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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00화
PAYLUA ORIGINAL · 제200화

200화. 마왕의 육아일기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024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한때 세계를 정복하면 모든 문제가 끝날 줄 알았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세계를 정복해도 아기는 운다. 종말을 막아도 집에는 설거지가 남는다. 천계의 집행관을 무릎 꿇렸다고 해서 어린아이가 양치질을 순순히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마왕성의 복도 한가운데 서서 레온과 협상하고 있었다. “이를 닦아라.” “싫어.” “명령이다.” “아빠도 닦아.” 나는 잠시 말이 막혔다. “나는 이미 닦았다.” “그럼 또 해.” 미아가 복도 끝에서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전하, 같이 닦아 주시면 더 빨리 끝날 거예요.” 나는 세상을 구하는 데 쓰던 인내심을 모두 끌어모아 칫솔을 들었다. 마왕은 이따금 이런 방식으로 패배한다. *** 무명일이 중단된 지 열흘이 지났다. 일곱 마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원래대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노을항의 어부들은 여전히 어떤 하루를 기억하지 못했다. 누구는 결혼식의 서약을 잊었고, 누구는 누군가와 화해했던 순간을 잃었다. 우리는 기록을 모으고,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내용을 전해 주는 일을 계속했다. 무명일 집행관 베리안의 승인 내역은 독립 조사단으로 넘어갔다. 이델의 인장 복제도 별도로 조사 중이었다. 에르단은 관측소를 떠나 피해 지역에 직접 출석해 증언했다. 나는 그들에게 더 이상 명령권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마왕국의 왕인장은 여전히 내 서재에 있었다. 다만 이제 내가 그것을 찍는다고 해서 어떤 사람의 기억이 지워지거나 거처가 바뀌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위대한 개혁이라고도 했고, 마왕의 쇠퇴라고도 했다. 내 생각은 단순했다. 원래 나 혼자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 아침 식사를 마치자 미래의 레온이 찾아왔다. “떠나려고 합니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어디로?” “우선 노을항에 가 보려고요. 저 때문에 무명일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빚을 갚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청년은 고개를 저었다. “빚 때문이 아닙니다. 이제 제 시간을 살아 보려고요.”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스무 해 뒤 내 심장을 찌른 용사. 그리고 오늘 내 곁에서 중앙 고리를 끊은 사람. 같은 검을 가졌지만, 그 검에 무엇을 맡길지는 스스로 정한 사람. “언제 돌아오겠나?”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돌아올 때 방이 있도록 해 두지.” 그는 웃었다. “당신이 그렇게 말씀해 주실 줄 알았습니다.” 나는 못마땅한 척했다. “너는 참 내 말투를 잘 안다.” “오래 기억했으니까요.” 미래의 레온이 떠나는 날, 어린 레온은 잠깐 울었다. 그러나 청년이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자 울음을 멈췄다. “큰 나, 또 와?” “응. 네가 불러 주면.” “그럼 내 생일에도.” “생일이 두 개 아니었나?” “그럼 두 번 와!” 청년은 크게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계산했다. 한 해에 두 번씩 오라고 하면 미래의 용사도 쉽게 쉴 수 없겠군. 하지만 그런 의무라면 조금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 점심 무렵 이델이 작은 봉투를 가져왔다. “세린에게서 왔습니다. 전하께 직접 전해 달라고 했어요.” 봉투 안에는 종이 한 장과 말린 푸른 꽃잎이 있었다. '문을 연 뒤에도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겁을 내도 괜찮은 곳이라고 느껴졌거든.' 나는 편지를 천천히 읽었다. '오늘은 등대 앞까지 걸어 나가 보려고 해.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문 앞이 아니라 바닷가 의자에서 기다려 줘.' 나는 옆에 서 있던 미아를 보았다. “등대로 가겠다.” 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외투를 챙기세요. 바닷바람이 셉니다.” “내 몸은 겨울 산에서도 얼지 않는다.” “전하 외투 말고요. 세린 님 것이요.” 나는 잠시 머쓱해졌다. “그렇군.” 우리는 배를 타고 동쪽 섬으로 갔다. 페룬은 말없이 배를 부두에 댔다. 