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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59화
PAYLUA ORIGINAL · 제59화

59화. 마왕의 적이 읽은 육아 일기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014자

오프라인 책장
누군가 내 일기를 읽었다. 이것만큼 심각한 사건은 없었다. 나는 삼백 년 동안 적에게 군사 기밀을 빼앗겨도 웃었다. 어차피 기밀을 본 놈을 잡아 새 기밀을 흘리면 그만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레온에게 처음으로 '아빠'라는 말을 들은 날 쓴 일기가 문제였다. '아빠라고 했다. 확실히 들었다. 미아는 아직 옹알이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문장이 시각시의 공적 관측판에 나타난 것이다. 나는 문서를 구겨 버릴 뻔했다. “누가 이것을 읽었지?” 마렌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기록위원회 쪽에서 보낸 응답에 그대로 인용돼 있습니다.” “세라크?” “발신 서명은 없어요. 하지만 그쪽에서 보낸 것은 확실합니다.” 나는 검을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내 집에 숨어 들어온 기록의 눈을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마렌이 고개를 저었다. “지난번 공개 보고서에 일기에서 가져온 짧은 문장이 들어갔습니다. 아마 그곳을 통해 유출된 것 같아요. 적이 개인 기록을 직접 열람했다고 볼 증거는 없습니다.” 나는 잠시 멈췄다. 그렇다면 문제는 내가 보고서를 충분히 살피지 않은 데 있었다. “누가 공개했는지 추궁하지 말고 절차부터 고치자. 개인 기록을 옮길 때는 작성자의 확인을 받게 해.” 마렌이 웃었다. “벌을 내리지 않으시는군요.” “사람을 때리면 문장이 다시 비밀이 되나?” “아니요.” “그럼 쓸데없는 짓이지.” 말하고 보니 제법 훌륭한 마왕 같았다. *** 문제의 문서에는 세라크가 남긴 듯한 글이 있었다. '보호자는 자신이 들은 첫 말을 운명의 증거로 받아들인다. 그 확신은 예측 가능한 약점이 된다.' 나는 웃었다. “틀렸다.” 바르톨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어느 부분입니까?” “내가 그 말을 듣고 기뻐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레온이 정말 뜻을 알고 말했는지 아직 모르지 않느냐.” “그런데 전하께서는 그날 밤 잔치를 열라고…….” “열라고 한 적 없다.” “제가 축하식을 검토해 보겠다고 하자 반대하지 않으셨습니다.” “검토와 개최는 다르다.” 미아가 웃었다. “나중에 레온이 정말 뜻을 알고 부르는 날이면 그때 같이 기뻐해요.” “물론이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기쁨조차 아이를 위한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오후에는 공개 기록을 점검하는 작은 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내가 일기를 쓸 때 사용한 일기장 표지의 문양은 오래전 시각시의 보존 문양과 같았다. 나이라가 어린 시절 내게 남겨 준 책을 복제해 만든 것이라서 그랬다. “그럼 내가 적은 글이 전부 자동으로 넘어간 건가?”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렌이 검사한 뒤 답했다. “아니요. 지금까지 확인된 건 공개 보고서의 한 문장뿐이에요. 다만 표지 문양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는 조사해야 합니다.” 나는 안도하면서도 꺼림칙했다. 레온에게 보여 줄 편지와, 내가 부끄러워하는 실수와, 때로는 아무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이 모두 일기에 적혀 있었다. 그 기록은 언제든 아이에게 건네 줄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적에게 넘겨 줄 이유는 없었다. “표지를 바꾸자.” 내가 말하자 미아가 물었다. “옛날부터 사용하시던 것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안에 쓴 말은 그대로 남잖아.” 나는 표지를 풀어 새 천으로 감쌌다. 바르톨이 금빛으로 장식을 하려 하기에 손을 저었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훔쳐 갈 수 없게 커다란 자물쇠를 다는 일이 아니라, 누가 볼 수 있는지 내가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일이었다. 미아는 작은 서랍 하나를 비워 주었다. “여기 놓으세요. 저도 허락 없이 보지 않을게요.” 나는 서랍을 바라보았다. 오래전의 나였다면 모든 부하의 개인 서랍을 열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 생각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미아. 네 방의 서랍은 내가 열람하지 않겠다.”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한 말씀을 이제 하시네요.” 나는 불만스럽게 코웃음을 쳤다. 당연한 것을 늦게 배우는 것도 배움이라면, 지금 내 진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었다. 