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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87화
PAYLUA ORIGINAL · 제187화

187화. 아이들이 만든 탈출 지도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866자

오프라인 책장
아이들의 놀이는 대개 어른의 예상보다 훨씬 중요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레온은 나무 용을 검이라고 부르고, 이안은 종이별을 배라고 부른다. 영은 크레용으로 문을 그린 뒤, 그 옆에 작은 길을 표시한다. 나는 오랫동안 그걸 그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작은 길 덕분에 한 사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았다. *** “회수 대상, 영.” 마렌이 경보를 읽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린 영은 내가 나온 뒤 잔류 구역에 오래 갇혀 있던 아이였다. 이제 겨우 밖에 나와 친구들과 지내기 시작했다. 거기에 또다시 회수라는 말을 붙이다니. “현재 위치는?” “마왕성 식당입니다.” “미아에게 연락해라. 우선 아이가 안전한지 확인하고, 이동은 아이에게 설명한 뒤에.” 바르톨이 달려나가려 했다. 내가 붙잡았다. “갑옷 벗고 가라.” “왜입니까?” “너희가 무장한 채 들어가면 영이 체포되는 줄 알 수 있지 않느냐.” 녀석은 투구부터 벗었다. 그리고 갑옷을 너무 급하게 풀어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냈다. 나는 이마를 짚었다. 우리에겐 아직 갈 길이 멀었다. *** 수정판에는 영의 신원을 찾는 붉은 화살표가 나타났다. 장치는 마왕성 식당에서 방향을 잡고 있었지만, 실제 아이를 데려가는 마법을 발동시키진 못했다. 리엔이 설명했다. “외부 회수 장치는 원점에서 출발해 기록의 동일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영이 어느 기록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거죠.” “우리는 그걸 이미 분리하지 않았나?” “분리했습니다. 하지만 집행국이 낡은 분류를 강제로 복원하려 하고 있어요.” 나는 이를 악물었다. 한참 동안 쌓아 올린 증거를 무시하고, 사람들이 예전 장부대로 살아야 한다고 명령하는 꼴이었다. “그럼 외부 회수 신호가 아이의 현재 모습과 이어지지 않게 하면 되겠군.” 노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합니다. 단 임의로 아이의 기록을 가짜로 바꾸면 더 위험해요.” “거짓 기록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나는 종이에 두 개의 동그라미를 그렸다. “과거의 영과 지금의 영이 모두 존재했다는 사실을 같이 보여 주자.” “지금의 영이라는 걸 증명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있지.” 나는 미아에게 연락했다. *** 식당에서는 세 아이가 지도 그리기를 하고 있었다. 마왕성의 지도가 아니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길과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합쳐 그린 그림이었다. 레온은 부엌에서 정원까지를 노란색으로 그렸다. 이안은 정원에서 종이별이 날아가는 하늘까지 파란색으로 이었다. 영은 식당에서 자기 방까지 가는 좁은 복도를 길게 그렸다. 미아가 통신구슬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영, 잠깐 이야기해도 될까?” 내가 말했다. “네. 아저씨.” “예전에 네가 갇혀 있던 방이 또 기록에 나타났어. 우리가 그 기록을 확인하고 있는데, 네가 요즘 쓴 일기와 그림을 잠깐 보여 줄 수 있겠나?” 영은 머뭇거렸다. “나쁜 일이 생겨요?”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막고 있다.” “그걸 보여 주면 제 일기를 가져가요?” 나는 대답하기 전에 미아를 바라보았다. “원본은 네가 보관해. 우리는 네가 허락한 부분만 복사할 거다.” 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오늘 그림만 보여 줄게요. 어제 일기는 비밀이 있어요.” “좋다.” 그 선택을 존중하자 영이 환하게 웃었다. 나는 웃음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람은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는다고 확인받을 때 비로소 마음 놓고 손을 내민다. *** 그림에는 이상하게도 문이 네 개나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많이 그렸지?” 영이 설명했다. “첫 번째 문은 제가 나온 등대예요. 두 번째는 여기. 세 번째는 아직 안 가 봤어요. 네 번째는 비밀 문이에요.” “비밀 문?” “아무도 원하지 않으면 닫혀 있어도 되는 문.” 나는 그 말을 기록했다. 노엘이 그림을 보더니 손가락을 뻗었다. “잠깐만요. 이 문들의 위치…….” 그는 원점 연결망 지도 위에 영의 그림을 겹쳤다. 우연인지 네 개의 문이 저장고, 마왕성, 동쪽 섬, 그리고 영번 출입구와 비슷한 순서로 놓여 있었다. 나는 서둘러 물었다. “영. 누가 이 길을 알려 줬니?” “아무도요. 그냥 친구들이랑 가 보고 싶은 곳이에요.” “그렇구나.” 아이의 그림이 정답이라는 근거는 없었다. 그저 우리가 놓친 지도를 떠올리게 해 준 단서였다. 라기스가 그림을 참고해 실제 기록망을 다시 살폈다. 그 끝에서 뜻밖의 빈 통로 하나를 찾았다. [비인증 기록 임시 대피 경로] “이 경로는 사람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게 아닙니다.” 라기스가 말했다. “집행 신호가 확인되는 동안 기록을 그대로 두는 대기 공간이에요.” “그럼 그곳에 영의 기록을 보낼 수 있나?” “영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동되는 건 사람 자체가 아니라 회수 신호에 대한 검증 요청입니다.” 나는 영에게 설명했다. “네가 오늘 그린 그림을 보여 주면, 우리가 너를 데려가는 게 아니라 저 장치의 명령을 잠깐 세울 수 있단다. 원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겠다.” 영은 조금 고민했다. “그럼 오늘 그림은 빌려줄게요.” *** 대피 경로가 열리자 붉은 화살표가 멈췄다. [대상 신원 단일화 실패] [현 시점 활동 기록 존재] [회수 집행 보류] 나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날 영을 지킨 것은 비밀 주문도, 거대한 검도 아니었다. 한 아이가 직접 그린 오늘의 지도였다. 그런데 그때 붉은 화살표가 방향을 바꿨다. [차순위 대상 탐색] [회귀 신청자: 카르딘] 바르톨이 나를 바라봤다. “전하. 이번에는 전하를 데려가려는 겁니까?” 나는 어깨를 폈다. “그렇게 쉬울 것 같나.” 물론 내 기록을 회수하는 장치가 얼마나 강력한지는 나도 몰랐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어린아이에게 그 일을 떠넘기지는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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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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