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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8화
PAYLUA ORIGINAL · 제48화

48화. 마왕성 최후의 야간 근무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906자

오프라인 책장
내게 최후라는 말은 익숙하다. 최후의 방어선. 최후의 결전. 최후의 군단. 과거의 나는 그 말을 쓸 때마다 반드시 누군가에게 죽을 각오를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밤에 내가 내린 첫 명령은 달랐다. “근무표를 다시 짜라. 잠을 못 잔 사람은 쉬게 해.” 바르톨이 눈을 크게 떴다. “전하, 회수령이 내일 발동합니다.” “그러니까 쉬어야지. 졸린 병사가 실수하면 아이들이 다친다.” 놈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야간 근무자부터 교대시키겠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바르톨에게 전쟁을 가르쳤다. 이제는 그에게 밤잠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어려운지는 잘 모르겠다. *** 마왕성의 서쪽 마당에는 두 개의 구역이 마련되었다. 하나는 기록 보관실이었다. 아르헨의 계약 원본, 리오나의 태엽, 헤스나의 증언, 성왕국 신전에서 보내온 문서 사본이 각각 봉인되어 있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사본의 출처와 작성 시각을 따로 기록했다. 다른 하나는 대피소였다. 아이들과 보호자들, 장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먼저 그곳으로 이동했다. 참여를 거절한 제빵사도 빵을 들고 왔다. “전하. 오늘은 빵이 조금 탔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한 조각을 먹었다. “내가 태운 성왕국의 창고보다 낫군.” 남자는 내 농담이 적절한지 판단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비교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알겠다.” 나는 웃었다. 아직도 내 농담은 가끔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 앞으로 고쳐야 할 문제다. *** 문제를 만든 것은 그날 밤의 경보였다. [세계 봉인 안정도 저하.] [잔여 유예: 열두 시간.] 마렌의 얼굴이 굳었다. “전하, 이건 세라크가 만들어 낸 가짜 경고만은 아닙니다. 시계의 태엽이 실제로 마모돼 있어요. 강제 담보에 의존한 탓에 다른 경로를 오래 쓰지 않아 균형을 잃은 것 같습니다.” “얼마나 위험하지?” “첫 번째 시계가 갑자기 멈추면 다른 시계들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부터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 계산 중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렌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 점이 고맙다.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한 자발적 분담 실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겠군.” “맞아요. 장치 자체를 수리해야 합니다.” “누가 할 수 있지?” “리오나의 태엽이 원래 설계와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태엽을 돌린다고 바로 고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태엽을 손에 올렸다. 나를 낳은 사람이 남긴 물건이었다. 그녀가 지금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물건에 기적 같은 힘이 있다고 믿고 싶지는 않았다. “실험한 뒤에 판단하자.” *** 경보가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영 쪽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근무가 끝난 병사 하나가 갑자기 자기 이름을 잊었다고 했다. 동료가 그의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방금 전달받은 명령을 기계처럼 반복했다. “서쪽 문을 열어야 합니다. 열어야 합니다.” 나는 그를 붙잡은 병사들에게 손을 내렸다. “세게 누르지 마라. 다친다.” 젊은 병사의 눈동자에 희미한 붉은 선이 비쳤다. 나는 그의 소매에 붙은 작은 서류 조각을 발견했다. 검문소에서 배포된 야간 명령서였다. '성문 근무자는 누구든 회수관의 신분을 먼저 확인하고 문을 열 것.' 문장 자체는 무난해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단어마다 보이지 않는 글씨가 덧씌워져 있었다. [기존 명령보다 우선.] 나는 이를 악물었다. “세라크가 명령서를 통해 들어왔군.” 마렌이 종이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명령을 읽은 사람의 판단을 좁히는 주술이에요. 먼저 종이를 떼어 내고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병사에게 물을 건넸다. 미아가 그의 이름을 말하고, 동료 둘이 그가 어제 했던 일을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잠시 후 병사의 눈동자에서 붉은 빛이 잦아들었다. “제가…… 문을 열려고 했습니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랬다. 하지만 열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경위를 조사하겠지만, 우선 쉬어라. 잘못된 명령서가 더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다시 적어 보며 눈물을 훔쳤다. 나는 다른 병사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모든 명령서에는 발행자를 확인할 것. 이상한 문장이 있으면 따라 하기 전에 질문할 것. 질문했다고 처벌하지 않는다.” 내 군대에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성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 새벽을 앞두고 로잘린에게서 통신이 왔다. “성왕국 신전에서도 같은 진동이 감지됩니다. 북부의 종탑 셋이 멈췄어요.” “사람들은?” “대피 중입니다. 저희는 장치의 연결을 차단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찾은 열세 번째 자리의 원본 설계를 보내겠소. 단, 민간인 기록은 포함하지 않겠소.” “그거면 충분합니다.” 화면 너머에서 로잘린의 피곤한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나보다 젊었고, 아마 지난 며칠 동안 나보다 훨씬 적게 잤을 것이다. “식사는 했소?” 내가 묻자 그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런 걸 물으시는 겁니까?” “내가 요즘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라서.” 로잘린이 작게 웃었다. “먹겠습니다.” 나는 수정석을 내려놓았다. 성왕국의 대신관에게 밥을 먹으라고 충고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한밤중 레온은 잠에서 깼다. 다행히 열은 없었다. 다만 낯선 진동이 성 전체에 퍼져 아이가 놀란 모양이었다. 미아가 아이를 안고 있었지만 울음은 잦아들지 않았다. 나는 손을 씻고 다가갔다. “내가 안겠다.” 레온의 작은 몸이 내 팔에 안겼다. 아이는 잠시 내 얼굴을 보다가 손바닥으로 뺨을 때렸다. “아프다.” 또 한 대. “……그래. 알겠다. 화가 났군.” 미아가 웃음을 참았다. “졸려서 그래요. 전하 탓은 아니에요.” 나는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이 줄었다. 나는 옛날 나이라가 불러 주던 자장가를 천천히 흥얼거렸다. 그때 레온의 입에서 낯선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나는 노래를 멈췄다. 아이가 다시 말했다. “아…….” “지금 무엇이라 했지?” 미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옹알이 같은데요.” “내 이름을 부른 것 아닌가?” “카르딘과는 소리가 많이 다른데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마왕의 기대란 때로 우스꽝스럽다. 그러나 아이가 내 얼굴을 보고 손을 뻗는 모습을 오래 지켜보았다. *** 자정이 지나자 성벽 곳곳에서 붉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시계의 바늘 같은 빛이었다. 긴 바늘 하나가 산 너머에서 움직이며 마왕성 꼭대기를 가리켰다. [회수 대상 위치 확정.] 나는 성문으로 향했다. 경비병들이 정렬했다. 모두 지친 얼굴이었다. “전하, 전투 준비 완료했습니다.” 나는 그들의 눈을 살폈다. “누가 가장 오래 서 있었지?” 젊은 병사 하나가 손을 들었다. “제가 네 시간째입니다.” “교대해라.” “하지만 지금은…….” “지금이니까.”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남은 사람들도 돌아가며 쉰다. 적이 오더라도 너희가 잠든 사이에 성벽이 무너지도록 두지는 않겠다.” 내 말에 병사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마왕성에서 전쟁을 앞둔 사람들이 서로에게 말했다. “끝나면 돌아와.” “무리하지 마.” “네 차례엔 내가 서 있을게.” 전쟁터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말들이었다. 나는 검을 빼 들었다. 저 멀리 첫 번째 시계의 거대한 그림자가 하늘에 나타났다. 바늘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미뤄 온 선택을 요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선택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 시간을 빼앗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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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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