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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9화
PAYLUA ORIGINAL · 제19화

19화. 마왕성의 잃어버린 날 축제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5,274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축제를 싫어한다. 축제란 대개 전쟁에서 이긴 뒤 병사들이 술을 마시는 행사였다. 나는 그동안 다음 전쟁을 준비했고, 병사들은 내 눈치를 보느라 크게 웃지도 못했다. 그런데 미아가 축제를 열자고 했다. “무슨 명목이지?” “레온을 발견한 날을 기념하는 거예요.” 나는 손가락으로 날짜를 세었다.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생일을 모르니까요. 적어도 우리에게 온 날은 알잖아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나도 내 생일을 모른다. 그동안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다. 마왕의 탄생일보다 즉위일과 승전일이 정치적으로 유용했으니까. 그러나 레온이 언젠가 자신의 시작을 묻는다면? 나는 그 아이가 숲에 버려졌다는 기억보다, 누군가 품에 안아 데려왔다는 기억부터 들려주고 싶었다. “좋다.” 내 대답에 미아가 웃었다. “그럼 준비해도 될까요?” “단, 대포는 쓰지 마라.” 문밖에 있던 바르톨이 한숨을 쉬었다. “전하, 이미 축하용 포탄을…….” “쓰지 마!” *** 마왕성의 작은 정원은 사흘 만에 전혀 다른 곳이 되었다. 검은 깃발 대신 색색의 천이 걸렸고, 식탁에는 지역 농민들이 보내 온 빵과 과일이 놓였다. 누군가는 목각 장난감을 만들었고, 누군가는 아이들이 앉을 낮은 의자를 가져왔다. 나는 그런 풍경이 어색했다. 마왕성에 군대가 아닌 마을 사람들이 드나드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물론 모두가 편안한 표정은 아니었다. 돌개울 마을에서 온 노인은 여전히 경계심을 숨기지 못했다. “마왕님.” 그가 다가왔다. “저번에 보내 주신 목재로 다리를 고쳤습니다.” “좋은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전히 두려워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돌아오지는 않으니까요.”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래.” 노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아이에게 줄 선물입니다. 마을 목수가 만들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나무 방울이 들어 있었다. 흔들면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종처럼 날카롭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흔들어 보았다. “왜 이런 모양이지?” “아이들이 무서운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성왕국의 종 때문에 레온이 울었던 일을 마을 사람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맙다.” 그 한마디를 하자 노인은 눈을 크게 떴다. 나는 괜히 상자를 닫았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지 않느냐?” “……마왕님께 감사 인사를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몰랐다. 정원 한쪽에서는 임시 식탁을 만드는 일이 한창이었다. 바르톨은 목수들에게 도면을 펼쳐 보였다. 도면의 제목은 《왕실 유아 기념식 이동식 방어 단상》이었다. 나는 도면을 보자마자 머리를 감쌌다. “또 성벽을 만들었느냐?” “전하, 손님들이 많으니 안전한 단상이 필요합니다.” “높이가 왜 네 장이나 되지?” “전하께서 높은 곳에서 축하 연설을 하시면 모두가 경의를…….” “내가 연설하지 않으면 되잖느냐.” 바르톨은 거의 절망한 얼굴이었다. “전하, 기념식의 주최자가 연설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나는 정원을 둘러보았다. 어린아이들은 바닥에 앉아 과자를 먹고 있었고, 엘라는 나이라와 함께 따뜻한 차를 나누고 있었다. 돌개울 마을 사람들은 복구된 다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냥 서로 이야기하면 되지.” “그건 평범한 식사 자리입니다.” “그래. 오늘은 평범한 식사 자리면 좋겠다.” 바르톨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도면을 접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단상을 낮추겠습니다.” “얼마나?” “한 장 정도로…….” “없애라.” 그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오늘만큼은 내가 모르는 평범함을 배워 보려 했다. 누군가를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고, 같은 높이에서 밥을 먹는 일. 그것이 아이에게 보여 주고 싶은 세상이었다. *** 축제의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다. 레온은 오전 내내 먹고 놀더니 정작 손님이 모인 시각에는 깊이 잠들었다. 나는 바르톨을 불렀다. “행사를 연기하자.” “전하, 수백 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는데 어떻게 시작하느냐?” 엘라가 웃었다. “아이를 깨우지 않아도 축제는 할 수 있어.” 그녀는 손님들에게 조용히 음식을 나눠 주라고 했다. 사람들은 정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아이들은 나무 고리를 가지고 놀았고, 병사들은 갑옷을 벗고 빵을 나눠 먹었다.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미아에게 물었다. “이래도 축제인가?” “네. 함께 기뻐하면 축제죠.” “대포가 없어도?” “없어야 더 좋아요.” 나는 조금 아쉬웠다. 내가 준비한 불꽃 마법은 꽤 멋있었기 때문이다. 오후가 깊어지자 나는 레온을 잠깐 정원으로 데려왔다. 아이는 미아의 품에 안긴 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낯선 얼굴이 많아 처음에는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엘라가 익숙한 나무 고리를 흔들자 다시 웃었다. 유진이 다가와 빛의 판을 내밀었다. '레온에게 선물을 줘도 돼요?' “물론이지.” 소년은 작은 천 주머니를 열었다. 안에는 여러 색의 나무 조각들이 들어 있었다. 하나하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고 광택을 냈다. 유진은 조각들을 바닥에 늘어놓아 별 모양을 만들었다. 레온은 그 별을 잡으려다가 자기 발끝을 움켜쥐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전설의 용사가 자기 발과 싸우는군.” 