨어졌다. 드래곤이 양날개를 펼치는 바람에 위쪽 흙먼지가 우박처럼 쏟아졌다. "습격이다!" "물입니다, 고객님." "차갑다!" "그래서 물입니다." 니아는 신중하게 발판을 설치했다. 살아 있는 뿌리에 못을 박지 않고 이미 쓰러져 굳은 껍질 위에만 장비를 올렸다. 아르웬은 세계수의 출입 허가에 적힌 제한을 읽으며 구역 경계를 표시했다. 우리는 마침내 수액관 세 개가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지도상 입구라는 곳에는 문이 없었다. 대신 안내판이 있었다. [구 갱신실 출입 안내] [출입은 유효한 관리자와 관리자 후보에 한함] [관리자 후보는 관리자 확인 후 출입 가능] "……아, 또 시작이네." 루루가 고개를 기울였다. "관리자 후보는 관리자 확인이 필요하고, 관리자는 공석이면 누구도 못 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렇지. 훌륭한 직장 문화다. 상사가 퇴직한 뒤에도 허락이 필요하거든." 아르웬이 안내판을 조사했다. 글자는 오래됐지만 바로 아래에 새로 생긴 조항이 있었다. [예외: 후보 본인의 거부 의사 확인을 위한 최소 출입] "아까 세계수가 허락하면서 열린 예외로 보입니다." 나는 자신의 이름을 적은 통지서를 판 위에 올렸다. "관리자 후보 최시온입니다. 후보 지명을 거절하려고 왔습니다." 뿌리 사이로 호박색 선이 생겼다. 아무것도 없던 공기가 얇게 접히더니 좁은 틈이 열렸다. 루루가 감탄했다. "문이 만들어졌어요!" "아니." 내가 말했다. "잘못된 안내를 고칠 수 있는 길이 생긴 거야." 틈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로딘이 고개를 들이밀었다가 뿔 두 개가 동시에 걸렸다. "왜 나는 못 들어가느냐!" "대형 화물 반입은 별도 허가가 필요합니다." "나는 화물이 아니다!" "그럼 바깥에서 경비 부탁드립니다." 로딘은 삐친 표정으로 몸을 돌렸지만 입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 뒤쪽 꼬리가 막힌 통로 전체를 가로막았다. "꼬리도 치워 주시고요." 문턱을 넘자 발밑에 희미한 선이 나타났다. 나무껍질에 새겨진 원형 무늬였다. 선 위에는 사람이 한 줄로 지나갈 만큼만 빛이 켜져 있었다. 니아가 말없이 내 앞에 섰다. "이 바닥은 예전 수액관이었던 곳이에요. 살아 있는 부위를 밟지 않도록 표시된 선을 따라가세요." 나는 발끝을 조심스레 옮겼다. 아무 생각 없이 달려왔다면 수액관을 밟았을 것이다. 루루는 내 어깨 위에 앉았다. "시온 님, 여기는 나무 속인데 왜 발자국 소리가 나요?" "바닥이 전부 비어 있어서 그런가 봐." "비어 있는데 안 무너져요?" "그 질문을 왜 지금 하는 거지." 아르웬이 안내했다. "외곽 구조는 이미 마른 껍질과 오래된 지지대가 받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뿌리는 내부 격벽 뒤에 있으니 선을 벗어나지 않으면 안전합니다." 나는 비로소 숨을 쉬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나라고 해도 낙사에는 장사가 없다. 복도 좌우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작은 창들이 붙어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쓰지 않는 의자와 비어 있는 서류함만 보였다. 한곳에는 먼지 위로 누군가 손가락으로 쓴 글자가 있었다. [문을 열었다고 승낙한 것은 아니다.] "이거 누가 썼죠?" 내가 물었다. 니아도 모른다고 했다. 아르웬은 흔적을 건드리지 않고 위치만 기록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여기 온 이유를 먼저 다녀간 사람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선 나는 곧바로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오래 말린 종이와 젖은 나무, 그리고 지나치게 깨끗한 복도에서만 나는 차가운 금속 냄새. 이곳은 오래된 세계수의 일부이면서, 누군가 최근까지 청소하는 사무실이었다. 복도 끝에 다섯 개의 창구가 있었다. 모두 '휴무'라고 적혀 있었고, 유일하게 여섯 번째 창구만 불이 켜져 있었다. [후보 안내 전담] [대기 인원: 1명] "제가 첫 번째 손님이네요." 그러자 창구에서 종이 울렸다. [대기 번호: 400] 나는 번호표를 들고 멍하니 서 있었다. "첫 번째가 아니라 사백 번째래요." 루루가 소곤거렸다. "괜찮아. 여기서는 사백 년도 하루 근무로 치나 봐." 번호표 아랫부분에 작게 쓰인 문장은 별로 괜찮지 않았다. [앞선 399명: 직접 거부 절차 미완료] 누가 이런 자리에 지원했는지부터 알아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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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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