그날 밤 관측실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세라크의 그림자였다. 지난번처럼 위협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붉은 별 아래에 흰빛이 모이더니 작은 의자 위에 노인의 형태가 나타났다. 온몸은 여전히 시각 기록의 빛으로 흐릿했다. “카르딘.” “내 일기 구경은 재미있었나?” “내가 찾아본 것이 아니다. 네가 공개 기록에 남긴 문장이 내 장치에 도착한 것뿐이다.” “그 말은 마렌도 했다. 그렇다고 자네가 그걸 이용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지.” 그는 잠시 침묵했다. “아이 하나가 아버지를 부르는 일이 세계의 안정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자네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루멜은 어떤 아이였나?” 세라크의 형상이 흔들렸다. “그 이름을 어디서 들었지?” “최초 기록에 있었다. 너와 같은 집에 살았던 아이다.” 세라크는 눈을 감았다. “그 아이를 입에 올리지 마라.” 나는 반박하려다 멈췄다. 지금 내가 레온의 이야기를 이용당했다고 느끼는 것처럼, 그 역시 누군가가 루멜의 이름을 휘두르는 일에 분노할 수 있었다. “네 아이를 위협하려고 꺼낸 게 아니다. 첫 번째 수정의 동기를 확인하려고 한다.” “그것도 변명일 뿐이다.” “그럴 수도 있지.” 그가 눈을 떴다. 내가 순순히 인정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 우리는 한참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세라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네가 수리한 지역 시계의 보고서를 읽었다. 기술자가 작업을 멈추고 쉬는 시간이 반나절이나 된다고 하더군.” “그게 문제인가?” “그 반나절 동안 다른 고장이 생기면?” “대비 인력이 있다. 그리고 고장이 나면 다시 멈추고 확인해야겠지.” “한 명의 지휘자가 있으면 결정이 더 빠르다.” “그 지휘자가 틀리면 모두가 틀린다.” 세라크의 턱이 굳었다. “세계가 무너질 때에도 그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모르겠다.” 나는 정직하게 답했다. “하지만 네가 내게 확신을 팔던 날보다, 모른다고 말하고 서로 확인하는 지금이 덜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는 잠깐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 너처럼 여러 번 선택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그 말을 놓치지 않았다. “그날 홍수 때 말인가?”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림자가 더 희미해졌다. “제2대피소를 열려고 하지 마라.” “왜?” “그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너희는 모른다.” “그러니 조사하려는 거다.”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아버지라면 조심해라. 어떤 문은 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사라졌다. *** 마렌이 기록판을 확인했다. “전하, 그가 마지막에 보낸 것은 위협인지 경고인지 아직 구분하기 어려워요.” “둘 다일 수 있지.” 나는 검을 내려놓았다. “그 길을 무턱대고 열 생각은 없다. 대신 왜 두려워하는지 확인하자.” 그때 시각시에서 새 자료가 왔다. 아르헨이 찾은 옛 홍수 지도가 다시 펼쳐졌다. 제2대피소로 이어지는 길 끝에 전에 없던 방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방 이름은 짧았다. '미발송된 귀환.' 나는 그 단어를 소리 내어 읽었다. 누구의 귀환인가. 내 것인가, 레온의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다리 아래에서 길을 찾고 있는 사람들의 것인가. 세라크가 제2대피소를 경고한 이유를 확인하지 않는 한 그곳에 주민을 들여보낼 수 없었다. 나는 즉시 시장 조합과 기술자들에게 현 상태를 알렸다. “내일 시험 개방은 취소한다.” 바르톨이 말했다. “전하, 반발이 클 겁니다.” “그럴 것이다. 그래도 모르는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는 없어.” 나는 공지문에 이렇게 적었다. '원인 미확인으로 일정 변경. 기존 대피로는 그대로 유지. 조사 결과와 재검토 날짜를 공개할 것.' 일정을 미루는 일은 언제나 내게 패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발걸음을 늦추는 것까지 패배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나는 답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모른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지우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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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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