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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1화
PAYLUA ORIGINAL · 제31화

31화. 돌아온 마왕과 사라진 사흘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597자

오프라인 책장
마왕이 원정에서 돌아오면 보통 세 가지가 기다린다. 전리품을 세는 회계관, 승전을 축하하는 장군, 그리고 다음에 정복할 도시가 표시된 지도.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대전 앞에는 분홍색 리본이 묶인 작은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바구니 위에는 두꺼운 장부가 얹혀 있었다. 표지에 적힌 제목을 보고 나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전하 부재 중 레온 님 생활 보고서》. “이건 또 무슨 전쟁 기록이지?” 미아가 웃음을 참으며 대답했다. “전쟁 기록 아니에요. 아침 식사, 낮잠, 열이 났는지, 누구를 보고 웃었는지를 적었어요.” “전부?” “전부요.” 장부를 펼쳤다. '첫째 날. 우유를 먹고 트림 세 번. 바르톨 님의 투구를 보고 울음.' '둘째 날. 아침에 열 없음. 나이라 님이 가르친 자장가에 잠듦.' '셋째 날. 걸음마를 하려다 주저앉음. 오른쪽 손으로 천 곰을 잡음.' 나는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걸음마?” “서 있으려고 손을 뻗은 정도예요. 아직 걸으려면 한참 멀었죠.” “그랬군.” 나는 아무렇지 않게 장부를 덮으려 했다. 실패했다. 그 아래 더 작은 글씨가 있었다. '카르딘 전하를 찾는 듯 문 쪽을 오래 바라봄.' 문득 시각시에서 흘려보낸 사흘이 무거워졌다. 내가 없는 사이에 레온이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 나는 그 시간을 다시 살 수 없었다. 스무 해 뒤의 전쟁을 바꾸러 출발한 내가, 정작 오늘 하루를 자꾸 놓치고 있었다. “레온은 어디 있지?” 미아가 대전 안쪽을 가리켰다. “놀이방에서 엘라 선생님이 돌보고 계세요.” 나는 망토의 먼지도 털지 않고 그쪽으로 걸었다. *** 놀이방은 내가 왕좌를 옮기려고 비워 두었던 작은 회의실이었다. 옛날에는 전쟁 회의 때마다 지도에 붉은 화살표를 꽂던 곳이었다. 지금은 화살표 대신 나무 블록과 헝겊 공이 널려 있었다. 나는 이 변화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다. “아.” 레온이 나를 보았다. 그 녀석은 잠시 멈추더니 두 손을 들었다. 나는 전투에서 적이 두 손을 들면 항복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레온은 나를 향해 작은 손바닥을 흔들었다. “이겼다는 뜻이냐?” “안아 달라는 뜻이에요.” 엘라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손을 씻고 장갑을 벗었다. 레온을 들어 올리자 아이는 곧장 내 수염도 없는 턱을 잡았다. 그리고 얼굴을 부볐다. “으, 침이 묻는군.” “반가운가 봐요.” “저런 방식으로 인사하는 민족이 있다면 외교가 상당히 곤란해지겠군.” 그런 말을 하면서도 나는 아이를 내려놓지 않았다. 사흘. 시각시 바깥에서는 사흘이 흘렀지만 안에서는 밤 한 번을 보냈을 뿐이었다. 그 차이로 레온이 내가 없는 아침을 세 번 맞았다. 나는 문득 걱정스러워졌다. “미아. 내가 다시 떠나야 한다면 반드시 날짜를 두 방식으로 기록해라. 안과 밖의 시간. 둘 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도 쉬셔야죠.” “마왕에게 휴식이란—” “아기 안고 계실 때는 서서 자지 마시고요.” 나는 반박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실제로 조금 졸렸기 때문이다. *** 그날 오후, 마렌이 나를 깨웠다. 나는 놀이방 안락의자에서 레온을 안은 채 잠들어 있었다. 누군가 내 어깨에 담요를 덮어 놓았다. 저주받은 갑옷을 입은 적 앞에서도 잠든 적 없는 내가, 헝겊 곰인형 옆에서 깊이 잠들다니. “전하. 시각시에서 가져온 수정판에 이상이 생겼어요.” 나는 레온을 미아에게 넘겨주고 서재로 향했다. 마렌은 탁자 위에 수정판 두 장을 나란히 펼쳐 두었다. 우리가 모래시계의 설계를 복사한 판이었다. 오른쪽에는 시간이 분배되는 방법이, 왼쪽에는 참여자가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적혀 있었다. 문제는 왼쪽 판이었다. 글자 사이사이에 붉은 선이 번지고 있었다. [후보 영의 독립 행동을 중지시킬 것.] 세라크의 명령. “기록실이 원격으로 내용을 수정하려는 모양이에요.” 마렌이 말했다. “원본까지 바꿀 수 있나?” “우리가 복사한 판에는 접근이 가능해요. 기록 자체가 연결되어 있어서요. 다만 증언자들이 따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까지 한꺼번에 바꾸지는 못할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각시를 떠나기 전 우리는 같은 내용을 다섯 사람이 나누어 외웠다. 나이라는 노래의 박자로, 세브는 편지의 문장으로, 세이라는 숟가락 손잡이의 작은 흠집 수로 기억했다. 종이는 태울 수 있다. 기억은 지울 수 있다. 하지만 다섯 사람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는 것을 한순간에 바꾸려면 훨씬 큰 힘이 필요할 것이다. “사본을 더 만들어라.” “마법으로 복제하겠습니다.” “아니. 손으로도 써라. 할 수 있는 자들에게 각자 제 언어로 옮겨 쓰게 해.” 마렌은 잠깐 웃었다. “전하, 필경사 모집 공고부터 내야겠군요.” “급여는 지급해라.” “당연하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마렌이 펜을 멈췄다. “그 말씀은 요즘 자주 하시네요.” “예전에 적게 했으니까.” *** 저녁 무렵 바르톨이 뜻밖의 보고를 올렸다. “전하, 북쪽 영지의 사람들 가운데 오늘 아침을 두 번 보낸 자들이 나타났습니다.” 