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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85화
PAYLUA ORIGINAL · 제85화

85화. 문을 닫는 법을 배우는 날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799자

오프라인 책장
아기가 문을 닫는 법을 배우는 순간이 있다. 처음에는 문짝을 두드린다. 그다음에는 손잡이를 잡는다. 마지막에는 어른의 손을 뿌리치며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나는 오늘 아침 그 마지막 단계를 경험했다. “내가 닫아 주마.” “시러!” 레온은 두 손으로 방문을 밀었다. 쾅. 문이 닫히자 액자 하나가 떨어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액자를 공중에 붙잡았다. 마력이 아니었다면 아르헨의 오래된 초상화가 두 동강 났을 것이다. “레온.” 아이는 의기양양하게 나를 바라봤다. “닫아!” “그렇다. 닫았다.” 미아가 뒤에서 웃음을 참았다. “전하, 문에 손가락 끼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 “내 손가락은 성검에도 잘리지 않는다.” “레온 손가락 말씀입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가끔은 내 손의 강함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서재에는 여덟 번째 문에 관한 자료가 쌓여 있었다. 미래 교정국이 정한 삼 일의 기한을 우리는 그대로 따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기한이 거짓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 첫날에는 관찰창과 시계의 움직임을 비교했다. 둘째 날에는 외부 장부를 모아 서명 권한을 확인했다. 셋째 날에는 누구나 그 문을 닫을 수 있는 장치가 가능한지 시험하려 했다. 문제는 '누구나'라는 말이 너무 크다는 점이었다. “마왕성에 있는 사람 열 명만 동의하면 닫히는 문을 만들까요?” 라기스가 물었다. “그 열 명은 누가 고르지?” “전하께서…….” “그럼 결국 내가 고르는 거다.” 로잘린이 말했다. “성왕국에서 대표를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누가 대표를 선택하지?” “신전이…… 아.” 그녀도 입을 다물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선한 대표를 뽑는 일보다, 대표가 잘못했을 때 누구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 마렌이 종이를 펼쳤다. “그럼 문을 닫는 건 한 사람의 권한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서로 검증하는 절차로 만들면 어떨까요?” “자세히.” “시각시의 기록 관리자, 실제 귀환 당사자, 외부 생활 공동체. 세 갈래가 서로 다른 질문을 확인하는 거예요. 서명은 각각 남기되 한쪽이 다른 쪽의 이름을 대신할 수 없게 하고요.” “귀환 당사자가 어리거나 응답할 수 없으면?” “급박한 위험을 막는 임시 중단만 허용하고, 영구 결정은 나중에 다시 확인해야 해요.” 나는 그 문장을 오래 생각했다. 레온이 갓 태어났을 때, 누군가는 그가 세상을 구할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의 미래를 자기들이 대신 썼다. 이번에는 내가 반대편에서 같은 일을 하면 안 된다. “좋다. 우선 영구 개방은 금지하고 임시 중단을 만드는 쪽으로 실험하자.” *** 마렌이 실험할 사람을 모집하자 바르톨이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전하, 제가 하겠습니다.” “너는 이번 장치의 원리를 아느냐?” “모릅니다.” “그럼 왜 지원했지?” “전하께 도움이 되는 일이라서입니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 마음은 고맙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서명하면 적이 원하는 일이 된다.” 바르톨은 잠깐 시무룩해졌다. “그럼 공부하겠습니다.” 그날 오후, 우리 군단의 대장군은 문서 읽는 법을 배우기 위해 시장의 서기에게 앉았다. 세브는 처음에는 손을 떨었지만, 곧 바르톨이 어려운 단어 앞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을 보고 긴장을 풀었다. “'철회'는 동의를 거두는 뜻입니다.” “전하께서 내리신 명령을 철회할 수도 있습니까?” “전하가 내리신 명령이라도, 필요하면 이유를 밝히고 수정해야죠.” 바르톨은 나를 바라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내 명령은.” 그는 무언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 우리는 작은 모형 문을 만들었다. 실제 여덟 번째 문을 건드리지 않는 독립 장치였다. 