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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91화
PAYLUA ORIGINAL · 제91화

91화. 붉은 별 아래의 출생 대장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808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예언을 싫어한다. 특히 아침 식사보다 먼저 도착하는 예언은 더욱 싫다. “전하, 동쪽 관문에서 급보입니다.” 바르톨은 보급 장부를 들고 있었고, 그 장부 위에는 기저귀 여섯 꾸러미와 국경 순찰대의 붉은 밀봉 서신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급하지?” “어느 쪽을 말씀하십니까?” “기저귀와 급보.” 바르톨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재고상으로는 기저귀입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레온 님과 같은 표식을 지닌 아이가 등장합니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 아이는 어디 있지?” “모릅니다. 동쪽 관문의 출생 대장에만 기록이 있습니다.” “그럼 '등장했다'는 말도 고쳐라. 등장한 것은 아이가 아니라 기록이다.” 바르톨은 다시 적었다. 내가 이 말을 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잘못된 기록이 사람을 사라지게 했는지, 그도 이제 알고 있었다. 동쪽 관문은 마왕국과 성왕국 사이에 놓인 오래된 석교의 이름이었다. 전쟁 때는 군마가 지나갔고, 평화가 찾아오면 소금 수레와 약초 상인들이 지났다. 교각에는 두 나라의 관세 인장이 번갈아 찍혔다. 관문의 작은 진료소는 어느 쪽 국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아 피란민들이 몰려들었다. 그날 새벽, 산파 한 명이 진료소로 찾아와 오래된 탄생 기록을 돌려달라고 했다. 기록관이 그녀의 신분을 확인하는 동안 대장 한 귀퉁이가 붉게 빛났다고 한다. [은안의 유아. 동일 출생일. 왼쪽 어깨 달 표식. 제2후보.] 레온을 규정하던 낱말들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아이를 직접 보았나?” “아닙니다. 대장의 글씨를 보았습니다.” “산파는?” “말을 하지 않고 떠났답니다.” 내가 창을 열자 마계의 차가운 아침 공기가 들어왔다. 하늘의 두 달은 이미 희미해졌으나, 붉은 별만은 이상하게 오래 남아 있었다. 나는 가까운 탁자에서 작은 일기장을 꺼냈다. '동일한 흉터를 지닌 아이가 발견되었다'라고 쓰려다가 펜을 멈췄다. 대신 적었다. '동일하다는 문장이 적힌 대장이 발견되었다. 아이의 신원과 안전은 미확인.' “마렌과 로잘린에게 문서 사본을 보내라. 원본은 보관하되 이름을 퍼뜨리지 말고.” “전하께서 직접 가시겠습니까?” “그래. 그런데 먼저 레온이 아침을 먹었는지 확인한다.” 바르톨의 표정에 아주 작은 체념이 스쳤다. *** 레온은 식탁 위에서 숟가락 두 개를 서로 두드리고 있었다. “아빠!” “아침 인사로는 다소 시끄럽군.” “쿵!” 나는 숟가락을 하나 받았다. 녀석은 내 손을 보더니 잠깐 웃었다가 내 접시에 담긴 죽을 가리켰다. “내 거.” “내 접시다.” “내 거!” 미아가 작게 웃었다. “같은 죽이에요. 다만 전하 것에는 버섯이 들어갔고요.” 레온은 버섯을 먹고 싶다는 듯 손을 뻗었다. 나는 똑같이 생긴 어린이용 숟가락을 주었다가 퇴짜를 맞았다. 결국 버섯을 잘게 잘라 식힌 뒤 조금 덜어 주었다. “내가 없을 때도 이렇게 먹게 하려나?” “전하가 있을 때만 접시를 빼앗아요.” “어째서?” “전하 접시가 더 좋아 보이나 보죠.” 나는 우유를 쏟지 않도록 작은 손을 받쳐 주었다. 누군가 보았다면 위대한 마왕이 한 끼 식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집중력을 쓰는지 믿지 못했을 것이다. 레온은 자신이 가진 숟가락을 만족스럽게 흔들었다. 나는 그 손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두 번째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 역시 지금 어딘가에서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접시를 탐내고, 잠들기 싫다고 울고, 붙잡아 주는 손에 매달릴 것이다. 예언의 '제2후보'가 아니라 그런 아이다. *** 관문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높이 떠 있었다. 방어 병력을 데려가자는 바르톨의 제안은 거절했다. 대신 진료 담당자 한 명과 기록 전문가 마렌, 관문 양측에서 허락받은 경비 둘만 동행했다. 성기사가 아이를 찾아내려 왔다고 오해받을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관문 진료소는 생각보다 작았다. 오래된 나무 창틀 사이로 약초 냄새가 흘러나왔다. 