미아가 웃었다. “그리고 아직 지고 있네요.” 레온이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이가 웃는 얼굴을 일기장에 적으려다가 멈췄다. 지금은 글을 쓰지 않고도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엘리안이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성왕국 내부에 유진의 증언을 접수할 창구가 열렸다는 내용이었다. 당장 아이들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사건이 없었던 것처럼 처리되지는 않게 되었다. 나는 그 편지를 바르톨에게 맡겼다. “오늘은 좋은 소식만 알려라. 복잡한 협상은 내일 하자.” 바르톨이 활짝 웃었다. “전하께서 일을 미루시는군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나는 레온을 내려다보았다. 그 아이가 오늘의 기쁨을 기억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 해가 지기 직전, 하늘이 이상하게 어두워졌다. 붉은 별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 떠 있던 두 달이 동시에 흐려졌다. 정원 한쪽에서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누가 제 아이 이름을 지웠어요!” 나는 즉시 그쪽으로 달려갔다. 어머니가 어린 딸을 안고 있었다. 아이는 분명히 눈앞에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 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어머니조차 입술만 달싹이고 있었다. 마렌이 수정판을 펼쳤다. “전하, 기록실의 공격입니다! 이번에는 특정 이름이 아니라 모인 사람들의 기억을 한꺼번에 읽고 있습니다!” 나는 정원을 돌아보았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누군가 자기 이름이 적힌 명찰을 확인했고,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갈 길을 잊었다고 했다. 축제가 함정이 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기억을 확인하는 순간을 노린 공격. 나는 이를 악물었다. “바르톨! 사람들이 서로를 놓치지 않게 해라! 움직이지 못하게 막지 말고, 각자 함께 온 사람을 확인하게 해!” 그는 곧장 병사들을 움직였다. 나는 마렌에게 말했다. “이 공격의 중심을 찾아라.” 그녀가 창백한 얼굴로 수정판을 돌렸다. “정원 중앙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레온의 방과 정확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 레온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자, 나이라가 아이 곁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장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목소리가 자꾸 끊겼다. “카르딘!” 나이라가 나를 불렀다. “누군가 노래의 끝을 찾아냈어!” 나는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레온은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깨의 달 모양 표식이 붉게 빛났다. 그 위에 작은 글씨가 떠올랐다. [열세 번째 선택 준비.] 나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이레브가 돌아온 것이냐?” 나이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훨씬 오래된 명령이야. 네가 무명탑에 있을 때부터 존재하던 것.” 그 순간 무명탑에서 가져온 금속판이 내 품속에서 뜨거워졌다. 나는 판을 꺼내 들었다. 일곱 개의 구멍에 붉은 빛이 차오르고 있었다. 마렌이 방에 들어섰다. “전하! 하늘의 빛과 금속판이 같은 박자로 움직입니다!” 나는 판을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올렸다. 아무 생각 없이 파괴했다가는 레온의 표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장치는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기록의 일부였다. “어떻게 막지?” 마렌은 금속판을 살폈다. “일곱 구멍 중 여섯 개가 채워졌어요. 마지막 하나가 열리면 노래가 끝난 것으로 인식할 겁니다.” “그럼 마지막 음을 내지 않으면 되잖느냐.” “이미 장치가 저절로 마지막 음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나는 판의 작은 구멍을 바라보았다. 아주 약한 바람이 그곳을 통과하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입술이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그때 레온이 눈을 떴다. 작은 손이 금속판을 향해 뻗었다. “안 된다.” 나는 아이의 손을 내 쪽으로 돌렸다. “너는 그들의 노래를 끝낼 필요가 없다.” 금속판이 크게 떨렸다. 그리고 방 안에 목소리가 울렸다. [후보 영의 보호자 권한 확인.] [후보 열셋의 선택권 이전 요청.] 나는 숨을 멈췄다. 후보 영. 나를 뜻하는 말이었다. 레온의 선택권을 내게 넘기겠다는 것인가? 나는 레온을 내려다보았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아이에게 내 이름으로 또 다른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잠깐의 유혹이 스쳤다. 내가 선택권을 가지면 적들이 아이를 부르지 못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방식과 무엇이 다르지? “거절한다.” 나는 낮게 말했다. [승인 보류. 확인 재요청.] “내가 레온의 미래를 대신 선택하지 않겠다.” 그 순간 마지막 구멍에서 튀어나오던 붉은 빛이 멈췄다. 나이라는 숨을 삼켰다. “카르딘, 네가…….” “왜?” “처음으로 그 명령에 대답한 거야.” 나는 금속판을 바라보았다. 숨겨진 글씨가 천천히 떠올랐다. '후보 영에게 허용된 단 하나의 선택.' 나는 레온의 등을 받쳤다. 내가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한 선택이, 삼백 년 전 나를 묶어 두었던 장치의 규칙까지 바꾸고 있었다. 하지만 밖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서로의 이름을 잊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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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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