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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27화
PAYLUA ORIGINAL · 제127화

127화. 청구서에 화를 내면 요금이 추가됩니다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2,830자

오프라인 책장
열세 지역 전체에 관리비가 청구된 날, 고객센터 우편함이 터졌다. 물리적으로 터졌다. 분홍색 영수증 수백 장이 쏟아져 나와 출입문을 덮었다. 로딘은 그걸 보고 불을 뿜으려 했다. 나는 급히 막았다. 증거를 태우면 피해자만 고생한다는 건 전생에서 이미 지겹게 배웠다. "그만!" "영수증은 가연성이다!" "알아요. 그래서 태우지 말라고요." "그럼 내가 무슨 쓸모가 있느냐!" "어제는 수프도 데우셨잖아요." 드래곤은 잠시 생각하더니 우울한 얼굴로 옆에 앉았다. 이 생물이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나는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영수증 위에는 같은 문장이 반복되어 있었다. [계약 관리비 선징수 안내] [미납 시 안내 서비스 제한 가능] "안내 서비스를 제한한다고요?" 루루가 물었다. "질문을 못 하게 하겠다는 뜻일 수도 있지." 나는 니아와 함께 실제 청구 대상을 확인했다. 첫 번째 영수증은 북방 다리 관리소, 두 번째는 동부 온실, 세 번째는 서쪽 저장 창고였다. 액수는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본래 사용 요금과 별개로 관리비가 붙었다는 것이다. 아직 갱신도 되지 않은 계약의 사전 집행 비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레가 수정구슬 통화로 말했다. "지역 회계가 이 금액을 자동 이체하려고 했어요. 다행히 저희 관리인이 수상해서 멈췄습니다." "좋은 판단입니다. 기존 공급료는 정해진 대로 납부하시고,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새 관리비는 분리해서 검토하세요." "그럼 전력청이 보복하면요?" 그 말에 나는 섣불리 장담하지 않았다. 미레가 두려워하는 건 서류 한 장이 아니라 추운 다리에서 다칠 아이들이었다. "공급을 끊겠다는 실제 통보가 오면 즉시 알려 주세요. 임시 보호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정과 지역 감독관에게 현재 상태를 먼저 보내겠습니다." 탄지에게도 같은 설명을 했다. 각 지역에 일률적인 행동을 강요하지 않았다. 주민 협의를 거쳐 의견을 내도록 했다. 납부를 미루는 선택을 했을 때의 위험도 알려 줬다. 서쪽 어업 마을에서는 회계 담당인 할머니가 답장을 보냈다. 글씨가 삐뚤빼뚤했지만 내용은 무섭도록 정확했다. [우리는 계약을 끊어 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비용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질문을 하려면 먼저 요금을 내야 한다는 안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아래에 작은 문장이 하나 더 있었다. [남편이 생선을 냉장하지 못할까 봐 잠을 설칩니다. 지난겨울 저장 창고가 고장 났을 때 잡은 물고기의 절반을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미리 대비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래 그 문장을 보았다. 화려한 법리보다 저런 문장을 잊지 않는 게 중요했다. 루루는 답장을 쓰겠다고 펜을 잡았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다 해결할게요!" "잠깐." 나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우리가 다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몰라. 대신 확인한 사실을 계속 전하겠다고 해 줘." 루루는 한참 생각한 뒤 다시 썼다. [기존 공급은 현재 정상이며 새 비용은 조사 중입니다. 마을에서 확인한 위험을 계속 알려 주세요. 우리가 확인한 변화도 빠뜨리지 않고 전하겠습니다.] "이게 더 좋아요?" "훨씬. 약속은 지킬 수 있는 만큼 해야 하니까." 그런데 선징수 영수증을 발행한 계정과 별개로 안내 서비스 제한 명령이 생성됐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미납 대상: 13개 지역] [서비스 제한: 이의 신청 접수 응답 지연] "아니, 돈을 안 냈다고 이의 신청을 늦게 처리해요?" 루루가 분개했다. "이건 꽤 익숙해." 나는 말했다. "불만 있는 손님은 전화를 오래 붙들어 놓으라는 지시를 받는 곳이 있거든." "시온 님은 그런 데서 일하셨어요?" "일했다기보다 살아남았지." 그러자 아르웬이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자체 접수한 이의 내용을 법정에 직접 보내겠습니다. 전력청 안내망은 경유하지 않겠습니다." "멋진 발상이네요, 소장님." "규정에 있는 비상 우회 접수 절차입니다." "더 멋집니다. 규정이 사람을 돕는 순간이라니." 우리는 각 지역 대표의 신청서를 따로 작성했다. 각자의 피해와 우려가 달랐기 때문이다. 접수 총량만 세어 하나의 거대한 불만으로 뭉개지 않도록 했다. 니아는 송달 증명을 두 곳에 보존했다. 제로는 본인이 동의한 범위에서 전송 성공 여부만 확인해 주었다. 그런데 우편 발송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관리비 영수증의 글자가 새로 바뀌었다. [고객 의견 접수: 원활한 갱신 의사를 확인함] "우리가 항의서를 냈는데 왜 갱신 의사가 되지?" 루루가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한참 웃었다. 웃지 않으면 소리를 지를 것 같았다. "우리한테는 항의가 아니라 애정 표현으로 보이나 봐." "그럼 욕하면요?" "열렬한 애정 표현이겠지." 로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렇다면 내가 열렬하게 사랑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마!" "안 됩니다! 욕하지 마세요! 지금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늦었다. 로딘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천계의 멍청이들아아아!" 수정구슬에 안내문이 떠올랐다. [긍정적 고객 반응 1건 추가] [감정 강도: 매우 높음] 모두가 침묵했다. "축하드립니다, 고객님." 내가 말했다. "전력청이 고객님의 격렬한 사랑을 접수했습니다." 로딘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다음번엔 긍정적 반응이 열 건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이제야 알아챈 것이다. 나는 영수증을 한 장 떼어 뒤집었다. 뒷면에는 아주 희미한 수신 번호가 남아 있었다. [제14 계정 감정 분석 보정] 처음엔 과거의 목소리만 동의로 바꾼 줄 알았다. 이제는 항의와 분노까지 동의로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저런 기록을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남기는 시스템이라면, 분명 언젠가 더 큰 사고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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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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