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귀환 성공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축하부터 하지 않았다.
“누가 돌아왔지?”
“서류에는 엘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만난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통신석을 내려놓았다.
“그럼 성공이 아니군.”
그날 아침, 시각시의 모든 기록판에 같은 문장이 나타났다.
[제1귀환 경로 정상 개방. 엘다 귀환 완료.]
사람들이 일제히 기뻐할 만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엘다에게도 그런 계획을 알린 적이 없었다.
누군가 우리 대신 성공을 선언했다.
***
시장에서는 이미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드디어 아이가 돌아왔다면서요!”
“마왕께서 사람을 살렸다더군요.”
“신성 추적대도 축하 사절을 보내겠대요.”
세브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렇게 빨리 소문이 퍼진 건 처음입니다.”
나는 입술을 비틀었다.
“확인되지 않은 승전보는 늘 빠르지. 내가 예전에 즐겨 쓰던 수법이다.”
“전하께서요?”
“적의 성이 함락되기도 전에 함락됐다고 알리면, 성 안의 사람들이 먼저 싸울 의지를 잃곤 했지.”
세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제 그 수법을 당하는 쪽이 됐군.”
마렌은 즉시 반박 공지를 붙였다.
[엘다의 귀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기록은 신원 미확인 출처에서 발행됐습니다. 현재 이동 시도는 중단 상태입니다.]
몇몇 사람이 실망했다.
“왜 좋은 소식을 부정하십니까?”
나는 대답했다.
“좋은 소식이 사실이면 가장 먼저 기뻐할 거다. 하지만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돌아왔다고 적으면, 누가 그 사람을 계속 찾겠느냐?”
그 질문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
첫 번째 문으로 가 보니 엘다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안 나갔어요.”
나는 안도했다.
“알고 있다. 네가 나갔다는 서류가 돌아다녀서 확인하러 왔다.”
“그럼 제가 여기 있다는 것도 적어 주세요.”
“물론이지.”
세브가 그녀의 말을 직접 기록했다.
그런데 기록판은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귀환 완료된 수신인의 재발신 요청입니다. 오류.]
“어떤 놈이 이런 식으로 장부를 꼬아 놓은 거지?”
라기스가 분석한 결과, 기록판은 엘다를 ‘귀환 완료’로 표시한 뒤 같은 이름을 가진 발신자의 응답을 다른 사람의 말로 취급하고 있었다.
사람이 서류에 맞춰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세상을 너무 잘 안다.
***
에데가 문 앞으로 왔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이었다.
“어젯밤부터 제 이름을 부르면 어떤 사람들은 모르는 이름이라고 해요.”
“누가?”
“장부를 읽던 관리인들이요. 저를 처음 만난 적이 없다고 했어요.”
나는 기록실에서 보았던 경고를 떠올렸다.
엘다가 돌아오면 에데의 기록이 밀려날 수 있다.
누군가 실제 귀환이 이뤄지기도 전에 장부만 먼저 고쳤다는 뜻이었다.
“에데. 당신은 여기에 있다.”
내가 말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제가 누구인지 잊는 사람이 더 늘어나면요?”
“그럼 기억하는 사람에게 먼저 물을 거다. 나와 세브, 제빵사와 시장 사람들 모두에게.”
에데는 고개를 떨구었다.
“저는 기록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게 무서워요.”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그 두려움을 없애 줄 수는 없지만, 혼자 견디게 하지는 않겠다.”
***
그날 우리는 기록이 아니라 증언으로 만드는 장부를 열었다.
에데와 함께 일한 시장 조합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각각 기억나는 일을 말했다. 언제 빵을 나눠 줬는지, 어떤 물건을 고쳤는지, 어떤 길에서 길을 잃은 아이를 발견했는지.
“이런 사소한 것들을 적어도 됩니까?”
한 노인이 물었다.
“그런 것이 필요하다.”
나는 답했다.
“누가 무슨 대단한 업적을 세웠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하려는 거니까.”
노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었다.
