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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9화
PAYLUA ORIGINAL · 제49화

49화. 모두가 멈출 수 있는 전투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934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삼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군대를 지휘해 본 적이 없다. 누구도 내 명령에 목숨을 걸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다. 병사들은 언제든 후퇴할 수 있었고, 기술자들은 중단 신호를 가장 먼저 배웠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건강이 위험해지면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손을 뗄 수 있었다. 예전의 나라면 형편없는 군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전하, 준비됐습니다.” 마렌이 말했다. 우리는 첫 번째 시계의 연결부만 수리하기로 했다. 전체 봉인을 한꺼번에 해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실험에 참여하겠다고 최종적으로 동의한 사람은 스물여덟 명이었다. 처음 서른세 명 가운데 다섯 명이 빠졌다. 아무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시작하자.” *** 서쪽 관측실의 바닥에 원이 하나 그려졌다. 열두 개의 작은 원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가운데 열세 번째 자리에는 아무것도 놓지 않았다. 그 빈자리를 확인할 때마다 나는 레온의 어깨를 떠올렸다. 마렌이 내게 말했다. “전하, 가운데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간이 한곳으로 몰리지 않고 각자의 고리를 통해 조절되도록 할 거예요.” “참가자 상태는?” “각자 독립적으로 확인합니다. 한 명이 중단하면 전부 멈춥니다.” “좋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르톨은 대피로에서 사람들을 안내했고, 미아는 의료 담당자와 함께 쉼터에 있었다. 나이라는 아르헨의 노래를 기억한 사람들과 별도의 방에서 대기했다. 유진은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다렌의 이야기를 적은 편지들을 세브에게 정리해 주고 있었다. 누구나 자신이 할 일을 정했다. 나만 해야 할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리오나의 태엽을 연결 장치 앞에 놓았다. *** 첫 박자에서 물시계가 흔들렸다. 둘째 박자에서 검은 태엽이 돌아갔다. 셋째 박자에 하늘에서 세라크의 목소리가 떨어졌다. “카르딘. 결국 내 장치를 사용하고 있구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붉은 별 아래, 흰 머리의 노인이 그림자처럼 떠 있었다. “원래 장치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확인했다.” “결국 누군가 시간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겠지.” “자발적으로 일부를 나누는 것과 한 사람의 전부를 강제로 빼앗는 것은 다르다.” 세라크가 웃었다. “말은 아름답지. 그러나 위험이 닥치면 누구나 도망친다.” “그래서 도망칠 길부터 만들었다.” 그는 나를 노려보았다. “그 길이 세계를 무너뜨릴 것이다.” “그럴 가능성도 조사하겠다. 하지만 네가 맞는다고 미리 결론 내리지는 않겠다.” *** 세라크가 손을 들어 하늘의 시계를 돌렸다. 순간 지면이 흔들리고 관측실 바깥에서 돌이 떨어졌다. 마렌은 중단 신호를 보내려 했다. “전하, 강제 연결이 들어옵니다!” 나는 검을 빼 들었다. 힘으로 첫 번째 시계를 부수면 가장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연결된 사람들의 시간이 함께 끊어질 위험이 있었다. 나는 검끝을 시계가 아니라 검은 연결선으로 돌렸다. “다들 손을 떼어라!” 참가자들이 하나씩 고리를 놓았다. 수정판의 빛이 줄어들었다. 세라크의 목소리가 울렸다. “봐라. 결국 멈추었지 않느냐.” 나는 웃었다. “그래.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군.” 그가 일순 말이 없어졌다. 마렌은 차단선을 확인했다. “전하, 연결부는 보존됐습니다. 강제 입력만 차단됐어요.” “그럼 수리할 수 있는 범위가 남았다는 뜻이군.” 나는 참여자들에게 다시 돌아갈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다섯 명은 쉬겠다고 했다. 둘은 상태를 더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남은 사람들도 위험 설명을 다시 들었다. 세라크는 기다리는 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 재시작을 결정하기 전에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바르톨이 쉼터에서 뛰어왔다. “전하! 레온 님이 장난감을 놓지 않습니다!” 나는 황당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게 지금 보고할 일인가?” “대피해야 하는데 붉은 공을 붙들고…….” 미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바르톨 님! 