나는 장부를 내려놓았다. “자세히.” “어떤 농부는 같은 새벽에 밭을 두 번 갈았습니다. 어떤 아이는 어제 끝낸 생일을 오늘 다시 맞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옆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렌이 즉시 지도를 펼쳤다. 북부를 가로지르는 검은 선이 있었다. 시각시에서 마왕성으로 이어지는 길과 겹쳤다. “우리가 균열을 넓혔나?” 나는 물었다. “아직 알 수 없어요. 위원회가 우리를 막으려고 시간을 교란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둘 다 검증해야 합니다.” 나는 잘못의 가능성을 듣고도 그녀를 꾸짖지 않았다. 과거에는 내 작전의 결함을 지적한 장군을 세 번이나 좌천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지키려 했던 걸까. 아마 내 체면이었을 것이다. “우선 주민들을 확인하자. 기억이 엇갈리는 사람을 억지로 설득하지 마라. 두 사람이 각자 본 시간을 적게 해.” “그리고요?” “누가 다쳤는지부터 살펴라.” 바르톨이 명령을 받아 적다가 나를 보았다. “전하, 이것은 군사 작전입니까?” “아니다. 구조 작업이다.” “적은 누구입니까?” “아직 모른다.” 바르톨이 답답한 듯 이마를 짚었다. 나는 오히려 홀가분했다. 적을 정하기 전에도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니까. *** 나는 북부에서 시간을 두 번 보냈다는 농부를 직접 만났다. 그의 이름은 테란이었다. 손마디가 굵은 중년 남자였고, 내가 마을에 들어서자 먼저 모자를 벗었다. 내가 오기 전날까지 그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학교에 간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해가 뜨자 아이가 다시 이불 속에서 자고 있었다. “마왕님, 제가 미친 겁니까?” “아직 그럴 이유는 없다.” “남들은 오늘이 분명 오늘이라는데, 저는 어제 일어났던 일을 다시 겪었습니다.” 나는 방 안의 사물을 살폈다. 식탁에는 같은 빵 두 덩이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말라 있었고 다른 하나는 갓 구운 것처럼 따뜻했다. 나는 두 빵을 서로 다른 접시에 옮기게 했다. “둘 다 오늘 만든 것인가?” “그렇습니다. 아침에 제가 직접 구웠어요.” 테란의 아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오른쪽은 어제 만든 빵이에요. 저는 기억해요.” 부부의 기억이 엇갈렸다. 나는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두 사람이 각각 말한 내용과 시간을 기록하게 했다. 마렌이 두 빵의 마력을 확인하는 동안 아이가 내 망토를 잡아당겼다. “아저씨, 내일도 두 번 와요?” 나는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럴지는 모른다.” “그럼 학교 숙제를 두 번 해야 해요?” 테란이 어색하게 웃었다. 나는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 문제는 교사와 협상하겠다.” 아이는 깔깔 웃었다. 마렌은 두 빵의 마력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쪽에는 시간이 흔들린 흔적이 있었고, 다른 쪽에는 없었다. 적어도 테란 부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을 위해 식량과 관측 도구를 남기고 돌아왔다. 적을 알 수 없을 때마다 불안하지만, 주민이 내 대답을 기다린다는 사실은 더 무거웠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하루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하며 살게 두고 싶지 않았다. *** 밤에 나는 레온의 일기를 쓰기 위해 펜을 들었다. '돌아왔다. 오늘 나를 알아본 듯 두 손을 뻗었다.' 글씨를 쓰자마자 잉크가 움찔했다. 문장 끝에 작고 검은 글자가 생겼다. [보호자 기록 무효. 해당 시간은 관측 대상에 속함.]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미아.” “네, 전하.” “내 일기장에 누가 낙서를 하고 있다.” 미아가 다가와 글씨를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신성 기록실인가요?” “그런 듯하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른 펜을 가져왔다. “이건 제 동생이 쓰던 목탄이에요. 마력이 전혀 없는 물건이죠.” 나는 목탄으로 같은 문장을 적었다. '돌아왔다. 레온이 두 손을 뻗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이해했다. 적이 통제하는 것은 삶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기록의 길이었다. 길을 바꾸면 잠시나마 닿지 못한다. 나는 장부 옆에 작은 목탄 조각을 놓았다. 전쟁에 쓸 새 무기를 찾은 기분이었다. 단, 이 무기는 산맥을 가르지 못한다. 그 대신 아기가 손을 뻗은 시간을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게는 그 편이 더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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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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