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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57화
PAYLUA ORIGINAL · 제57화

57화. 마왕이 먼저 울린 대피 종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747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천둥을 들으면 웃는다. 벼락은 산을 깨뜨릴 수 있어도 내 성벽을 부수지 못한다. 한때는 폭풍이 치는 날 일부러 검은 구름 속으로 날아올라 내 마력을 시험하곤 했다. 바르톨은 그런 날마다 보험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투덜거렸다. 그런데 회색다리 시장 위로 먹구름이 몰려왔을 때, 나는 웃지 못했다. 구름 가운데에 시계 바늘 같은 붉은 빛이 비쳤기 때문이다. “전하, 남쪽 수로가 역류합니다!” 정찰병의 보고가 도착했다. 나는 지도를 펼쳤다. 옛 홍수로 사람들의 이름이 사라졌던 바로 그 시장이었다. 붉은 별의 관측 신호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중이었고, 장터 바닥의 물시계가 갑자기 거꾸로 움직이고 있었다. “원인은?” 마렌이 대답했다. “시각시의 지역 연결점이 불안정해졌어요. 이걸 세라크의 공격이라고 단정할 증거는 없지만, 저절로 멈출 거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워요.” “피해 범위는?” “시장 하층과 오래된 배수로. 시간을 잃는 현상도 일부 확인됐어요.” 나는 망토를 집었다. “그럼 먼저 사람부터 옮기자.” *** 시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노점상은 물건을 수레에 싣고 있었고, 제빵사는 젖은 밀가루 자루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길 한복판에서는 노인이 같은 문장을 세 번 반복했다. “아까 분명 문을 닫았는데…… 내가 왜 여기 있지?” 마렌이 노인의 맥을 살폈다. “기억이 잠깐 끊긴 듯해요. 지금은 안정적이지만 다른 증상도 확인해야 합니다.” 나는 검은 불꽃으로 수로 입구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바닥의 수맥이 마법과 얽혀 있었고, 무턱대고 막으면 반대편 골목으로 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었다. “마렌, 물길을 바꾸는 건 가능한가?” “조사를 해야 합니다. 우선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임시 방류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예전의 나라면 수로째 날려 버렸을 것이다. 오늘은 기다렸다. 그런데 주민 몇 명이 폐쇄된 다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멈춰라!” 내가 외쳤지만 바람에 소리가 묻혔다. 나는 허공에 작은 붉은 종을 띄웠다. 망치를 쳐서 위험을 알리는 경보 장치였다. 그러나 종소리를 들은 노인이 갑자기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 소리…… 옛날에도 들었어.” 나는 즉시 종을 멈췄다. 시각시의 강제 신호와 같은 음을 쓰면 더 위험해질 수 있었다. “다른 방법을 쓰자.” *** 그때 시장의 여자아이가 달려왔다. 옛 돌기둥 아래서 내게 빵을 주었던 아이였다. “마왕님! 우리 할머니가 그 종은 치지 말래요!” “알고 있다. 다른 신호가 있나?” 아이가 회색 천을 흔들었다. “옛날에는 이걸 문에 걸었대요. 물이 들어오는 집은 빨간 천, 대피한 집은 회색 천으로요.” 나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하늘에서 온 예언은 몰라도, 장터 사람들에게는 오래된 대피 규칙이 남아 있었다. “누가 지금도 그 규칙을 알고 있지?” “할머니들이요. 그리고 조합원 아저씨들이요.” 나는 바르톨을 불렀다. “저 아이의 할머니를 만나게 도와라. 주민들의 방식대로 경고를 돌린다. 네 군단의 나팔을 쓰지 마라.” “예, 전하!” 녀석은 잠깐 멈췄다. “저희 나팔이 그렇게 시끄럽습니까?” “아이보다 더.” “……그 정도입니까?” “레온보다 시끄럽다.” 바르톨은 심각한 표정으로 군단 신호를 취소했다. *** 배수로 입구에서는 세브가 오래된 표지판을 들고 나왔다. “전하! 제2대피소로 가는 높은 길이 살아 있습니다!” 나는 그를 따라갔다. 길은 돌무더기에 반쯤 막혀 있었지만 위쪽 경사는 무너지지 않았다. 몇 사람이 힘을 합치면 통행할 수 있을 듯했다. “현장 기술자를 불러라. 먼저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마렌이 벽의 균열을 살핀 뒤 말했다. “한꺼번에 몰리면 위험해요. 세 명씩 간격을 두고 지나야 합니다.” 