등대 앞에는 오래된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중 하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닷새들이 낮게 날았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하얀 물방울이 튀었다.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뒤에서 가벼운 발소리가 났다. “카르딘.” 나는 천천히 돌아보았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기억 속 어린아이 그대로는 아니었다. 이마에는 세월이 남긴 잔주름이 있었고, 눈빛에는 여전히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 깃들어 있었다. 세린이었다. 나는 일어나려다 멈췄다. 그녀가 손을 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앉아 있어.” “……알겠다.” 세린이 내 옆 의자에 앉았다. 우리는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지냈느냐는 말은 너무 가볍고, 왜 사라졌느냐는 말은 너무 잔인했다. 먼저 입을 연 쪽은 세린이었다. “많이 컸네.” “나를 놀리는 건가? 나는 이미 마왕이다.” “그때도 너는 늘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했어.” 나는 웃었다. “꽤 대단해졌지.” “응. 그런데 네가 가진 걸 덜 휘두르는 법도 배웠구나.” 그 말에 목이 잠겼다. 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웠다. 그때 나를 위해 남겨 준 말.” “내가 널 살렸다고만 생각하지는 마.” 세린이 말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서로를 붙잡고 있었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린은 자신이 어디에서 얼마 동안 지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나는 묻지 않았다. 오늘 함께 바다를 바라봤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헤어질 때 그녀는 말했다. “다음에는 네 아이들을 만나도 될까?” “물론이다. 다만 각오해야 할 거다.” “왜?” “마왕군의 공격보다 질문이 더 많거든.” 세린은 소리 내어 웃었다. 나는 그 소리를 오래 기억할 것 같았다. *** 밤에 마왕성으로 돌아오니 레온이 침대에 앉아 있었다. “아빠, 어디 갔다 왔어?” “오랜 친구를 만나고 왔다.” “친구도 울어?” “그럴 때도 있지.” “그럼 아빠가 안아 줘.” 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대가 원한다면.” 레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원해.” 나는 웃으며 아이를 안아 주었다. 미아가 방에서 나가고, 창문에 푸른 달빛이 드리웠다. 이안과 영은 옆방에서 잠들었고 바르톨은 아침 보급 보고서를 두고 갔다. 내용은 변함없이 엉망이었다. '과자 비축량: 비상 수준', '왕실 양말 분실: 세 켤레'. 나는 오래된 가죽 수첩을 꺼냈다. 전쟁이 끝난 뒤, 미아가 내게 쓰라고 준 것이었다. 표지에는 우스꽝스럽게도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왕의 육아일기》. 처음에는 쓸 생각이 없었다. 왕이 일기를 쓴다니. 그것도 군사 작전이 아니라 아이의 식사와 잠, 기분을 기록한다니. 그런데 어느새 수첩이 반쯤 차 있었다. '오늘 레온이 처음 혼자 숟가락을 들었다.' '오늘 이안이 영에게 자기 의자를 내주었다.' '오늘 나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나는 새 페이지를 펼쳤다. '오늘의 일기. 붉은 별의 강제 명령은 멈췄다. 잃은 하루가 모두 돌아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의 하루를 지킬 방법을 함께 찾고 있다. 세린은 바다를 보러 나왔다. 미래의 레온은 자기 길을 떠났다. 어린 레온은 양치질을 두 번 했다.' 마지막 문장을 쓰다가 웃음이 났다. 세상을 구했다는 문장과 양치질 이야기가 한 장에 있다니. 레온이 눈을 비비며 물었다. “아빠, 내일은 뭐 해?”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잠시 생각했다. 예전의 나는 내일을 예언으로만 보았다. 이길 전쟁, 차지할 영토, 죽어야 할 적. 그런데 지금은 무엇이 일어날지 몰라서 오히려 좋았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보자.” “그럼 같이 놀아.” “좋다.” “근데 아빠, 내일도 이를 닦아야 해?” “……그렇다.” “싫어!” 나는 수첩을 덮었다. 아무래도 이번 전쟁은 오래갈 것 같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마왕 카르딘. 한때는 세상을 정복하려 했고, 한때는 미래를 없애려 했다. 지금은 작은 인간들이 자기 내일을 가지도록 지키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도, 아마 양치질에서 패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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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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