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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66화
PAYLUA ORIGINAL · 제66화

66화. 구원을 거절한 사람들의 명단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956자

오프라인 책장
나를 구해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나는 일단 의심한다. 어릴 때 나를 구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삼백 년을 살았으니, 구원이라는 말에 좋은 감정을 갖기 어려웠다. 그런데 회색다리 시장 주민들이 내게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노인들이 오히려 화를 냈다. “우리가 그걸 언제 부탁했습니까?” 나는 입을 다물었다. 시장 회관에는 마렌과 로잘린, 세브, 주민 대표들이 모여 있었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시각시에서 발견한 귀환 경로가 실제로 사람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복구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인 하나가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내 아내는 홍수 때 죽었습니다. 내가 그날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산다고 아내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있소? 혹시 아내와 마지막으로 나눈 말까지 지워지는 건 아니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로잘린이 내 곁에서 작게 말했다. “구원을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 삶을 다시 쓰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겠지.” 나는 노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내 설명이 잘못됐소. 무엇을 돌려받게 될지 아직 검증하지 못했는데 마치 확실한 것처럼 말했군.” 회의장은 조용해졌다. “먼저 시험 절차를 공개하겠소. 참여하지 않아도 어떤 불이익도 없을 거요.” *** 우리는 주민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 나눠 주었다. 첫 번째 칸에는 ‘기억을 확인하고 싶다’. 두 번째 칸에는 ‘지금은 참여하지 않겠다’. 세 번째 칸에는 ‘설명을 더 듣고 싶다’. 바르톨이 종이를 보더니 심각하게 물었다. “전하, 네 번째 칸은 없습니까?” “무슨 칸?” “무엇을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나는 잠시 생각한 뒤 종이 아래 여백에 그것을 추가했다. 회의에 참석한 어린 여자아이가 그 칸에 표시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좋은 질문이군.” 나는 그녀에게 설명해 보려다 멈췄다. 장치에 대해 나 역시 모르고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사용해 본 적 있느냐?” “없어요.” “나도 지금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구나.” “그럼 시험하고 나서 알려 주세요.” “그렇게 하겠다.” 옆에서 바르톨이 중얼거렸다. “아이가 대단한 결론을 내렸군요.” 나는 웃었다. “저 아이들은 처음부터 무턱대고 버튼을 누르지 않는 법을 알고 있네.” *** 우리는 첫 번째 시험 대상을 물건으로 정했다. 홍수 때 사라진 사람들의 이름을 대신 소환하는 것은 위험했다. 그래서 당시 제2대피소의 입구에 놓여 있던 철제 표지판을 사용하기로 했다. 표지판은 지금 시장 창고에 있었고, 당시 사고 기록에는 떨어져 나간 한쪽 모서리의 모습까지 그려져 있었다. “원본의 흔적을 복원하면 사람의 기억에도 영향을 줄까요?” 로잘린이 물었다. 마렌은 고개를 저었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떨어진 독립 격리 구역에서 짧게 시험하겠습니다.” 세브가 기술 기록과 사고 당시의 증언을 분리해 놓았다. 라기스는 중단 장치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전하께서는 관찰만 하시면 됩니다.” 마렌이 말했다. “제가 연구 책임자예요. 위험하면 제가 중단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의 나라면 내가 하지 않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검을 들지 않은 양손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 실험은 실패로 시작했다. 표지판의 빠진 모서리를 되돌리려는 순간, 원래 있던 나머지 철판까지 반투명해졌다. 마렌이 즉시 중단 신호를 보냈다. “복귀 경로가 원본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과거 상태로 바꾸려고 했어요.” “표지판이 사라질 뻔했군.” “예. 