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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107화
PAYLUA ORIGINAL · 제107화

107화. 법정에서 종을 치면 벌금인가요?

세계수 고객센터입니다 · 3,21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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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긴급 안전 심리는 오전 열한 시에 열렸다. 심리 전에 나는 벽에 붙은 안내문을 읽었다. [진술 중 타인을 위협하는 행위 금지] [보호 증인의 신원 강제 공개 금지] [허가 없는 마력 방출 금지] “드래곤 고객님, 세 번째 보이시죠?” 로딘은 고개를 돌렸다. “나는 눈이 좋다.” “그럼 읽어 주세요.” “……허가 없는 마력 방출 금지.” “좋습니다. 오늘은 불꽃 쇼 없는 겁니다.” “그럼 내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 “증인이요.” 로딘이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서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 주는 일이 그렇게 좋은가 보다. 이번 심리는 모은 혼자 맡지 않았다. 법정의 독립 절차관 헤이든이 나왔다. 검은 옷을 입은 나이 든 남자였는데, 양쪽 귀가 작은 나뭇잎 모양이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잎맥에 은빛이 돌았다. “오늘 판단할 것은 경보 누락의 안전 위험과 임시 우회 조치입니다.” 헤이든이 말했다. “최초 계약의 효력이나 제2 서명인의 신분을 정하는 심리는 아닙니다.” 나는 속으로 웃었다. 이제 이 문장은 우리 사건의 주제가 됐다. 어떤 사건에서 무엇을 판단하지 않는지 먼저 말해야 오히려 일이 잘 풀린다. 니아는 열세 지역의 독립 진동 기록을 제출했다. 테른은 각 지역의 실제 종 상태와 기존 관제 화면을 비교했다. 그중 여덟 지역은 단순 경고 신호, 세 지역은 정지 요청과 유사한 패턴, 두 지역은 판별 불가였다. 아직 아무도 그 신호의 진짜 발신자를 모른다. 바르셀이 손을 들었다. “독립 기록이 있다고 해서 법정의 침묵 보호 규칙을 즉시 해제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보호받던 증인들의 목소리까지 외부에 새어 나갈 우려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아르웬이 답했다. “그래서 외부 경보의 발생 여부만 별도로 기록하고, 보호 증언의 본문에는 접근하지 않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테른이 작은 모형을 꺼냈다. 쇠종 하나와 수정판 둘, 그리고 양쪽을 잇는 가느다란 끈이었다. 그는 종을 치지 않고 손으로 살짝 흔들었다. 수정판 하나는 ‘정상’, 다른 하나는 작은 점 세 개를 보여 주었다. “이 모형에서는 본문이나 발신자 정보를 읽지 않습니다. 종의 진동 유무와 시간대만 확인할 수 있소.” 헤이든이 물었다. “그럼 거짓 경보가 많이 들어오면?” “분류 검증이 필요합니다. 원래 경보 내용이나 현장 대응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니아가 말했다. 나는 조용히 감탄했다. 전문가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만큼, 무엇을 할 수 없는지도 정확하게 말한다. 그러나 바르셀은 여전히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문제는 정지 신호입니다. 계약 운영자가 아닌 존재가 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운영자를 정하는 원본에서 제2 서명인의 이름이 지워져 있잖아요.” 나는 말했다. “그 이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정지 요청이 유효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없던 요청으로 지워서도 안 되죠.” 헤이든이 펜을 내려놓았다. “그 점은 검토하겠습니다. 이관관님, 현재 무응답으로 수정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과거 자동 안정화 규정입니다.” “그 규정의 승인 기록은?” 바르셀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열일곱 해 전 갱신된 기준표가 있습니다.” “갱신 승인자가 누구입니까?” “중앙 기록국과 전력청의 공동 기재입니다.” “보호 당사자의 선택을 대체할 권한이 있었습니까?” “그 부분은 본안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좋습니다. 그럼 현재 단계에서 자동 삭제의 정당성도 확정되지 않았군요.” 헤이든은 양쪽 기록에 그 문장을 남겼다. 예상치 못한 건 바로 다음이었다. 법정 안쪽에서 은종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만지지 않았고, 장치도 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금속 표면에 오래된 빛이 떠올랐다. 땡. 들릴 듯 말 듯한 소리였다. 로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 그 소리다!” “고객님, 앉으세요.” “하지만……!” “제가 볼게요.” 헤이든은 긴급 보호막을 가동했다. 법정 벽면에 작은 안내가 떴다. [원인 불명 외부 공명] [강제 재생 및 증인 신원 조회 금지] 니아가 원격 관측으로 확인했다. ‘현재 법정의 종은 외부 측정 신호에 공명했어요. 누가 울린 건지는 모르겠어요. 종 자체를 강제로 두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헤이든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관찰 목적의 최소한의 기록만 허용했다. 내역은 진동 시간과 진폭, 안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인지의 여부였다. 종이 멈추자 법정에서 수백 년 동안 잠자고 있던 낡은 기계 하나가 켜졌다. [제2 서명인 정지 요청 검토 절차] [제출 가능한 자료: 외부 목격, 계약 부속 물품, 독립 경보 시간 기록] [금지: 비공개 보호 진술의 강제 공개]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절차가 있었네요?” 모은도 놀라며 기록을 들여다봤다. “오래된 보조 절차예요. 저희는 권한 말소 뒤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배웠습니다.” 헤이든이 눈을 좁혔다. “권한이 말소된 경우에도 심사 자료는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정지를 명령할 권한은 별도 판단해야 합니다.” 중요했다. 들을 자격을 인정하는 것과 바로 기계를 멈추는 것은 다르니까. 우리는 새로운 절차로 증거를 다시 제출했다. 세 지역의 공명 기록, 로딘의 목격, 은종의 외부 분석. 무엇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같은 패턴이 발견된다는 사실은 남았다. 헤이든의 임시 결정은 짧았다. [13개 지역의 외부 경보 발생 여부: 독립 감시 허용] [보호 증언 본문과 신원: 봉인 유지] [정지 신호의 자동 무응답 수정: 심리 종료까지 잠정 중단] [기존 에너지 공급: 안전 기준 아래 유지, 임의 차단 금지] 루루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겼어요!” “아직 다 이긴 건 아냐.” “그럼 반쯤요?” “오늘은 누군가 종을 쳤다는 사실을 지키는 데 성공한 거지.” 그 정도면 충분히 기쁠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심리가 끝나고 헤이든이 나를 따로 불렀다. “최시온 상담원. 제2 서명인을 찾고 있지요?” “네. 다만본인 허락 없이 이름을 공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찾기 전에, 왜 서명이 둘이어야 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가 은종 밑의 작은 받침대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아주 오래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첫째 서명: 빌려 쓰는 자의 책임] [둘째 서명: 멈추라고 말할 자의 권리] 나는 그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문제는 이름이 아니었다. 서명 하나가 사라지면 계약에서 브레이크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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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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