복도에는 다친 행상인과 아이를 안은 여인들이 앉아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놀라 일어나려 했다. “그대로 앉아라. 오늘은 병사들을 점검하러 온 것이 아니다.” 그 말에 더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해한다. 과거의 나였어도 믿지 않았을 테니. 진료소 책임자는 무릎을 꿇으려다 마렌의 눈짓을 보고 멈췄다. “대장은 어디 있지?” 그가 내민 책에는 온갖 얼룩이 있었다. 탄생을 축하하는 그림과 사망자 명부가 같은 가죽 표지 안에 묶여 있었다. 피란민이 많았으므로 종이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문제의 행은 분명했다. 그런데 가까이 들여다보자 이상한 점이 보였다. '제2후보'라는 글자만 다른 잉크였다. 원래의 날짜와 산파 서명은 오래된 갈색이었으나, 그 네 글자는 붉은 별의 빛을 머금은 듯 새것이었다. “누가 덧썼지?” 책임자가 고개를 저었다. “장부를 보관하는 방은 잠겨 있었습니다.” “잠긴 문을 지나온 것이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지.” 마렌이 바늘 끝만 한 수정 가루를 떨어뜨렸다. 붉은 글자는 잠깐 들떴다가 다시 종이에 스며들었다. “현재 기록에 겹쳐 씌워졌어요. 다만 원래 출생 기록이 진짜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진료소 바깥에서 종소리가 났다. 피란민을 위한 무료 진료 시간이었다. 한 노파가 서둘러 들어왔다. 젖은 두건에 은색 바늘을 꽂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몸을 굳혔다. “대장을 찾으러 온 산파인가?” “……그걸 어찌 아십니까?”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지?” 노파는 주먹을 쥐었다. “찾아온 사람들이 있어요. 하얀 갑옷을 입고, 아이 어깨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아이의 보호자는?” “있습니다. 아직은요.” 나는 그 '아직'이라는 말이 몹시 싫었다. “그럼 먼저 그 사람을 보호하겠다. 아이가 누구인지 묻기 전에.” 산파는 한참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전하. 그 아이는 숨겨야만 하는 아이가 아닙니다. 숨겨야 하는 건 그 아이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제야 우리는 같은 문제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기록장의 마지막 칸을 채웠다. '관문에 실존 아이가 있을 가능성 높음. 신원 비공개. 보호자 안전 우선. 제2후보라는 칭호는 미확인.' 그리고 노파에게 말했다. “나를 믿으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대신 내가 무엇을 할지 네가 먼저 듣고 결정해라.” 동쪽 관문의 시계는 정오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붉은 문구의 가장자리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내일 날짜가 작게 적혀 있었다. 진료소 책임자는 문에 기대어 한참 서 있었다. “전하, 이 대장을 밖으로 옮겨야 합니까?” “원본은 여기 보관해라. 대신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게 두지는 마라. 정당한 권한이 있는 조사자에게는 열람 기록을 남기고 보여 줘야 한다.” “그런데 성기사가 명령서를 내밀면요?” “로잘린이 확인한 정식 인장이 있는지 대조해라. 그리고 아기를 데려갈 권리가 있는지는 인장과 별개의 문제다.” 나는 경비대장에게 문 앞을 지켜 달라고 했다. 군인을 더 세우는 것보다 먼저 출입을 기록할 사람 두 명을 배치했다. 방문한 시각, 내민 문서, 되돌아간 방향. 소문을 쫓는 사람의 기억보다 그런 흔적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딘은 나가는 내게 말했다. “이곳 사람들은 전하가 무섭습니다.” “알고 있다.” “그래도 아이를 찾으러 오셨을 때 곧바로 데려가지 않은 건 고마워요.” 나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내가 남의 아이를 훔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칭찬받을 일인지 생각하면 기분이 씁쓸했다. 그동안 내가 어떤 마왕이었는지, 새삼 들여다보게 되었으니까. 누군가 아이가 살아 있는 오늘보다 먼저 그 아이의 내일을 접수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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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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