나는 출입구 옆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세었다. 노인 하나, 아이 둘, 짐을 진 상인. 과거 전장에서 적 병력을 셀 때보다 훨씬 집중했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마왕님도 마지막에 가십니까?” “통로가 멀쩡한지 확인하고 가겠다.” “그럼 당신은 누가 데려가 줘요?” 나는 대답을 잃었다. 잠시 후 바르톨이 뒤에서 말했다. “제가 기다리겠습니다.” 마렌이 웃었다. “저도요. 이번에는 전하 혼자 마지막을 맡지 마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 남는 사람의 목숨도 계산에 넣는다는 것이 이런 뜻이겠지. *** 통로의 마지막 구간에 다다랐을 때 한 상인이 우리를 붙잡았다. “제 아들이 아직 지하 창고에 있습니다!” 나는 창고 입구를 보았다. 문틈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내 검은 불꽃으로 문을 뜯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안쪽에 사람이 있다면 열기와 충격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아이의 나이는?” “열두 살입니다. 밀가루 자루를 꺼내러 갔다가…….” “누군가 안에서 대답했나?” 상인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바르톨에게 수로 반대편의 압력을 확인하게 했다. 마렌은 창고 뒤쪽으로 물이 빠지는 좁은 구멍을 찾아냈다. 구조 대원 둘이 안전줄을 매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문 앞에서 손을 비비고 있었다. “전하.” 바르톨이 말했다. “초조하십니까?” “당연하지.” “전하께서 저보다 먼저 뛰어 들어가지 않으셔서 놀랐습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내가 들어가면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적당한 사람에게 적당한 일을 맡기는 것이 지휘관이라며.” 그가 조금 웃었다. “제가 그런 말을 배웠군요.” 한참 뒤 구조 대원이 소년을 업고 나왔다. 소년은 물을 조금 마셨지만 의식이 분명했고 의료진이 곧바로 상태를 살폈다. 아버지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소년이 나를 올려다봤다. “마왕님이 저를 구한 거예요?” 나는 뒤에 선 구조 대원들을 가리켰다. “저 사람들이 널 데리고 나왔다.” “그럼 마왕님은 뭐 하셨어요?” “……기다렸다.” 소년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마왕이 되어 처음 듣는 감사였다. 아무것도 부수지 않고 기다린 일에 대한 감사. 비가 줄어들 무렵 수로의 역류가 멎었다. 마렌은 장치의 불안정한 연결 한 개를 분리하고 자체적으로 균형을 잡을 시간을 주었다. 그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몇 명은 기억의 공백을 호소했다. 의료 담당자와 기록 담당자가 각자 따로 확인하도록 했다. 나는 시장 가운데에 서서 결과를 들었다. 대피소에 모인 사람의 수는 오백열여섯 명. 주민 명부와 직접 대조한 결과, 아직 연락되지 않은 집이 열두 곳 남았다. “완료라고 보고하지 마라.” 내가 말하자 바르톨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확인 열두 곳을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성벽을 지키는 싸움과 달리 승리의 함성이 들리지 않았다. 비 냄새, 젖은 신발, 아이가 우는 소리만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향해 빵을 내밀었다. 그 여자아이의 할머니였다. “예전에는 숫자에서 빠진 사람을 찾으러 오는 이가 없었어요.” 노인은 말했다. “오늘은 아직 열두 집이 남았다면서요? 끝까지 찾아 주세요.” “그러겠다.” 나는 빵을 받았다. 그때 마렌이 내게 다급하게 손짓했다. 시장 물시계의 뒷면에서 새 글자가 나타나고 있었다. [지역 독립 복귀 경로 활성화 가능.] [관리 주체: 주민 합의 필요.] 나는 그 문장을 읽고 미소 지었다. 첫 번째 다리의 계산에서 빠졌던 길이, 수백 년 뒤 사람들을 다시 살리고 있었다. 이제 다음 문제는 분명했다. 그 길을 누가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누구나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어떻게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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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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