“그렇다면 에데 씨가 제 가게 앞의 진흙을 밟고 들어와 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일도 적어야겠군요.”
에데가 작은 소리로 항의했다.
“그날은 비가 많이 왔잖아요!”
사람들이 웃었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알았다.
장부에서 이름을 지운다고 해서 누군가와 함께 살았던 일까지 지울 수는 없다. 다만 그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수 있으니, 서로가 볼 수 있는 곳에 남겨야 한다.
***
시장 조합은 잘못된 귀환 완료 공지를 떼어 내지 않고 그 옆에 정정문을 붙였다.
“왜 처음의 종이를 남겨 두죠?”
내가 묻자 제빵사가 말했다.
“잘못된 소식이 있었다는 것까지 기억해야,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알아보지 않겠습니까?”
나는 그것을 오래 바라보았다.
정정문에는 발표 시각과 확인한 증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원래 공지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쓰여 있었다.
한 소년이 게시판 앞에 서서 질문했다.
“그럼 엘다는 언제 돌아와요?”
나는 답했다.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확인이 끝나고, 엘다가 나올 준비가 됐을 때다.”
“정해진 날짜가 없어요?”
“없다.”
소년은 실망했다.
“그럼 기다리기 싫은데.”
나는 웃었다.
“나도 그렇다.”
잠시 뒤 소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거짓말로 돌아왔다고 하는 것보다는 낫겠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오늘의 시장 회의는 훌륭했다.
그날 저녁 에데는 작은 수첩을 건넸다. 자신이 기억하는 일곱 아이의 버릇과 마지막으로 들은 말을 적어 둔 것이었다. 글씨는 삐뚤었지만 각 페이지마다 ‘확실함’, ‘아마 그랬음’, ‘기억 안 남’이라고 구별돼 있었다.
“이제 제 기록이 사라져도 누군가 이것을 읽을 수 있겠지요.”
“기록이 사라지지 않게 할 거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나는 수첩을 두 부로 베껴 보관했다. 사람을 지키는 일에는 실패 가능성을 부정하는 자신감보다 실패했을 때 다시 찾을 방법이 필요했다.
저녁에는 오르세라는 이름을 추적한 보고가 왔다.
마렌은 낡은 인장 세 개를 책상에 늘어놓았다.
“전부 같은 직책의 인장입니다. 그런데 사용 시기가 서로 겹쳐요.”
“한 사람이 돌아다닌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썼군.”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기록위원회는 책임자를 숨기기 위해 직책 하나로 이름을 통일한 것 같습니다.”
나는 세 개의 인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어떻게 상대하지?”
“명령이 실제로 어디서 나오는지 추적해야 해요. 현재 시각시와 연결돼 있는 인장이 하나 있습니다.”
그녀가 가운데 것을 가리켰다.
그 인장은 낯익었다.
마왕성에서 발견한 회중시계 안쪽에 찍혀 있던 문양과 같았다.
나는 곧바로 북쪽 계단에 경비를 늘렸다.
다만 성을 봉쇄하지는 않았다. 성안 사람들이 나가고 들어올 권리까지 빼앗을 이유는 없었다. 대신 낯선 기록 장치의 반입을 중단하고, 반입이 필요한 물건은 따로 점검하기로 했다.
***
밤에 레온이 내 일기장을 펼쳐 놓고 낙서를 하고 있었다.
붉은 선 세 개, 검은 점 두 개.
“이것이 무엇이냐?”
“빠!”
“나라고?”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마왕의 위대한 초상화가 점 다섯 개가 되었다.
그런데 곧 웃음이 멎었다.
어쩌면 내 모습은 내가 남긴 기록보다 누군가의 눈에 비친 이런 점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다음 날 새벽, 첫 번째 문에서 두 개의 응답이 동시에 도착했다.
하나는 엘다의 목소리였다.
다른 하나는 똑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미 돌아왔어요.”
나는 통신석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제 기록을 위조하는 자가 목소리까지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제77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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