세 사람이 각자 손잡이를 잡을 수 있었고, 누구든 긴급 중단 신호를 보내면 문이 멈췄다. 다시 열려면 세 가지 확인을 모두 받아야 했다. 첫 실험에서는 바르톨이 너무 세게 당겨 손잡이가 부서졌다. 둘째 실험에서는 로잘린의 성력이 지나치게 강해 접속이 끊겼다. 셋째 실험에서는 마렌이 동의란을 일부러 비워 두었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만족스럽게 웃었다. “좋다. 아무도 서명하지 않으면 멈춘다. 그게 정상이다.” 라기스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 여덟 번째 문이 이 규칙을 따를지는 모릅니다.” “안다. 그러니 실험했다고 성공이라고 쓰지 마라.” 우리는 실패와 성공을 모두 기록했다. 그러다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바르톨이 부순 손잡이의 파편에서 미래 교정국의 금속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 모형에 저쪽 물건을 쓴 적 있느냐?” 내가 물었다. 라기스가 놀란 얼굴로 도면을 펼쳤다. “아니요. 재료는 전부 우리 창고에서…… 잠깐.” 그가 부품 상자 하나를 가리켰다. “이 작은 나사는 지난달 시각시에서 회수한 장치입니다. 무해하다고 판정돼 보조 부품으로 분류했는데…….” 나는 그를 탓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했다. 우리는 바깥의 악당이 문을 열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을 열 수 있는 작은 나사 하나가 이미 우리 손안에 들어와 있었다. *** 나사를 별도의 통에 옮기는 동안 라기스가 내게 모형의 다른 문제점을 보고했다. “전하, 모든 사람이 중단을 요청할 수 있게 만들면 악의적인 사람이 계속 중단을 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겠지.” “그러면 누군가 정말 돌아오고 싶은 때에도 영영 문을 열지 못할 수 있어요.” 나는 가만히 생각했다. 문을 제멋대로 열게 둘 수는 없지만, 아무나 영원히 닫아 두게 해도 안 된다. 쉬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제도에도 다른 사람의 삶이 걸려 있었다. “임시 중단에는 기한을 두자. 그리고 반드시 사유를 공개하되, 그 사유가 민감한 사람의 사생활이라면 세부 내용은 보호해야 한다.” “중단을 악용하는 사람은요?” “다른 증인이 함께 판단하게 하자. 중단 요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벌하지는 말고.” 로잘린이 도면 가장자리에 추가 문장을 적었다. '중단 요청자는 이유를 제시할 기회를 얻고, 대상자는 이의 신청할 기회를 얻는다.' 나는 그 문장을 보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문 하나를 닫는 데 이리 많은 규칙이 필요하다니.” 마렌이 웃었다. “전하, 사람 한 명의 내일을 다루는 문이잖아요.” 그 말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마왕성을 지을 때 나는 성벽 높이를 정하고 끝냈다. 그런데 지금은 작은 문 하나에 쓰이는 단어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든 모형에 적의 나사가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무거웠다. 그날 밤 미아가 작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전하. 레온이 문 여닫기를 너무 좋아해요. 벌써 열두 번 했어요.” “안전한 장난감 문을 만들어 주어라.” “만들어 뒀는데, 장난감은 싫대요.” “왜?” “진짜 문이 더 재미있나 봐요.” 나는 말없이 레온의 방문 앞에 섰다. 아이는 손잡이를 잡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빠, 봐!” “보고 있다.” “닫아!” 그는 문을 밀다가 손이 끼일 뻔했다. 나는 재빨리 손을 받쳤다. 레온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괜찮다. 천천히 해도 된다.” 녀석은 잠시 망설이다 다시 손잡이를 잡았다. 이번에는 내가 대신 닫지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닫는 동안, 손가락이 다치지 않도록 옆에 서 있었다. 그때 문틈으로 작은 빛이 새어 나왔다. 방문도 시각시의 문도 아닌, 내 손바닥에 쥔 미래 교정국의 나사에서였다. 작은 글자가 나타났다. [제8경로: 내부 실험 장치 연결 확인.] 나는 숨을 멈췄다. 우리가 만든 모형 문이 저쪽에게 관찰 경로를 내준 것이다. 우리가 공격한 것이 아니었다. 상대가 우리의 안전장치를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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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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