사람에게 사용했다면 더 큰 문제가 생겼을 수 있어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 오늘은 실패한 이유를 기록하자.” 그런데 시험 구역 바닥에 작은 철 조각이 남아 있었다. 사라졌던 모서리와 비슷한 형태였다. 표면에는 기묘하게 꺾인 문양 하나가 새겨져 있었다. 세브가 오래된 사고 기록과 대조했다. “전하, 이 조각은 원래 표지판의 일부가 아니에요.” “그럼 어디서 왔나?” “시각시 우편 보관소에 쓰던 운송 봉인의 일부분입니다.” 나는 철 조각을 내려다보았다. 복귀 장치가 원래 물건을 고치지 못했지만, 그 물건과 함께 사라진 다른 물체의 흔적을 끌어낸 모양이었다. 그것은 실패한 실험에서 얻은 첫 번째 단서였다. *** 기술자들이 실험 결과를 분석하는 동안 나는 시장 조합의 작업장을 둘러보았다. 거기에는 남의 물건을 고치는 사람들의 장부가 있었다. 부서진 난로, 틈이 생긴 신발, 누수가 생긴 지붕. 모두 돈을 받고 수리하는 물건들이었다. “안 고쳐지는 물건도 있습니까?” 내가 묻자 늙은 수리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있지요. 겉으로는 멀쩡해도 안쪽의 나무가 썩었거나, 고치려고 뜯는 순간 더 큰 손상이 생기는 것들이요.” “그럴 땐?” “주인에게 설명합니다. 고치는 비용과 위험을요. 그리고 허락받기 전에는 함부로 손대지 않습니다.” 나는 그 말을 여러 번 곱씹었다. 오늘 마렌이 실험을 중지한 이유도 같았다. 고치려는 마음이 있다고 해서 원래 있던 것을 망가뜨릴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전하는 왜 그런 것을 물으십니까?” 수리공이 되물었다. “고쳐 놓고 싶어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무엇인데요?” 나는 잠깐 웃었다. “처음에는 사람 하나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너무 많아서 세기가 어렵군.” 노인이 나를 바라보다가 수건을 한 장 건넸다. “그럼 한 번에 하나씩 고치십시오. 여기선 백 년 된 난로도 부품 하나씩 떼어 내면서 봅니다.” “마왕이 난로 수리공에게 배운다고 하면 부하들이 놀라겠군.” “전하가 난로를 제대로 고칠 줄도 아십니까?” “……그건 아니다.” “그럼 배우셔야지요.”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작업장 구석에서는 얼마 전 홍수 때 구조된 열두 살 소년이 작은 나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가 내게 손을 흔들었다. “마왕님, 오늘은 기다리는 연습 하셨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패도 하나 했지.” “그러면 내일 다시 하면 돼요.” 그 말에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저녁 회의에서 노인은 다시 내게 왔다. “실험은 어떻게 됐소?” “실패했소.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복구도 되지 않았지.” 노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런데도 알려 주러 왔소?” “약속했으니까.” 그는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내 아내는 홍수 당일 아침에 나와 싸웠소. 내가 그 말을 다시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오.” 나는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말을 다시 듣고 싶은 마음과, 내 삶 전체를 그날로 돌려놓고 싶은 마음은 다르오.” “알겠소.” “그걸 구분해 주면 나중에는 나도 참여할지 모르겠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는 사람 앞에서, 마왕이 할 일은 군대를 동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듣는 일이었다. *** 시장 일을 마치고 성으로 돌아왔을 때 레온은 미아에게 혼나고 있었다. 녀석은 식탁 위의 작은 잼병에 손을 넣었다가 얼굴까지 끈적해진 상태였다. “아빠!” 내가 들어서자 레온이 두 손을 들었다. 나는 웃었다.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주 분명하군.” 미아는 수건을 내밀었다. “하지만 원하는 걸 다 들어주면 안 된다는 것도 아셔야 해요.” 나는 레온의 손을 닦았다. “이거 참. 세상을 구하는 일과 육아가 같은 교훈을 주다니.” 그때 마렌에게서 긴급 통신이 왔다. “전하. 실험에서 나온 철 조각의 봉인 번호를 확인했습니다.” 나는 귀를 기울였다. “분실 우편물이 아니라, 누군가 배송하려다 스스로 멈춘 편지의 봉인이에요.” “누가?” “발신자 이름은 없습니다. 대신 수신인에게 묻는 문장이 적혀 있어요.” 나는 잠시 기다렸다. 마렌이 천천히 읽었다. “당신은 정말 돌아오기를 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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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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