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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31화
PAYLUA ORIGINAL · 제131화

131화. 관리자 승진을 거절하려면 관리자 승인이 필요합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934자

오프라인 책장
내가 이세계에 와서 배운 첫 번째 교훈은 드래곤의 화염을 정면으로 맞지 말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계약서를 끝까지 읽으라는 것. 그리고 오늘 세 번째 교훈을 얻었다. 승진 축하 인사부터 하는 놈은 대개 내 월급을 올려 줄 생각이 없다. "차기 계약 관리자 후보 최시온 님, 축하드립니다!" 루루가 접수석 위에서 팡팡 터지는 꽃가루를 뿌렸다. 분홍빛 꽃가루가 내 종이컵에 내려앉았다. "축하하지 마. 지원한 적도 없다고." "그래도 후보라는 건 좋은 거 아닌가요?" "평생 감옥에 들어갈 후보도 후보긴 하지." 로딘이 책상 너머에서 고개를 들었다. "네가 관리자가 되면 내 온천 보상부터 처리해라." "고객님. 그 민원은 보상 심사 중이고, 오늘도 그렇게 말하면 제가 영구 휴직에 들어갑니다." "그럼 휴직한 관리자는 누가 대신하느냐?"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게 바로 오늘 알아봐야 할 문제였다. 갱신실에서 보낸 호박색 통지서에는 후보 지명 사유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최근 열흘간 이의 처리 실적 1위. 미결 민원에 대한 현장 대응 우수. 자동 갱신 절차에 대한 높은 이해도. 이력서는 누가 쓴 거지?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싫어했던 평가 항목들만 골라 놓았다. 아르웬이 반듯한 자를 꺼내 통지서 가장자리를 눌렀다. "정식 임명과 후보 추천은 다릅니다. 이 상태로는 권한도 책임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조금 위로가 되네요." "다만 서류 아래에 '후보 미응답 시 근무 배정 검토'가 있습니다." "위로 취소합니다." 우리는 회신 양식을 찾아보기로 했다. 통지서에 찍힌 작은 인장을 수액 접수기에 비추자 창 하나가 열렸다. [차기 관리자 후보 안내] [1. 후보 수락] [2. 후보 관련 추가 설명 요청] [3. 후보 명단 정정 신청] "거절은요?" 루루가 물었다. 나는 세 번 읽었다. "없어." 로딘이 흐뭇하게 웃었다. "위대한 직책은 원래 거절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럼 고객님도 제가 드리는 직책 하나 맡으시죠." "무슨 직책이냐?" "출입구 청소 총책임 드래곤." "난 거절한다!" "보셨습니까, 여러분. 선택권이란 이렇게 소중한 겁니다." 로딘이 코를 찡그렸다. 설득 교육에 드래곤이 도움 되는 날도 있다. 아르웬은 화면 아래에 희미한 주석을 발견했다. '현장 거부는 갱신실 접수 창구에서만 가능'. 나는 그 문구를 손가락으로 톡 두드렸다. "또 숨겨 놓은 해지 버튼이군." "현재 그 회랑은 폐쇄 중입니다." 니아가 지도 펼치는 소리가 났다. "무리하게 뚫으면 세계수의 살아 있는 뿌리에 손상을 줄 수 있어요." "잠깐만요." 아르웬이 통지서 한쪽을 넘겼다. "직무 설명서도 있습니다." 그녀는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계약 관리자 직무에는 연간 갱신 심의, 분쟁 조정, 마을 공급 현황 감독, 제14 계정 보고 승인, 관리자 결원 대응이 포함됩니다." "평범한 인사 공고인데요?" 루루가 말했다. "정작 채용 공고도 없었다는 점을 빼면 그렇지." 나는 설명서 아래에 적힌 근무 조건을 살폈다. [재임 기간: 차기 관리자 선정 시까지] [휴직: 현 관리자 승인 후 가능] [퇴직: 후임 확정 후 가능] "이 직책을 누가 한 번 맡으면 끝이 안 나겠는데?" "전임 관리자가 없어서 근무 배정이 지연된 것 같습니다." 아르웬이 말했다. "전임이 없어서 못 들어가고 후임이 없어서 못 나온다고요. 무슨 인생을 병뚜껑 안에 넣어 놨습니까." 로딘이 툭 말했다. "나라면 왕좌에 붙어 살겠다!" "고객님은 왕좌가 취미지만 저는 아닙니다. 게다가 제 목표는 세계수 살리기지 제 서재를 갱신실로 이사하는 게 아니에요." 루루가 서식 아래에 손도장을 찍으려는 시늉을 하자 나는 얼른 종이를 빼앗았다. "서류에 빈칸이 있다고 아무거나 찍지 마. 작은 정령이라고 근무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아니니까." "저도 안 할래요!" 그때는 그 말이 나중에 얼마나 중요해질지 몰랐다. "안 뚫어." 나는 회신란에 짧게 적었다. [본인은 후보 지명을 수락하지 않음. 정식 거부 절차를 요청하며, 해당 요청을 수락 의사로 해석하는 데 동의하지 않음.] 서류가 잠시 빛났다. [정식 거부 접수는 갱신실 현장 방문 시 확정됩니다.] [방문 승인: 세계수 보호 절차 확인 후 가능.] "관리자 승인이 있어야 거절할 수 있다는 뜻이네요." 루루가 말했다. "현 관리자는 공석인데?" "네." 잠깐 침묵이 흘렀다. "고객님." 나는 접수기를 향해 말했다. "담당자가 없어서 처리할 수 없다는 건 제가 십이 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핑계입니다." 그때 접수기 뒷면에서 아주 느린 초록색 불빛이 켜졌다. 세계수의 신호였다. [방문 목적: 후보 거부 확인 및 기록 점검] [뿌리권 외곽 출입: 조건부 허용] [조건: 원본 음성 열람 금지, 살아 있는 수액관 비접촉, 필수 공급 유지] 아르웬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세계수가 직접 제한된 출입에 동의했군요." "나무가 싫다고 하면 돌아오는 거다." 내가 말했다. 루루는 초록색 확인 표식을 접수 장부에 붙였다. 로딘은 이미 여행용 가방을 메고 있었다. 엄청나게 큰 가방이었다. "거기 뭐 넣었습니까?" "응급 식량과 이불이다." "누구 걸요?" "내 것." 가방을 열어 보니 용암 냄비만 일곱 개였다. "고객님, 이건 짐이 아니라 이동식 화산입니다." "추울 때 도움이 된다!" 수액관이 있는 장소에서 이 드래곤을 데려가는 게 맞을까. 나는 한참 고민하다 안전계획서에 한 줄을 추가했다. [추가 조건: 로딘의 요리 행위는 지상에서만 허용.] 출입은 허가받았다. 거부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난 관리자 후보가 되기 싫어서 지하에 들어갈 준비를 시작했다. 세상에 이보다 실속 없는 승진 여행이 있을까.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내가 말하지 않은 '네'를 저들이 대신 써 놓는다면, 이번에는 그 '네'를 쓴 사람의 손부터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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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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