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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88화
PAYLUA ORIGINAL · 제188화

188화. 마왕은 자기 죽음을 다시 본다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107자

오프라인 책장
자신의 죽음을 두 번 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 번은 실제로 죽었고, 한 번은 그 일을 기록한 수정판 앞에 앉았다. 세 번째는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영번 출입구가 내 이름을 회수 대상으로 정하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그날의 몇 초를 확인할 이유가 생겼다. *** “도망치실 수 있습니다.” 바르톨이 말했다. “어디로?” “북부 요새가 있습니다. 아니면 심연의 왕성으로…….” “내 이름이 들어 있는 기록망 전체를 적으로 돌렸는데 요새로 숨으면 해결되나?” “최소한 전하가 다치지는 않으실 겁니다.” 나는 놈의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은 고맙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내 위치가 아니라 그날 어떤 명령이 기록됐느냐이다.” 리엔도 같은 의견이었다. 원점의 관측 창이 발행한 회귀 요청과, 영번 출입구가 발행한 회수 요청은 같은 날을 가리키고 있었다.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무단으로 고치려 하고 있었다. “정확한 차이를 보면 집행권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좋다.” 나는 관측 창을 열었다. 단 하나 조건을 붙였다. “세린의 보호 구역은 건드리지 마라. 내가 본 장면과 레온의 기억만으로 확인하겠다.” *** 대전은 무너지고 있었다. 천장에서 화염이 떨어졌다. 성검을 든 청년 레온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재현 영상 속 나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 얼굴은 낯설 만큼 지쳐 있었다. “끝났습니다, 마왕.” 레온의 과거 목소리가 들렸다. 내 기억 속 대답이 이어졌다. “그런 표정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놈은 처음 보는군.” 나는 기록을 멈췄다. “여기까지는 확실히 기억한다.” 미래의 레온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요.” 다시 재현을 시작했다. 성검이 내 가슴에 박혔다. 나는 검 손잡이를 붙든 레온의 손을 보았다. 그 다음 장면에서 영상이 잠깐 흔들렸다. 과거의 내가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아주 작게 입술을 움직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소리는 남아 있지 않았다. “더 확대할 수 없나?” 노엘이 고개를 저었다. “소리가 없던 것을 새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겠지.” 나는 소리 없는 입술을 몇 번 바라보다가 관측판을 줄였다. 그때 바닥에 떨어지는 그림자가 하나 보였다. 검도, 사람의 몸도 아닌 둥근 물체의 그림자였다. 종이었다. 관리자 형상이 품에 안고 있던 바로 그 종. “저 종의 위치를 비교해 보자.” 라기스는 서쪽 통로의 기록을 함께 띄웠다. 관리자 형상은 대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므로 실제 종을 들고 여기 올 수는 없었다. 대신 두 기록이 같은 시각을 가리키는 순간, 같은 종 모양이 서로 다른 장소에 나타났다. “서로 연결된 장치였군.”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노엘이 말했다. “종은 소리를 내는 도구가 아니라, 누가 말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통로였을지도 몰라요.” 나는 오래전 세린과 나눈 놀이를 떠올렸다. '땡, 땡, 문 열렸다.' 우리가 어릴 때 부르던 말이 출입 암호처럼 쓰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가 그 말을 기록에 남겼을까. *** 바로 그때 관측 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회귀 신청 원본 음성 보관: 발견] [열람 조건: 신청자 본인 동의] 나는 한동안 문장을 바라보았다. 그날 내 입으로 말한 마지막 말이 남아 있다면, 듣고 싶었다. “열겠다.” “전하.” 미래의 레온이 말했다. “듣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알고 있다.” “제가 옆에 있어도 됩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내 옆에 섰다. 수정판에서 낯선 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이 전쟁에서 이기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숨을 멈췄다. '내가 다시 살아나면 분명 처음에는 또 이기는 길부터 찾겠지. 나라는 놈은 그런 인간이니까.' 거친 숨소리가 이어졌다. '그래도 한 번만…… 누가 죽어야만 끝난다고 정해진 길 말고 다른 길을 보고 싶다.'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을 네가 했다고 남겨 둘게. 나머지는 네가 선택해.' 나는 목을 들었다. 세린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문장은 없었다. 기록은 거기에서 끝났다. 미래의 레온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제게 복수하겠다고 한 줄 알았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천천히 앉았다. 스무 해 전으로 돌아온 나는 레온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죽기 전의 나는 다른 길을 원했다. 그 모순을 내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레온을 발견했던 차가운 숲을 떠올렸다. 가난한 마을, 부서진 수레, 푸른 입술. 그날 내 손에서는 검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아기가 손을 뻗지 않았다면, 내가 불꽃을 거두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누구도 이런 식탁에 함께 앉지 못했을 것이다. 회귀라는 놀라운 기회가 나를 선한 존재로 만든 건 아니었다. 스스로 망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었을 뿐이었다. “그때 너를 해치려 했던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말하자 레온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저도 당신을 죽였습니다.” “그걸로 셈이 맞는 건 아니야.” “그럼 이제 어떻게 합니까?” “앞으로는 서로를 그런 셈에 넣지 말자.” 그는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사이에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기억이 앞으로의 관계를 전부 결정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바보짓을 했군.” 레온이 내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결국 저를 데려갔잖아요.” “그건 네가 너무 시끄럽게 울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것뿐입니까?” 나는 잠시 생각했다. “처음엔 그랬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웃었다. *** 그러나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리엔이 바뀐 기록을 가리켰다. [실제 신청 목적: 대체 경로 확인] [영번 출입구 등록 목적: 회귀 신청자의 소멸 방지] [불일치: 확인] “이상하군.” 내가 말했다. “왜요?” “내가 소멸하지 않는 게 목적이었다면, 왜 기억을 잃게 했지?” 노엘이 입술을 깨물었다. “기억을 담보로 잡은 쪽은 별개일 가능성이 큽니다.” 기록의 마지막 줄에서 새 이름이 나타났다. [영번 출입구 보조 실행자: 붉은 별 감사관] 나는 눈을 좁혔다. 이제야 얼굴 없는 명령에 직책 하나가 붙었다. 하지만 그 감사관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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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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