아이를 억지로 잡아당기지 마세요!” 나는 이마를 짚었다. 붉은 별이 하늘을 찢고 있는데 아기는 붉은 공을 내려놓지 않는다. 아주 일관된 녀석이었다. 나는 레온에게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 “레온. 공을 가지고 가고 싶나?” 아이는 나를 바라보다 공을 내밀었다. “그럼 내가 들어 주마.” 레온은 공을 넘겨주더니 내 망토를 붙잡았다. 미아가 웃었다. “전하, 같이 가라는 뜻인가 봐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내가 지금 가면 저 사람들이…….” 마렌이 멀리서 말했다. “전하!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어요. 저희가 절차를 확인하고 있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온을 대피소로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데 몇 분이 걸렸다. 그 몇 분 동안 아무 일도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 두 번째 실험은 더 작은 범위에서 시작했다. 스무 명의 참가자가 각자 확인한 만큼만 시간을 연결했다. 마렌은 리오나의 태엽을 결합했지만, 전부 돌리지 않고 마모된 톱니 한 개를 재정렬했다. 하나. 둘. 셋. 시계의 진동이 줄어들었다. 하늘에 떠 있던 붉은 바늘이 잠시 멈췄다. “됐습니까?” 참가자 가운데 한 사람이 물었다. 마렌이 답했다. “한 부분만 안정화됐습니다. 전체 봉인을 안전하게 풀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는 웃었다. 그 대답이야말로 오늘의 성과였다. 누구도 성공을 크게 부풀리지 않았다. 우리는 실제로 확인한 것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들이 쉼터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바깥으로 나갔다. 성벽 너머에는 여전히 붉은 빛이 떠 있었다. 방금 전의 조정이 도시를 구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다만 서쪽 관측실의 진동은 줄었고, 연결부가 부서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확인됐다. 성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던 사람은 로잘린의 수행원이었다. “전하, 신전 쪽에서도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이지?” “세 번째 종탑이 다시 울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종탑은 멈춰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 사실을 그대로 보고해라.” “승리라고 알리지 않으십니까?” “아직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수행원은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마왕이 승리를 늦게 선언하는군요.” “나도 어색하다.” 나는 웃었다. 그리고 쉼터를 지나는데 젊은 목수가 나를 불렀다. 40화의 첫 시험에서 어머니 목소리를 들었던 사람이었다. “전하,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있다.” “그런데 제가 빠져도 움직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뻤습니다.”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쉬고 있어도 세상이 멈추지 않는 방식.” 목수는 허리를 숙였다. “제 이름이 없어도 되는 일이라는 게 이렇게 편안할 줄 몰랐습니다.” 그 말은 내게 오래 남았다. 세라크는 모든 장치가 영웅 한 사람을 필요로 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가 잠시 빠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중이었다. *** 그때 시계 중심에서 아르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카르딘.” 나는 고개를 들었다. “듣고 있다.” “리오나의 태엽이 움직였구나.” “그래.” “그렇다면 이제 기록을 하나 더 열 수 있을 거야.”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무슨 기록?” “그 아이가 태어나던 밤…… 리오나가 정말로 무엇을 맡겼는지.”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아르헨의 목소리가 조용히 이어졌다. “시간이 아니야.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남겨 둔 거란다.” 나는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첫 번째 시계의 유리 안쪽에 아주 오래된 문장이 떠올랐다. [최초 담보: 미래의 선택권이 아닌, 비상 복귀 경로 한 개.] 세라크가 절대로 보여 주지 않으려던 문장이었다. 나는 검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어쩌면 우리는 내일을 훔치지 않고도 돌아갈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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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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