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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99화
PAYLUA ORIGINAL · 제199화

199화. 용사는 마왕을 베지 않는다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418자

오프라인 책장
나를 죽인 검이 다시 내 눈앞에서 빛났다. 지난 생에는 가슴을 꿰뚫었고, 이번에는 붉은 별의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미래의 레온이 내 곁에 섰다.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 보이는군.” 붉은 별 중앙에서 거대한 톱니가 역회전하기 시작했다. 베리안의 명령이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 위에는 집행관의 손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오래된 구조물이 있었다. 재배열 장치. 누군가의 판단에 기대지 않도록 만든 최후의 자동 절차였다. “부수면 마을이 함께 무너집니다.” 베리안이 말했다. “그렇다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노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곱 마을의 시계를 각각 붙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심에서 같은 날로 재배열하면 저희 기록도 끌려갈 겁니다.' “대안은?” '중앙 톱니와 마을의 연결을 분리해야 합니다. 아주 좁은 고리 하나만 자르면 됩니다.' 나는 아래를 보았다. 고리는 톱니 수백 개 사이에서 깜박였다. 마력이 닿자 곧바로 위치가 바뀌는 까다로운 장치였다. 미래의 레온이 검을 쥐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내 머릿속에서 스무 해 전의 마지막 싸움이 되살아났다. 은빛 눈. 피로 젖은 손. 내 가슴에 박힌 성검. “다시 검을 쥐어도 되겠나?” “그걸 결정할 수 있는 건 저입니다.” 레온은 대답한 뒤 잠깐 망설였다. “당신을 죽인 순간 이후로 저는 검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군가를 죽이려는 게 아닙니다.” 나는 그를 바라봤다. “무엇을 베려 하지?” “사람들에게 하나의 내일만 강요하는 고리요.” 나는 웃었다. “좋아. 그 길은 열어 주마.” *** 베리안이 자신이 가진 마지막 인장을 꺼냈다. “내 권한으로 일시 정지를 걸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공증하면 내 모든 승인 기록이 공개된다.” “숨길 일이 많겠군.” 그는 떨리는 손으로 인장을 바라봤다. “많다.” 나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는 긴 숨을 들이마시더니 손바닥을 펼쳤다. “책임을 피하는 데 쓴 권한이라면 이제 책임을 밝히는 데 쓰겠다.” 인장이 산산이 부서졌다. [집행관 베리안: 독립 감사 요청] [붉은 별 긴급 재배열: 30초 정지] [직전 승인 기록 전부 보존] 톱니가 멈췄다. 나는 검은 화염으로 고리 주변의 철판을 녹여 냈다. 고리 하나가 노출됐다. 빛의 실이 일곱 마을을 향해 갈라지고 있었다. “레온!” 청년이 달려들었다. 그의 검이 고리에 닿기 직전, 어딘가에서 또 다른 힘이 밀려왔다. 붉은 별의 자동 방어가 칼끝을 마왕의 심장 쪽으로 비틀었다. 나는 몸을 굳혔다. 이 장치는 여전히 같은 결말을 원하고 있었다. 용사가 마왕을 죽이는 순간을. 하지만 레온은 방향을 바꾸었다. “저는 이번에는 고르겠습니다!” 성검이 번쩍였다. 검끝이 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갔다. 따끔한 통증이 남았지만 심장은 멀쩡했다. 청년의 검은 내 뒤를 지나 고리 한가운데 박혔다. 쩌억! 금속이 갈라지는 소리가 붉은 별 전체로 퍼졌다. [마을 단위 시간 고정 분리] [중앙 재배열 적용 불가] 하늘에서 붉은 불꽃이 비처럼 흩어졌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엘이 비명을 질렀다.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남은 기록이 한 곳으로 몰립니다. 제로 관측소예요!' 나는 에르단의 이름을 불렀다. 노인이 관측소 통신구에서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설계한 우회로지요. 지워진 하루를 잠시 보관하는 공간입니다.' “그 안에 누가 있지?” '저밖에 없습니다.' 나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혼자 견디지 마라.” '하지만 제가 책임져야…….' “책임지는 것과 혼자 사라지는 것은 다르다!” 내 목소리가 붉은 별 안에 울렸다. 리엔과 로잘린, 마렌이 통신망에서 동시에 답했다. 각 도시 기록관이 복사본을 나눠 받아 주고 있었다. 노을항 회관의 서명판, 등대의 수신표, 성왕국 신전의 공증 기록이 별처럼 떠올랐다. 나는 어둠 속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 마력이 모든 기록을 지탱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작은 통로 하나를 열어 줄 수는 있었다. “에르단! 장치에서 나와라. 문은 열려 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노인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관측소에서 흰 빛이 솟았다. 쌓여 있던 시간이 여러 통로로 흩어졌다. 일곱 마을의 종소리가 다시 정상적인 순서로 울렸다. [무명일 집행 중단] [강제 기록 재배열 권한 폐기] [피해 기록: 독립 보존] 아래쪽에서 다른 보고가 들어왔다. 노을항의 호수 위를 맴돌던 배가 마침내 부두에 닿았다. 배를 몰던 사공은 울음을 터뜨렸고, 탑승객들은 서로를 붙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돌아온 시간이 그들에게 얼마나 길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실제로는 몇 분이었을지, 체감으로는 며칠이었을지도 모른다. 누리의 어머니가 항구에서 손을 흔들었다. '아저씨, 오늘은 안 없어졌어요!' 누리의 목소리가 통신구 안에서 쨍하게 울렸다. 나는 웃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내일도 와요?' 나는 잠시 망설였다. 누가 내일을 보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적어도 오늘처럼 또 함께 종을 울릴 사람은 있었다. “내일은 너희 마을에서 서로를 지켜 주어라. 필요하면 우리도 갈 것이다.” 노엘이 말했다. '전하, 피해 기억을 복원하는 것은 이제 시작입니다. 회복이 가능한 기록과 아닌 기록을 구분해야 해요.' “알고 있다.” 나는 베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인장 조각을 내려놓고 도망치지 않았다. 에르단도 관측소 밖으로 나와 구조자들에게 자신이 설계한 장치의 위험을 설명하고 있었다. 언젠가 그들에게 묻게 될 질문은 많을 것이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의 하루를 값으로 계산했는지, 어떻게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했는지. 그러나 그 질문을 할 사람을 오늘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 먼저였다. 나는 그 문장을 세 번 읽었다. 혹시 또 어디에 작은 글씨로 '단, 마왕의 기억은 회수한다' 따위가 적혀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다행히 없었다. 베리안은 가면을 벗었다. 지친 얼굴이었다. 그가 무릎을 꿇자 바르톨이 검을 겨눴다. “전하, 처단하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조사와 심판을 받게 해라. 살아 있는 사람들이 질문할 기회를 가져야지.” 바르톨이 검을 거두었다. 미래의 레온이 내 옆에서 숨을 헐떡였다. “아직 살아 계시는군요.” “그렇다. 네 검술이 좋아진 덕분이지.” 청년은 웃다가 눈물을 훔쳤다. “이번에는…….” 나는 그의 말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당신을 죽이지 않아도 됐습니다.” 나는 청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네가 그렇게 선택했다.” 붉은 별이 서서히 빛을 잃었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거대한 잔해가 먼 하늘에 남았다.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일들은 여전히 있었고, 지워진 사람들의 기억도 하루아침에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은 멈췄다. 나는 성문 아래에서 들려오는 작은 종소리를 향해 날아갔다. 레온과 이안, 영이 자기 종을 치며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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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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